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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로 쓴 글, AI 사용흔적까지 지운다”의 역설…직장인의 ‘숨은 사이보그’와 ‘AI 휴머나이저' 시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생성형 AI를 업무에 쓰는 직장인은 급증했지만, 이를 상사나 동료에게 솔직히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고서 초안과 회의록, 제안서 문구를 AI로 다듬은 뒤 다시 ‘AI 티’를 지워주는 AI에 넣는 이중 작업이 새로운 사무실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고서 한 편을 두고 사무실의 질문이 달라지고 있다. “잘 썼다”는 칭찬 대신 “이거 AI가 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먼저 따라붙는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쓰면서도, 사용 사실이 알려질 경우 자신의 사고력이나 기여도가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불안이 직장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숨은 사이보그’ 현상 확산중 이른바 ‘숨은 사이보그(Secret Cyborg)’ 현상이다. AI를 단순 검색·맞춤법 교정·회의록 정리에 쓰는 수준을 넘어 문서 초안, 자료 구조화, 번역, 코드 작성, 고객 응대 문안까지 실무에 깊이 활용하지만, 상사와 조직에는 이를 알리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공식 직함도, 학술적 정의도 정착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직장 내 AI 사용의 ‘비공개 관행’을 설명하는 신조어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링크트인 등에서 확산중이다. sciencedaily, theconversation, grammarly, philstar, quillbot, lemonde, link.springer, pubmed.ncbi.nlm.nih에 따르면, 수치도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트인이 31개국 직장인 3만1000명을 조사해 2024년 발표한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 따르면 지식노동자의 75%가 이미 업무에 AI를 쓰고 있었다. 이 가운데 52%는 중요한 업무에 AI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기 꺼린다고 답했고, 53%는 중요한 일을 AI로 처리하면 자신이 대체 가능한 인력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인 계정 기반의 AI 도구를 회사 업무에 가져다 쓰는 ‘BYOAI(Bring Your Own AI)’ 이용자는 AI 사용자 중 78%에 달했다. AI를 쓰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이를 감추려는 행동도 넓어지고 있다. KPMG와 멜버른대가 47개국 4만8340명을 대상으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조사해 발표한 ‘Trust, Attitudes and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보고서에서는 응답자 중 58%가 업무를 위해 의도적으로 AI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직원 응답자의 57%는 AI 사용 사실을 관리자나 동료에게 숨기거나, AI가 만든 결과물을 자신의 작업물처럼 제시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단순히 ‘편리한 도구를 썼다’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데 있다. 같은 조사에서 AI를 활용하는 직원의 48%는 회사 규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AI를 사용했다고 답했고, 66%는 AI 출력의 정확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AI 때문에 업무상 실수를 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56%였다. ‘숨은 사이보그’는 생산성 향상의 다른 이름이면서 동시에 보안, 검증, 저작권, 책임소재가 조직의 관리망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AI 글쓰기' 다음엔 ‘AI 티 지우기’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업무와 글쓰기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이제 시장은 ‘AI로 쓴 글’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AI가 쓴 티를 감추는 기술까지 상품화하고 있다. 이른바 ‘AI 휴머나이저(humanizer, AI 인간화)’ 서비스는 생성형 AI가 만든 문장을 입력하면 문장 길이와 어순, 연결어, 어휘를 바꿔 사람이 쓴 글처럼 보이도록 다시 고쳐주는 도구다. 초안 작성 AI와 문체 변환 AI를 연달아 쓰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언디텍터블 AI(Undetectable AI), 퀼봇 AI 휴머나이저(QuillBot AI Humanizer), 그래머리 AI 휴머나이저(Grammarly AI Humanizer), 스텔스GPT(StealthGPT), 바이패스GPT(BypassGPT) 등이 시장에 나와 있다. 언디텍터블 AI는 공식 사이트에서 문장의 구조·어휘·톤을 조정해 AI 탐지 도구에서 사람 글처럼 보이게 하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스텔스GPT와 바이패스GPT는 한발 더 나아가 GPTZero, Turnitin, Originality.ai, Copyleaks 등 탐지 도구를 ‘우회’하거나 높은 인간 작성 점수를 받게 한다고 홍보한다. 