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3억년 동안 ‘세계 최고(最古) 문어’로 추앙받던 화석이 첨단 싱크로트론 스캔 앞에서 결국 정체를 드러냈다. 그 주인공 ‘폴세피아 마조넨시스(Pohlsepia mazonensis)’가 문어가 아니라 앵무조개 계열 연체동물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제시되면서, 문어 진화사를 2억 년 넘게 앞당겨 놓았던 학계의 통설이 원점에서 다시 쓰이게 됐다. 기네스에 오른 ‘세계 최고(最古) 문어’, 26년 만에 번복 ScienceDaily, scienmag, reading.ac, EurekAlert!, Phys.org에 따르면, 폴세피아 화석은 미국 일리노이주 메이즌 크리크(Mazon Creek) 지층에서 출토된 단 한 점의 표본이다. 2000년 처음 학술적으로 기술될 당시, 연구자들은 이 화석이 3억~3억1,100만년 전(중·후기 석탄기) 퇴적층에서 발견됐다는 연대와, 여덟 개의 팔, 두 개의 눈, 먹물주머니처럼 보이는 구조를 근거로 “현생 문어와 유사한 몸 계획을 가진 가장 오래된 문어”라고 해석했다. 이 해석은 곧 대중 매체와 교과서로 확산됐고, 기네스 세계기록은 ‘가장 이른 시기의 문어(Earliest known octopus)’로 폴세피아를 공식 등재했다. 이번 연구는 이 ‘세계 최고 문어’ 타이틀이 근본부터 잘못된 분류였음을 보여준다. 영국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 토머스 클레멘츠(Thomas Clements) 박사팀은 폴세피아가 처음 기술된 지 약 26년 만에 최신 이미징 장비를 총동원한 재분석을 통해, 이 화석이 문어 계통이 아니라 앵무조개류(nautiloid) 계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는 2026년 4월 8일자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Synchrotron data reveal nautiloid‑characters in Pohlsepia mazonensis, refuting a Palaeozoic origin for octobrachians(싱크로트론 데이터는 P. mazonensis에서 앵무조개형 형질을 보여주며 팔완류의 고생대 기원을 부정한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클레멘츠 박사는 레딩대 보도자료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문어 화석이 사실 문어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암석에 묻히기 수 주 전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앵무조개 근연종이었고, 바로 그 부패 과정이 화석을 문어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크로트론 스캔이 밝혀낸 ‘치설(radula)’…문어가 아닌 앵무조개의 이빨 수 이번 번복의 핵심 증거는 “보이지 않던 부분”에 숨어 있었다. 연구진은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광가속기 등에서 고에너지 X선을 이용한 싱크로트론 마이크로 CT 및 X선 형광(µXRF) 분석을 수행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화석 내부 구조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연구진은 화석 내부에서 치설(radula), 즉 미세한 이빨이 여러 줄로 배열된 띠 모양의 섭식 구조를 확인했다. 결정적인 것은 이 치설의 ‘이빨 개수’였다. 싱크로트론 데이터에 따르면 폴세피아의 치설은 한 줄에 최소 11개의 이 모양 요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생 및 화석 문어(octopus)의 치설은 일반적으로 한 줄당 7개 또는 9개의 이빨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앵무조개류(nautiloid)는 보통 13개에 이르는 치설 치열을 갖는다. 연구진은 폴세피아 치설의 이빨 수와 형태가 메이즌 크리크에서 이미 보고된 화석 앵무조개 ‘팔레오카드무스 폴리(Paleocadmus pohli)’의 치설과 사실상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로부터 폴세피아가 독립된 문어 종이 아니라 부패가 진행된 팔레오카드무스 개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초기 연구에서 문어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먹물주머니 추정 구조 역시 재검토에서 힘을 잃었다. 싱크로트론 기반 원소 분석 결과, 그 부위에서는 문어 먹물에 포함돼야 할 멜라노좀(melanosome) 흔적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고, 연구진은 “먹물주머니로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문어형 실루엣을 뒷받침했던 여러 외형적 특징이 사실은 장기간 수중 부패 과정에서 조직이 흐트러지고 퍼지면서 만들어진 ‘유령 이미지’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2억2000만년 앞당긴 ‘최고(最古) 앵무조개 연조직’…문어 기원은 다시 안갯속으로 폴세피아의 재분류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록을 다시 쓴다. 우선,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가장 오래된 문어’ 항목은 삭제되거나 수정될 수밖에 없다. 폴세피아가 더 이상 문어 계통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최고(最古) 문어’ 타이틀은 다른 후보에게 넘어가야 한다. 현재로서는 트라이아스기 이후(약 2억4000만년 전 이후)에 등장하는 다른 화석 문어·팔완류(octobrachians)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번 연구팀 역시 “확정된 최연소 시점은 여전히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반대로, 메이즌 크리크에서 발견된 팔레오카드무스 화석은 ‘최고(最古) 앵무조개류 연조직’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손에 쥐게 됐다. 레딩대와 Phys.org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팔레오카드무스의 연조직 보존 사례는 기존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앵무조개 연조직 기록을 약 2억2000만년 앞당긴다. 기존 최장 기록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약 2억4000만년 전 전후) 연대의 표본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확인된 석탄기(약 3억년 전) 팔레오카드무스 연조직은 그만큼 공백을 메운 셈이다. 더 큰 파장은 문어 진화사에 미친다. 폴세피아가 문어 계통에서 빠지면서, 팔완류(octobrachians·현생 문어 및 이들과 가까운 무리)의 ‘고생대 기원’ 가설은 근거를 잃었다. 레딩대 보도자료와 사이언스데일리 등은 “이번 연구는 문어 계통이 고생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이들의 확인된 출현 시점을 더 후대로 미루게 된다”고 전했다. 즉, 그동안 폴세피아를 근거로 문어 계통의 기원을 3억 년 전 석탄기로 끌어올렸던 ‘롱 퓨즈(long fuse)’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한 증거를 갖지 못하게 됐다. ‘부패’가 만든 착시…연조직 화석 해석의 경고등 이번 사례는 연조직 화석 해석이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고해상도 비파괴 이미징이 고생물학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잘 보여준다. 메이즌 크리크는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조직 보존 산지(Lagerstätte)로, 연체동물·절지동물·식물 등 다양한 생물의 부드러운 조직이 점토질 구형 암괴(콘크리션) 속에 정교하게 보존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연조직이 잘 보존된다는 것은 곧 ‘부패의 흔적’도 함께 영구 기록된다는 뜻이다. 폴세피아의 경우, 연구진은 부패로 인해 근육과 내장이 퍼지면서 몸통 주변에 어두운 실루엣이 남고, 이 실루엣이 팔과 먹물주머니처럼 오인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연구는 싱크로트론과 미세 CT, 원소 분포 지도 등 첨단 이미징 기술이 고생물학에서 일종의 ‘법의학’ 역할을 하기 시작했음을 상징한다. 2억~3억 년 전 화석에 대해 사실상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 재수사를 벌인 끝에, 표면이 아닌 내부 장기 구조와 미세 치설 치열이라는 결정적 증거로 오래된 학설을 뒤집은 셈이다. 문어 진화사만이 아니다.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다른 연조직 화석들에도 재검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여러 해외 매체는 “폴세피아 사례는, 부패 과정이 화석화 이전에 생물의 외형을 극적으로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생명의 계통수 전반에 걸친 연조직 화석 해석을 어렵게 만드는 과제를 재확인시킨다”고 지적한다. 화석 한 점에 의존한 ‘획기적인 계통수 재구성’은, 싱크로트론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4월 6일 월요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 II 오리온 우주선 내부 라이브스트리밍 화면에 초콜릿 헤이즐넛 스프레드 누텔라 병 하나가 무중력 상태로 둥둥 떠오른 순간, 화면 뒤에서 진행 중이던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우주 탐사, 글로벌 브랜드, 소셜 플랫폼이 교차하는 새로운 미디어 사건이었다. 인류가 아폴로 13호를 넘어 사상 최장 거리 우주 비행 기록을 경신하기 불과 4분 전, 한 병의 스프레드가 ‘역사상 최고의 무료 광고’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타임라인을 장악한 것이다. 인류 최장 거리 비행의 ‘사이드 쇼’가 된 누텔라 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인 리드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크, 제러미 핸슨은 4월 6일(현지시간) 오후 12시 56분(CDT·미 중부시간)께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웠던 지구로부터 24만8,655마일(약 400,171㎞)의 비행 거리 기록을 넘어섰다. 이후 오리온 우주선은 지구로부터 최대 25만2,756마일(약 40만6,800㎞)까지 멀어지며 종전 기록을 4,000마일 이상 상회,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멀리 이동한 우주 비행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아폴로 시대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재개된 첫 유인 심우주 탐사였다는 점에서 기술·과학적으로는 ‘본편’이 분명 아르테미스 II였다. 그러나 수백만 명이 시청하던 라이브스트리밍에서 역사적 순간 직전 카메라 프레임 중앙으로 천천히 떠오른 것은 우주선이 아니라 누텔라 병이었다. 라벨 면을 카메라 쪽으로 향한 채 부드럽게 회전하며 화면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별도의 조명이나 촬영 장비 없이도 완벽한 ‘제품 컷’에 가깝게 연출됐다. 폭스뉴스는 “무중력 상태에서 병이 떠다니다가 회전하며 마치 포즈를 취하듯 라벨이 정면으로 향한 채 완벽하게 프레임 안에 담겼는데, 마치 콘티라도 짠 듯한 순간”이라고 평했고, 일부 소셜 이용자는 이를 두고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료 광고”라고 평가했다. NASA “제품 협찬 아니다”…식단·브랜드 분리 원칙 재확인 장면이 확산되자 가장 먼저 제기된 의문은 “NASA와 페레로가 사전에 협의한 제품 협찬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실제로 민간 우주기업과의 협력, 스폰서십이 늘어난 최근 우주 산업 흐름을 감안하면, 역사적 미션에 특정 브랜드가 ‘동승’하는 그림은 충분히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NASA의 공식 입장은 단호했다. NASA 대변인 베서니 스티븐스는 과학·기술 매체 퓨처리즘(Futurism)에 “NASA는 브랜드 파트너십과 연계해 승무원 