스텔스GPT가 내건 ‘99% 탐지 우회율’, 바이패스GPT의 ‘100% human score’는 모두 각 업체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마케팅 수치다. 반대로 퀼봇은 AI가 보조한 초안을 더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고 설명한다. 그래머리는 자사 AI 휴머나이저가 의미와 작성자의 목소리를 살려 문장을 다듬는 도구이며, AI 탐지기 회피를 목적으로 설계된 제품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같은 ‘휴머나이저’라는 이름을 달았더라도, 어떤 서비스는 가독성과 개성 회복을, 어떤 서비스는 탐지 회피를 직접적인 판매 포인트로 삼는다는 차이가 있다. 이들 도구가 흔히 손대는 부분은 비교적 뚜렷하다. AI 초안에서 자주 보이는 “첫째, 둘째, 셋째”, “요약하자면”, “결론적으로” 같은 정형화된 연결어를 줄이고, 비슷한 길이의 문장을 장문과 단문으로 뒤섞는다. “혁신적인”,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획기적인 전환점”처럼 맥락 없이 반복되는 상투어도 구체적인 행위·수치·사례로 바꾼다. 글의 기계적 규칙성을 낮추고, 문장 사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탐지기의 판정 신호를 교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더 중요한 것이 사라질 수 있다. AI 초안에 잘못된 수치나 존재하지 않는 인용, 부정확한 법률 해석이 들어 있다면 문체를 ‘사람답게’ 바꾼다고 해서 오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읽기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더 쉽게 통과할 위험도 있다. 탐지기와 인간화기, 끝나지 않는 창과 방패 AI 흔적을 지우는 도구가 성장하는 배경에는 AI 탐지기의 불완전성이 있다. 탐지기는 대개 문장의 통계적 패턴을 보고 사람이 썼을 확률과 AI가 생성했을 확률을 추정한다. 그러나 AI가 쓴 문장을 사람이 일부 고치거나, 사람이 초안을 쓰고 AI가 교정하는 혼합형 작업물에서는 ‘누가 얼마나 썼는지’를 텍스트만으로 판별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 오픈AI도 이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회사는 2023년 자체 AI 텍스트 분류기를 정확도가 낮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당시 오픈AI는 자사의 영어 텍스트 시험에서 AI 작성물을 ‘AI 작성 가능성 높음’으로 올바르게 잡아낸 비율이 26%에 그쳤고, 사람이 쓴 글을 AI가 쓴 것으로 잘못 판정한 비율은 9%였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 분류기를 주요 의사결정 도구로 써서는 안 되며, AI 글은 편집을 통해 탐지를 회피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학계의 검증 결과도 엇갈린다. 2025년 Scientific Reports에 공개된 연구는 세 개 AI 탐지기를 비교한 결과 GPTZero는 97.22%의 정확도를 보였지만, ZeroGPT는 64.35%, DetectGPT는 54.63%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같은 연구 환경에서도 도구별 성능 차이가 매우 컸고, 최신 대형언어모델과 AI 보조 글쓰기 조건에서는 정확성과 일관성이 흔들렸다는 결론이다. 더 민감한 문제는 언어 편향이다. 스탠퍼드대 연구진 등이 인용된 후속 검증에서는 영어 비원어민의 TOEFL 에세이 91편을 7개 탐지기에 넣었을 때 평균 61.3%가 AI 작성물로 오인됐고, 적어도 한 개 탐지기에 걸린 비율은 97.8%에 달했다. 반면 미국 8학년생의 영어 에세이는 90% 이상이 인간 작성물로 정확히 분류됐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간결하고 문법적으로 정돈된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 AI 사용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AI 냄새’는 과학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지문이라기보다, 특정 모델과 탐지기의 조건에서 계산된 확률에 가깝다. 탐지기가 발전하면 인간화기는 문장 패턴을 바꾸고, 인간화기가 고도화되면 탐지기는 다시 새로운 신호를 찾는다. 창과 방패의 경쟁이지만, 텍스트만으로 저자의 작업 과정을 완전하게 복원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AI 사용이 아니라 ‘판단의 실종’ 직장 안에서 AI 사용을 숨기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성과가 깎일 수 있다는 우려, ‘AI 없이는 못 하는 사람’으로 보일까 하는 불안, 동료보다 빨리 일한 사실을 드러내기 싫은 심리, 회사의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엄격한 보안 규정이 맞물린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8%가 업무 속도와 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고, 46%는 번아웃을 느낀다고 답했다. AI가 ‘게으름의 도구’가 아니라 과도한 업무량을 버티기 위한 생존 장비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조직이 AI 활용을 금기시할수록 사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영역으로 숨어든다는 점이다. 개인용 무료 AI 서비스에 고객 정보, 실적 자료, 계약 조건, 소스코드가 입력되는 순간 정보보안 사고의 가능성은 커진다. AI가 쓴 문구를 사실 검증 없이 대외 문서에 반영하면 허위·과장, 저작권 침해, 차별적 표현, 법률 리스크는 결국 문서를 제출한 사람과 조직이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 관리해야 할 대상은 “AI를 썼느냐, 안 썼느냐”라는 이분법이 아니다. 