식사나 식품을 선정하지 않는다”며 “이번 노출은 제품 협찬이나 광고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누텔라 병은 마카로니 앤 치즈, 바비큐 비프 브리스킷, 스크램블드 에그 등과 함께 승무원들의 ‘승인된 식량 목록’에 포함된 수많은 식품 중 하나였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장기 우주 비행에서 식단은 영양 균형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사기 유지에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이번 아르테미스 II 승무원 역시 각자 선호 간식과 익숙한 메뉴를 일부 반영한 다양한 식단을 준비했으며, 빵가루가 장비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빵 대신 토르티야에 스프레드를 발라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NASA 케네디 우주센터 공식 X 계정이 “아르테미스 승무원이 달의 멋진 사진을 찍는 동안 달콤한 간식을 즐기고 있다”는 농담 섞인 글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이번 누텔라 노출은 NASA의 상업 정책과 무관한 ‘우연의 산물’이지만, 그 우연이 포착된 플랫폼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사상 최장 거리 유인 비행의 라이브 화면이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증폭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페레로의 ‘노 터치, 풀 활용’ 전략…조회수·브랜드 자산 두 마리 토끼 브랜드 입장에서 이런 ‘예기치 못한 노출’은 두 번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다. 누텔라의 모기업 페레로는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NASA의 공을 가로채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파급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페레로는 문제의 장면을 편집한 짧은 클립을 공식 소셜 채널에 올리며 “역사상 어떤 스프레드보다 멀리 여행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새로운 높이에서 웃음을 전파하고 있습니다(Honored to have traveled further than any spread in history. Taking spreading smiles to new heights)”라는 문구를 달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해당 게시물은 공개 수 시간 만에 약 2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고, 야후뉴스, CNN, 디자인러시 등 다수 해외 매체가 이를 재인용하면서 ‘2차, 3차 파급’이 이어졌다. 같은 장면을 두고 SNS에서는 “휴스턴, 우리는 누텔라가 있다(Houston, we have Nutella in space)”라는 패러디 문구가 밈(meme)처럼 회자됐고, X·틱톡·레딧 등 주요 플랫폼에서 관련 클립이 수 시간 내 급속히 재생산되면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스프레드”라는 서사가 자연스럽게 공동의 화법으로 굳어졌다. 특히 인류 최장 거리 비행이라는 우주 탐사의 ‘본 서사’와, 그 앞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한 병의 스프레드라는 대비 구조가 사용자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한 측면이 크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페레로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노 터치, 풀 활용’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첫째, 우연성을 인정하고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NASA가 제품 협찬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페레로는 어디까지나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 우주에서 우연히 포착된 팬”의 톤을 유지했다. 둘째, 메시지의 초점을 ‘우주 탐사’와 ‘기쁨을 전하는 브랜드 정체성’에 맞췄다. “스프레딩 스마일(spreading smiles)”이라는 표현은 누텔라가 수년간 일관되게 사용해 온 브랜드 아키텍처와도 맞물린다. 셋째, 퍼포먼스보다 상징성에 방점을 찍었다. 직접적인 매출 증대나 프로모션 코드 대신, ‘역사상 가장 멀리 간 스프레드’라는 상징 문장을 남김으로써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공짜 광고’ 넘어선 함의: 공공 우주·민간 브랜드·플랫폼의 새 공존 모델 이번 사건은 단순한 바이럴 마케팅 사례를 넘어, 공공 우주 기관과 민간 브랜드, 그리고 글로벌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얽히고 또 선을 긋는지 보여주는 교본에 가깝다. 우선 NASA 입장에서는 수십 년간 유지해 온 “공공 탐사 미션과 상업 광고의 분리”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민간 로켓, 민간 달 착륙선과의 협력을 전제로 하면서도, 최소한 공식 미션 화면 속 브랜드 노출만큼은 ‘우주 탐사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통제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럼에도 식단과 개인 물품 차원에서는 민간 브랜드가 ‘우연한 손님’으로 프레임에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동시에 드러났다. 브랜드에게는 또 다른 교훈이 남는다. 수백억원을 들인 TV 캠페인도 얻기 어려운 ‘문화적 순간(cultural moment)’이 예기치 않은 맥락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순간을 과도하게 소유하려 들기보다, 우주 탐사라는 더 큰 서사 속에서 ‘조연’에 머무를 때 오히려 호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짜 광고’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팬덤과 제품 친숙도가 있었기에 전 세계 이용자들이 누텔라 병 하나만 보고도 즉시 브랜드를 인지하고 농담과 패러디를 덧입힐 수 있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차원에서는 “라이브가 만드는 예측 불가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NASA의 공식 유튜브·X 라이브 방송에서 포착된 몇 초짜리 우연한 장면이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숏폼, 레딧 스레드로 이어지는 다단계 확산 구조를 거치면서, 인류 최장 거리 비행과 초콜릿 스프레드 간의 엮이지 않을 것 같은 서사가 하나의 거대한 인터넷 이야기로 수렴됐다. 아르테미스 II의 오리온 우주선은 4월 1일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9일째 되는 4월 10일,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해상 착수할 예정이다. 인류는 다시 달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우주선’과 함께 ‘가장 멀리 날아간 스프레드’라는, 어쩌면 이 시대를 상징할 법한 이중의 기록을 얻게 됐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런 예기치 않은 브랜드·우주 교차 순간이 과열된 상업 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공공성과 창의성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일일 것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IPO를 앞둔 오픈AI와 앤트로픽 재무 자료 분석결과 두 회사 모두 수익성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두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향해 경쟁하고 있지만, 기밀 재무 문서에 따르면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두 수익을 내는 단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는 두 회사의 재무 상황에 대한 내부 분석을 제공하며, 공통된 취약점을 부각시켰다. AI 모델 구축 및 운영에 드는 비용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매출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발하는 매출, 더 빠르게 치솟는 비용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투자자용 기밀 재무자료에 따르면, 오픈AI는 2030년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앤트로픽은 2028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AI 붐의 중심에 서 있지만 ‘언제 돈을 버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상당히 다르다. 두 회사 간의 격차는 AI 붐을 헤쳐나가는 극명하게 다른 전략을 반영하며, 두 회사 모두 2026년 4분기 IPO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미 매출 규모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5년 매출은 약 131억 달러로 자체 목표였던 100억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같은 해 지출이 80억 달러에 달했고, 현금 소진(cash burn)도 수십억 달러 수준이어서 고속 성장 뒤에 막대한 투자비가 겹겹이 쌓이는 구조다. 앤트로픽 역시 매출 성장세는 가파르다. WSJ와 복수 테크 매체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025년 초 연환산(annualized) 매출 10억 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2025년 중반에는 40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이 매출이 아직 설비·연구·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성장 우선형’ 재무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경고등을 켜고 있다. 오픈AI, 2030년까지 컴퓨트에 6,000억 달러…“이익보다 인프라” 오픈AI의 가장 큰 리스크이자 동시에 최대 ‘베팅’은 컴퓨트(compute) 지출이다. CNBC와 로이터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2030년까지 총 컴퓨트 지출을 약 6,0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과 몇 달 전 샘 올트먼 CEO가 언급했던 1.4조 달러 ‘슈퍼 인프라 구상’에서 보다 현실적인 수치로 조정된 것이지만, 여전히 테크 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일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오픈AI는 2028년 한 해에만 최대 700억~1,700억 달러 수준의 영업 손실(혹은 피크 연간 손실)을 감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차세대 모델 훈련(training)과 추론(inference)에 들어가는 컴퓨트 비용 때문이다. 2030년까지 누적 현금 소진액은 6,000억~6,600억 달러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분석도 나와 “테크 역사상 가장 비싼 성장 베팅”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CNBC가 인용한 비공개 투자설명 자료에 따르면 오픈AI는 2030년 매출을 2,80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소비자 부문과 기업 부문 매출을 거의 절반씩 가져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2025년 기준으로 추론 비용 급증 탓에 조정 후 매출총이익률이 40%에서 33%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져, 소프트웨어 기업이 통상 목표로 하는 70%대 고마진 구조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오픈AI CFO 사라 프라이어는 ARK 인베스트와의 대담에서 “현재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으며, 충분한 컴퓨팅 자원이 없어서 포기하는 프로젝트들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공급 제약’ 해소 수단이자, 향후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전략 카드라는 점을 시사한다. 