어떤 업무에 허용되는지, 입력해서는 안 되는 데이터는 무엇인지, 결과물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는지, 외부 공개 문서에는 어떤 수준의 사용·검토 이력을 남길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 우선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AI 생성물의 출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워터마크·메타데이터·디지털 서명 등 ‘프로비넌스(provenance) 추적’을 제시하면서도, 텍스트는 사람의 수정과 AI 출력이 쉽게 섞이고 프롬프트에 따라 탐지 성능이 달라져 판별이 특히 어렵다고 분석했다. 즉, 문체 감식만으로 책임을 묻기보다 생성·수정·검토의 이력을 관리하는 쪽이 더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AI가 쓴 티’를 지우는 기술이 흥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조직 문화가 아직 AI 시대의 성과를 평가할 준비가 덜 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AI로 10시간 걸릴 일을 2시간에 끝냈다면, 평가는 “누가 문장을 타이핑했느냐”가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자료를 골랐으며, 무엇을 버렸고, 최종 결과의 오류와 책임을 누가 떠안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인간의 몫은 문체가 아니라 책임이다 AI 인간화 도구를 ‘반칙 도구’로만 몰아붙이기도, 모든 AI 보조 글쓰기를 부정행위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비문을 고치고 독자 친화적으로 문장을 다듬으며, 자신의 문체에 맞춰 초안을 재구성하는 일은 편집 기술의 연장선일 수 있다. 다만 탐지 회피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순간, 특히 채용 과제·학업 평가·법률 문서·공시·언론 보도처럼 저자성과 검증 책임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윤리와 신뢰의 문제가 정면으로 떠오른다. 좋은 보고서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문장이 매끈한가보다 숫자의 출처가 명확한가, AI가 제시한 정보가 원문으로 검증됐는가, 작성자의 판단과 반론 검토가 담겼는가가 더 중요해진다. 문체는 바꿀 수 있어도, 취재와 검증, 의사결정의 책임까지 자동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전문성은 AI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AI가 만든 문장을 자기 언어로 바꾸고, 오류를 걸러내며, 무엇을 채택하고 무엇을 폐기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AI 흔적 지우기’ 경쟁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필요한 것은 인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는 조직의 평가 방식일지 모른다. 핵심 쟁점은 AI 사용 여부 자체보다 “어디까지 AI를 활용했고, 사람이 무엇을 검증·수정·책임졌는가”를 투명하게 남기는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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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茶談會] "초보는 말을 남기고, 고수는 상대방 결정을 남긴다"…홍보 고수의 '쿵푸허슬식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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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茶談會] 오래가는 조직의 세 가지 원칙 "사람을 키우고, 전문성을 잇고, 성과는 사실대로"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유력협회를 창립하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 대기업에서 ESG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과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을 오래 경험한 분이라 그런지 조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세 가지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 결국 오래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조직에 남게 만드는 것은 연봉만이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외부 기고와 강연 기회를 연결해 주고, 협회 활동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경험하게 하는 것처럼 개인의 커리어에 남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이곳에서 일하면 내가 성장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겁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점도 공감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은 혼자만 갖고 있어서는 조직의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강의와 자문, 컨설팅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함께

[문지형의 茶談會] 사람은 많은데 해결사는 부족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장'

사람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도 흔하고, 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IB전문 기자와 대형 스타트업 홍보실장, PR 대행사 대표님들과 한주를 풍미 가득한 중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협회와 대관 커뮤니티였습니다. 이들 모임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나구고, 정보를 주고받지만, 막상 산업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공동 의견을 만들거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투덜거림이 나왔습니다. 대화에서는 "누구를 아느냐"와 "실제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반복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국회 인맥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기업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은 분명히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실력이 있는 대관 담당자일수록 여러 모임을 돌아다니기보다 필요한 사람을 조용히 만나 일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담도 나왔습니다. 협회 역시 행사를 잘 열고 회원사를 많이 모으는 것과 실제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시장에는 네트워크는 넘치지만, 실행력을

[문지형의 茶談會] 홍보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에서 얻은 일곱 가지 생각

오늘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상장사로 성장한 테크기업의 홍보실장, 대기업과 스타트업 인하우스를 거쳐 다수 기업의 홍보 프로젝트를 이끄는 IMC사 대표, 외국계/투자은행·글로벌 PR 분야에 정통한 홍보대행사 대표님들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강의나 세미나가 아니었습니다. 각자 현장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조직 안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 최근 PR업계의 변화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고, 그 안에서 정리할 수 있었던 생각은 크게 일곱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실력과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험 많은 노련한 실무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당연하게/겸손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의나 글쓰기를 주저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먼저 말하는 것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완벽한 결과만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일과 실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할이 반드시 앞선 기술을 가진 사람

[문지형의 茶談會] 협회 대관 커뮤니티의 딜레마 "친목이냐 정책 플랫폼이냐"…성패는 '모임 빈도'가 아니다

차담회. 얼마 전 유력 경제단체의 대관팀장님과 차담회를 가지며, 협회가 준비 중인 ‘회원사 대관 담당자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역시 기업에서 홍보뿐 아니라 대외협력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보니, 이번 대화는 협회와 기업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협회가 대관 담당자들을 모으려는 큰 이유는 회원사의 실제 정책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입니다. 협회 내부에서 정책을 만들더라도 기업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정책인지 확인하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법안과 규제 영향평가 정보를 전달하고, 기업 의견을 모아 정부 부처나 국회에 전하려면 상시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대부분 국회와 정부 부처에 각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협회 모임에서 추가로 얻을 게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꾸준히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규제와 직접 맞닿은 플랫폼·의료·모빌리티 기업은 협회 지원이 절실하지만, 규제 이슈가 적은 B2B 기업은 대관 전담자조차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국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참여 동기와 기대 수준이 크게 다

[문지형의 茶談會] 대화는 가장 좋은 공부…"만남 속 경험과 통찰은 AI 이상의 가치"

얼마 전 오랜만에 업계 대선배 한 분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시다가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투자한 투자자문기업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분입니다. 그저 밥 한 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메모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강연 하나를 듣는 것과는 또 다른 밀도의 인사이트가 있었거든요. 가장 오래 남은 화두는 AI 시대의 노동이었습니다. 흔히 AI가 사람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사무직은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몸을 쓰는 기술직이라고 해서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결국 기술직은 체력과 건강이라는 한계를 안고 살아야 하고, 지식노동자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어느 직업이 더 낫다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의 노동은 '생계를 위한 의무'가 아니라 '레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기술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사람들은 돈보다 재미와 성취감,

[문지형의 茶談會] '심심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조용히 진화하고 있었다

10여년 만에 반가운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2012년 무렵, 제가 SK플래닛 11번가서 PR을 담당하던 시절입니다. 당시 홍보전략 자문을 함께 맡으며 (주)심심이 최정회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함께 일하며 언론 인터뷰와 브랜드 전략,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고민했고, 다행히 당시 목표했던 대부분의 과제를 함께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은 시간이 흘러도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는 심심이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이들은 심심이를 추억 속 서비스로 기억합니다. "심심이가 아직도 있어?"라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확인한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곳에서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생성형 AI 시대가 챗GPT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최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사람과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욕설과 허위 정보, 유해 표현 같은 AI 윤리 문제도 지금보다 훨씬 먼저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AI