앤트로픽, ‘린(lean) 경영’으로 2028년 흑자 노린다 앤트로픽의 재무 전략은 오픈AI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WSJ와 복수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긍정적인 잉여현금흐름에 도달하기 전까지 약 220억 달러 정도의 누적 현금 소진을 예상하고 있으며, 2028년경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오픈AI가 예상하는 누적 손실의 약 1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차이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나온다. 앤트로픽 매출의 약 80%가 기업(엔터프라이즈) 고객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비용이 필요한 이미지·비디오 생성 등 소비자향 제품에는 의도적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있다. 대신 Claude 모델을 기업 워크플로에 깊숙이 붙이는 전략을 택해, 사용량 대비 마진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분석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매출총이익률은 2024년 –94%라는 극단적 적자 구조에서 2025년 50%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고, 2028년에는 77%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각 쿼리당 손해를 보는 구조”에서 “쿼리당 1달러 매출에 77센트를 남기는 구조”로 4년 만에 전환한다는 의미다. 반면 오픈AI의 수익성 경로는 이런 의미에서 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동일 분석에서 제시된다. 기업가치·자금조달도 갈라지는 두 선곡 그럼에도 투자자 관심과 자본은 현재까지 오픈AI 쪽으로 더 많이 쏠려 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2026년 3월 말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1,220억 달러를 추가 조달했다. 이 라운드에서 책정된 기업가치는 8,52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상장 전 비상장 기업으로서 사상 최고 수준 중 하나로, 사실상 ‘비상장 빅테크’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은 2026년 2월 30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3,80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The Information과 인용 보도들에 따르면, IPO 시점에는 최소 6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자본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사실상 IPO를 ‘자금 수혈’ 수단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특히 오픈AI의 경우 매년 수십억~수백억 달러 단위의 현금 소진을 상쇄하기 위해 공모 시장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투자은행 쪽에서 제기된다. WSJ와 CNBC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6년 4분기 상장을 목표로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과 비공식 협의에 들어갔으며, 앤트로픽 역시 비슷한 시기 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페이스X까지 비공개로 IPO 서류를 제출하면서, 2026년이 ‘우주·AI 빅테크 3대장’이 동시 데뷔하는 공모 역사상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투자자 선택지는 ‘인프라 제국’ vs ‘수익성 조기 달성’ 결국 투자자의 질문은 단순하다. “오픈AI의 초대형 인프라 베팅이 맞느냐, 아니면 앤트로픽의 상대적으로 린한 수익성 경로가 더 안전한가.” WSJ, CNBC, The Information 등 복수 매체가 인용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오픈AI는 2030년까지 2,800억 달러 이상의 매출과 6,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트 투자, 2030년경 손익분기점 도달이라는 시나리오를 투자자에게 제시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2028년 흑자 전환, 220억 달러 수준의 누적 현금 소진,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바탕으로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 있는 AI 플랫폼’이라는 대안을 내세운다. 샘 올트먼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오픈AI가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너무 많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할 위험보다 더 크고, 더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오픈AI가 이윤보다 ‘규모의 우위’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철학을 명확히 보여준다. 