[문지형의 茶談會] “성장보다 생존, 트래픽보다 신뢰”…인테리어 침체부터 팬덤 경제까지 시장 재편 신호와 경쟁 공식의 변화

최근 대기업 부장님과 5년차 홍보대행사 대표님과 차한잔과 나눈 인사이트입니다.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시장도, 플랫폼도, 콘텐츠도 이제는 양보다 구조와 밀도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장의 경쟁 방식이 모두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규모보다 구조, 양보다 밀도, 화려한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인테리어와 오피스 시장이었습니다. 최근 업계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차갑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유지된 것도 당시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했던 프로젝트가 시차를 두고 매출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올해 들어 신규 계약이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사무실 이전이나 리뉴얼을 미루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인테리어는 사치 아니냐", "의자와 책상만

[문지형의 茶談會] AI 슬롭에 지친 Z세대, ‘책·DVD’로 돌아오다…느린 콘텐츠 혁명과 피지컬 미디어의 귀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피지컬 AI'보다 '피지컬 미디어'가 더 힙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포브스의 <Why Gen-Z Is Bringing Back Physical Media> 기사를 바탕으로, 이 매체에 몸담았던 전직기자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없던 시절을 알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콘텐츠는 애초에 디지털로 경험하는 것이었고, 볼만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매일 피드를 넘기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X를 번갈아 접속하며 콘텐츠를 찾아야 했죠. 정작 콘텐츠를 보는 시간보다 볼만한 것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피로감 짙은 소비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세대에게 책 같은 물리적 미디어는 역설적으로 신세계입니다. 무한 스크롤 대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이면 며칠, 몇 주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알고리듬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스트리밍이 대세인 지금, 미국에서는 책이든 비디오테이프든 DVD든 물리적 미디어를 소유하려는 Z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 자체가 하나의 패션이 되어 레트로한 감

[문지형의 茶談會] "1000만원 해킹도, 해결도 AI였다"…AI 시대 ‘보안 구멍’과 AI로 전액환수한 '역설'

얼마전 AI 기반 유력 IMC 대행사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들은 경험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 큰 경고가 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큰 위험도 도사린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 대표님은 어느 날 새벽 구글 계정이 해킹되면서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이 연달아 결제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 광고 VAT 명목으로 빠져나간 100만원까지 더하면 피해 금액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사후 확인 결과, OpenFlow를 설치한 뒤 API 키가 유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광고 VAT 명목의 소액 결제가 먼저 발생했지만, 이를 이상 신호로 인식하지 못해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Claude에게 해킹 경위와 비슷한 사례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AI는 구글이 관련 보안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지를 낸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경찰 신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카드 분쟁 신청, 구글 고객센터 연결까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줬습니다. 특히 구글 고객센터에서 실제 담

[문지형의 茶談會] "프롬프트보다 사고력, 지식보다 문제 해결"…33Eyes 특강이 던진 개인 브랜딩의 6가지 공식

제가 운영중인 신개념 커뮤니티형 미디어 33Eyes가 있습니다. 여기 이름으로 마련한 오프라인 행사, 데이븐AI 김연지 CMO 특강이 많은 관심과 질문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AI 활용법부터 개인 브랜딩, 콘텐츠 자산화, 전자책과 뉴스레터,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실무 중심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현장에서도 질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가 기획부터 운영까지 함께한 자리이기도 해 의미가 컸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6가지 핵심만 정리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김연지 CMO의 강의를 듣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메모인 만큼 일부 해석이나 표현에는 제 생각이 함께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어보시면 AI 활용과 콘텐츠 기획, 그리고 개인 브랜딩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AI 시대의 콘텐츠는 '대단한 지식'보다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 콘텐츠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건 누구나 아는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지만, 엑셀 활용법이나 PPT 작성, 보고서 작성처럼 익숙한 업무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해결책입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

[문지형의 茶談會] ‘A급 콘텐츠’와 사람 중심 PR만 남는 이유…AI 시대 PR 경쟁력의 재정의

며칠전 만 4년된 업계서 라이징하는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 대표와 부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젊지만 업계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곳입니다. 1. 홍보대행사 성장통은 결국 '품질관리'였습니다 성장할수록 대표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대표는 뛰어나지만 실제 고객과 많이 만나는 실무자의 경험과 역량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은 회사가 아니라 담당자를 경험하게 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뛰어난 인재 몇 명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평균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2. 언론 중심 PR에서 '영향력 중심 PR'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특정기자와 소수 언론사가 여론을 만드는 중심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정 업계 전문가, 커뮤니티 운영자, 뉴스레터 발행인, 링크드인이나 리멤버커넥트 같은 플랫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의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언론에 나왔는가'보다 '누가 그 이야기를 믿고 전달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PR의 대상도 기자만이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3. AI 교육의