반면 앤트로픽은 기업 고객 비즈니스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자본으로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2026년 하반기 AI 빅테크 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맞닥뜨릴 선택지는 이렇다.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베팅과 함께, 장기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노리는 오픈AI에 동승할 것인가, 아니면 총알은 적지만 수익성 턴어라운드가 더 빨리 보이는 앤트로픽에 올라탈 것인가.” 지금까지 공개된 기밀 재무자료와 언론 보도만 놓고 보면, 두 회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결국 같은 목적지, 즉 ‘AI 패권과 수익성의 양립’이라는 난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라이언 고슬링 주연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 메리(Project Hail Mary)’와 50여년 만에 재개된 NASA의 유인 달 비행 ‘아르테미스 II(Artemis II)’가 불과 며칠 간격으로 공개·발사되면서, 할리우드와 케네디 우주센터가 동시에 우주 열풍을 증폭시키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variety, Box Office Mojo, bbc, NASA, NASASpaceFlight.com에 따르면, '프로젝트 헤일 메리'는 3월 20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를 장악했으며, 실제로 네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을 근접비행하는 NASA의 아르테미스 II 임무는 4월 1일 발사되어 현재 지구로 귀환하는 중이다. ◆ 3억9,100만 달러…스크린 점령한 ‘프로젝트 헤일 메리’ ‘프로젝트 헤일 메리’는 개봉 첫 주말 북미에서 8,0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026년 최대 오프닝 기록을 세웠고, 4월 초 기준 전 세계 누적 매출은 약 3억9,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박스오피스모조(Box Office Mojo)에 따르면 북미 수익은 약 1억9,700만 달러, 기타 해외 매출이 약 1억9,400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씩을 나눠 들고 있는 구조다. 제작비가 2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만큼, 전통적인 극장 수익 기준으로는 손익분기점 5억 달러에 다소 못 미치지만, 아마존 MGM은 “극장 개봉이 프라임 비디오 구독과 시청을 견인하는 헤일로 효과를 노린 전략적 투자”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내용 역시 ‘시대정신’을 정조준했다. 고슬링이 연기하는 인물은 평범한 교사 출신이지만, 인류 절멸 위기를 막기 위해 단독 우주 임무에 투입되는 ‘비전문가-히어로’ 서사로 구성된다. 이 설정은 과학·공학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면서, “나도 저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감정 이입을 자극하는 장치로 작동한다는 평가다. BBC는 개봉 직후 “전 세계 1억4,09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로 올해 최대 데뷔작”이라며 ‘프로젝트 헤일 메리’를 “2026년 할리우드의 첫 번째 진짜 우승 후보”로 규정했다. NASA의 적극적인 자문과 협업도 눈에 띈다. NASA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인류 탐사, 우주 생물학, 심우주 비행”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고, 촬영 현장에는 NASA 우주비행사 켈 린드그렌(Kjell Lindgren)이 직접 방문해 고슬링과 만났다. 영화 속 NASA 로고 사용도 정식 승인을 거쳤으며, 국제우주정거장(ISS) 승무원들은 궤도 상에서 이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F와 실제 우주비행의 경계가 더욱 얇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 아르테미스 II, 52년 만에 인류를 다시 ‘달 너머’로 한편 현실의 우주에서는, 아폴로 17호 귀환 이후 52년 3개월 16일 만에 인류가 다시 달을 향해 떠났다. NASA의 아르테미스 II는 4월 1일(현지시간) 오후 6시 35분,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SLS(Space Launch System) 로켓에 실려 이륙했다. 승무원은 리드 와이즈먼(사령관), 빅터 글로버(조종사), 크리스티나 코크(미션 스페셜리스트), 제레미 한센(캐나다우주국 우주비행사) 등 4명으로, 모두 합쳐 약 10일간 달 근접 비행 후 지구로 복귀하는 일정이다. 오리온(Orion) 우주선의 승무원 캡슐(Orion CM-003)은 ‘인티그리티(Integrity·진정성)’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발사 후 우주선은 지구 저궤도를 돈 뒤 4월 2일 달 전이(Trans-Lunar Injection) 엔진 점화를 통해, 달 주변을 도는 8자형 궤도로 진입했다는 것이 NASA와 전문 매체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BBC 스카이 앳 나이트 매거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II 발사 시점은 4월 1일 18시 35분(동부시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사전에 공지된 여러 후보 발사일 중 가장 이른 날짜였다. 아르테미스 II가 갖는 상징성은 숫자 자체로도 드러난다. 캐나다 출신 한센은 “저궤도 밖으로 나가는 첫 비(非)미국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고, 글로버는 “달을 향하는 첫 흑인 우주비행사”, 코크는 “달 비행에 나선 최초의 여성”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운다. 