[문지형의 茶談會] 인테리어는 얼고, 데이터는 붙고, 팬덤은 돈 된다 "오피스 시장 급랭부터 PE 자금 이동까지"…산업 판을 바꾸는 5가지 신호

최근 만난 언론사 부장님과 홍보대행사 대표님과의 인사이트 나눔입니다. 시장과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적 성장보다 구조 변화'였습니다. 먼저 인테리어·오피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수주가 뒤늦게 매출로 반영된 결과였을 뿐, 실제 시장은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기업들이 사무실 이전과 리뉴얼을 미루면서 인테리어가 '필수 투자'가 아닌 '경기 민감 소비'로 인식되고 있고, 대형 업체들조차 매출이 예년의 3분의 1~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침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생존과 신규 영업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도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방과 다방 같은 플랫폼 경쟁보다 누가 정확한 매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장악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롭티어처럼 중개사가 등록한 매물을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연동·관리하는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경쟁은 트래픽보다 데이터와 금융 서비스의 결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문지형의 茶談會] AI가 바꾼 일의 방식 “리멤버부터 빨간펜까지"…AI 시대, 역설의 6가지 신호

최근 AI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언론사 국장님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1. 리멤버 커넥트, 링크드인 넘어설까 리멤버가 명함 서비스를 넘어, 업계 전문가들이 인사이트를 지속 발신하는 전문 SNS로 무섭게 진화중 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움직임이 있고요. 이런 구조가 자리 잡으면 국내에서 링크드인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죠. 플랫폼 경쟁은 기능이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지식과 사람을 모으느냐'의 경쟁입니다. 2. AI 강의 청강보다, 중요한 건 행동 AI 강의 대부분은 프롬프트를 복사해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에 머뭅니다. 강사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수강생 다수가 부딪혀 배우기보다 정답을 전달받기를 원하는 구조 때문이죠. AI는 강의 몇 시간으로 익히는 기술이 아니라, 업무 중 질문하고 실패하고 수정하며 자기만의 활용법을 만드는 과정인데요. 경쟁력은 프롬프트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가장 많이 써본 사람에게서 나오죠. 3. AI 시대 홍보의 핵심은 원석 발굴 능력 보도자료, 칼럼, 카드뉴스, 쇼츠, SNS, 링크드인 콘텐츠는 AI로 다양한 형





[콘텐츠인사이트] 얼핏 본 평점 미끼를 덥석 문 찝찔한 기분…<비광> 혹평 리뷰

‘가슴 저미는 그런 묵직한 영화 어디 없나….’ 얼마 전 이런 생각으로 이리저리 검색하던 어느 날, 한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류승룡, 하지원 주연에 뭔가 느낌 있는 스릴러풍. 그냥 끌렸다. 평점만 슬쩍 봤는데 고득점. 보고 싶다는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좀 바쁜 주간이라 여유가 나지 않아 결국 극장에서는 못 봤다. 아쉬워하던 차에 쿠팡플레이 유료 결제 영화로 올라온 걸 알았다. 할인받아 9,900원. 점심 식당 한 끼 가격에도 못 미치는 돈이긴 하다. 하지만 각종 ‘구독 지옥’에 빠져 있는 와중에 또 추가 결제를 한다는 게 살짝 마음에 걸렸다. 그럼에도 내 손가락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극장에서 봤다면 더 냈을 텐데… 그냥 보자.’ 그렇게 주말로 이어지는 개천절 연휴 첫날 밤을 맞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다. 주연배우들의 이름이 아까웠다. 무슨 쌍팔년도 영화도 아니고, 시나리오부터 전개, 결말까지 하나같이 엉성했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변혁진 중령님(?)도 나오는데 배역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그분 필모에서 슬쩍 지워도 될 듯. (*극 중 헤어스타일마저 안 어울리는…) 영화 <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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