다시 말해 아르테미스 II는 ‘아폴로의 귀환’이면서도, 구성 면에서는 21세기식 다양성과 동맹국 참여를 전면에 내세운 ‘정치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4월 5일 기준, NASA와 BBC 등은 승무원들이 달의 뒷면을 통과하며 촬영·관측 작업을 수행했고, 일부 인상적인 장면과 소감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했다고 보도했다. 냉전기 미·소 경쟁의 상징이었던 달이, 이제는 국제 파트너십과 인류 공동의 탐사의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 ‘소설이 현실이 되다’…NASA의 계산된 컬래버레이션 흥미로운 것은 이 두 이벤트가 ‘우연의 동시발생’이 아니라, 상당 부분 NASA의 전략적 기획 위에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NASA는 3월 19일자 공식 자료에서 “아르테미스 II 발사 준비와 ‘프로젝트 헤일 메리’ 개봉이 같은 주에 이뤄지면서, 실제 탐사와 스크린 속 스토리텔링이 동시에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윌 보잉턴 NASA 커뮤니케이션 오피스 부국장은 같은 자료에서 “로켓 발사든 SF 영화든, 차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우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떠받치는 인재와 지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르테미스 II 승무원들이 비행 전 격리(quarantine) 기간 중 가족과 함께 ‘프로젝트 헤일 메리’를 관람한 것도 이 같은 연계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NASA는 “승무원들이 격리 기간 중 영화를 볼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사전에 소개했고, 실제로 제레미 한센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uplifting and inspiring(격려와 영감을 주는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이런 영화가 차세대 우주 탐험가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F가 현실의 우주비행사에게 ‘멘털 버퍼’이자 ‘홍보 도구’로 기능한 셈이다. 10년 전 영화 ‘마션(The Martian)’이 화성 탐사 붐을 촉발하며 NASA의 화성 계획 홍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프로젝트 헤일 메리’와 아르테미스 II의 동시 성공은 달 이후 화성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중장기 우주전략에 대한 대중적 지지 기반을 넓히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SF가 과학 정책의 ‘소프트 파워 인프라’로 활용되는 전형적인 모델이자, 공공기관-콘텐츠 산업 간 컬래버레이션의 최신 사례다. ◆ 우주 대중화의 ‘새 서사’…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번 ‘더블 런치’는 몇 가지 분명한 의미를 던진다. 첫째, 데이터가 보여주듯 4억 달러에 육박하는 글로벌 박스오피스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가 우주개발 예산이, 별개가 아니라 서로의 관심과 정당성을 보완하는 양방향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NASA가 자문과 브랜드 사용 허용, 우주비행사 참여, ISS 상영 등 전 과정을 ‘콘텐츠 협업’으로 설계한 것은, 과학기술 리더십이 점점 더 스토리텔링과 문화적 서사 위에서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누리호, 차세대 발사체, 달 궤도선(KPLO·다누리) 등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적 성과를 축적해 왔지만, 이를 대중의 감정과 상상력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국산 우주 서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할리우드식 장편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다큐멘터리, 드라마, OTT 한정 시리즈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한국형 ‘프로젝트 헤일 메리’를 기획할 여지는 충분하다. 이번 미국 사례는 “예산과 로켓”만큼이나 “이야기와 이미지”가 우주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생생한 사례다. 우주과학 분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향후 NASA가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III(유인 달 착륙), 화성 유인 탐사 로드맵, 민간 달 착륙선(CLPS) 프로그램 등에서도, SF·게임·스트리밍과의 연계 전략은 더욱 고도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영화–미션 동시 진행’ 모델은 다른 국가 우주기관과 민간 우주기업(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등)에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며 과학기술 정책과 문화산업, 대중 심리가 한데 얽힌 새로운 우주 경쟁의 시대가 열린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KT 이사회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KT맨'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선정했다. 박윤영, KT 경력과 주요 이력 박윤영 후보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2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 B2B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 이번 선정은 박 후보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 끝에 성공한 결과다. 해킹 사태, 수습이 최우선 과제 박 후보는 올해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