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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지구칼럼] '계란·달걀·알' 관찰·성찰·통찰…줄탁동기·콜럼버스달걀·병아리감별사·계란번호·크기와 껍질색·인류세

1. 김종필과 줄탁동기(啐啄同機)
​2. 남이 깨면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
3. 콜럼버스의 달걀…'달걀 세우는 법'
4. 영화 '미나리'와 병아리 감별사
5. 계란번호에 이렇게 깊은 뜻이?
6. 왕란·특란·대란 중 가장 큰 달걀은? 영양차이는?  
7. 유정란과 무정란…껍질색과 영양분 상관관계
8. 인류세는 세금이 아니다? '닭뼈'가 인류세의 지질학적 특징?
9. 달걀 한 개로부터 얻는 철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세계 계란 가격이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세계 계란 평균 가격이 2019년 대비 60% 급등했다. 계란 품귀 현상은 물론이고 오믈렛과 샌드위치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 가격이 인상되거나 대형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일부 메뉴가 단종되는 일까지 생겼다.

 

삶은 달걀 1개의 열량이 80kcal정도인데, 우리 몸에 머무는 시간이 3시간 이상 되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다. 달걀은 단백질 식품의 품질을 의미하는 '생물가'가 약 93.7%로 매우 높다. 두뇌와 눈에 좋은 인지질과 루테인, 비타민 A, 비타민D, 비타민 E,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필수,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전세계 계란대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계란(달걀, 알)에 대한 관찰, 성찰, 통찰의 이야기를 나눠보자. 

 

 

1. 김종필과 줄탁동기(啐啄同機)

 

줄탁동기(啐啄同機)란 고사성어는 알에서 깨기 위해 알 속의 새끼와 밖에 있는 어미가 함께 알껍데기를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다른 해석은 알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톡톡 두드리는 것은 줄, 바깥의 어미닭이 쪼아주는 것을 탁, 이 '줄탁'의 시기가 거의 동시에 이뤄질 정도로 같다는 의미다. 줄탁동기, 줄탁동시 같이 쓰인다.

 

또 다른 의미는 병아리가 껍질을 쪼아 알을 깨는 행위는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의 자세를 뜻하고, 밖에서 껍질을 쪼아주는 어미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의 예리한 가르침을 비유한다. 즉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우쳐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 깨달음에도 결국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송나라 때 불서(佛書) ‘벽암록’에 나오는 얘기다.

 

이 사자성어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어록 중 하나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정치 9단, 영원한 2인자,예술문예를 겸비한 풍류의 정치인, 독서광에서 비롯된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 등의 별명을 가진 그가 대선정국을 앞둔 1997년 신년휘호로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정치인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직설적으로 말못할 상황에서 많은 의미를 담은 함축적이면서도 묘한 여윤을 남기는 고사성어를 즐겨 사용한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고사성어들은 가끔씩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촌철살인'의 의미를 담고있거나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숨겨져 있다. 김종필씨는 매년 신년휘호를 통해 향후 정치적 행보나 정국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왔다.

 

당시 그는 "사람은 물론 이 세상에는 모든 것이 다 때가 있고, 그 때가 이르렀을때 비로소 움직여야 된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잠시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 9단의 파란만장했던 정치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그의 신년 휘호 및 한자성어를 소개하자면, ▲자의반타의반 ▲기승전결 ▲소이부답 ▲와우각상쟁 ▲의식족즉지영욕 ▲춘래불사춘 ▲토사구팽▲ 연작안지홍곡지지재 ▲실사구시 ▲줄탁동기 ▲부대심청한 ▲사유무애 ▲일상사무사 ▲양양천양유유고금 ▲조반역리 ▲이화위존 ▲군자표변 등이 있었다.

 

​2. 남이 깨면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

 

우리 주변에서 농담처럼 쓰는 말이지만 상당히 깊은 의미가 담겨진 말이다. 우리 모두는 알 속에 있으며, 내 힘으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병아리가 될수 있다. 반면 나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의 힘에 의해 중요한 것이 결정되고 이뤄진다면 결국 나는 후라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류의 비슷한 의미있는 말로는 ▲'끝난 사람'이 아니라 '끝내주는 사람'이 될 것 ▲'우스운 사람'(조롱, 놀림)이 아닌 '웃겨주는 사람'(유머감각, 재치)이 되어라 ▲걸림돌 아닌 디딤돌 ▲짐이 아닌 힘 ▲가슴이 아니라 무릎을 치게 하는 사람 ▲치킨을 시킬래, 튀길래, 나를래(치킨을 주문하는 사람, 치킨을 튀겨서 파는 사람, 치킨을 배달하는 사람) 등이 있다.

 

3. 콜럼버스의 달걀…'달걀 세우는 법'

 

콜럼버스는 신대륙 발견이 별 것 아니라고 비웃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보라"고 역공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들자, 그는 달걀 한쪽을 깨뜨려 탁자에 세우고 나서, "모든 것은 시작이 어려운 법"이라고 훈계했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일단 하고 나면 매우 당연한 건데, 하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발상'을 가리키는 관용구로 쓰인다.

 

콜럼버스는 깨뜨리지 않은 달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달걀 세우기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고대에는 달걀을 세울 수 있는 것은 1년중 단 하루 '춘분' 뿐이라고 믿었다. 춘분에는 태양이 적도를 지나고 지구의 중력도 고르게 분포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그럴듯한 논거까지 곁들였다. 실제로 춘분이 되면 세계 여기저기 달걀 세우기 행사가 열린다. 알래스카대학의 켄 그레이 예술학과장은 1985년 춘분날 동료 20명과 함께 무려 170개의 달걀을 세우는 이벤트를 벌였다. 

 

달걀 세우는 법의 비결은 끈기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다. 균형을 최대한 잘 잡은 뒤 살며시 손을 떼면 된다. 잘 안되면 계란을 바꾸면 된다. 일종의 속임수지만, 달걀을 세게 흔들어주면 더 쉽게 세울 수 있다. 노른자를 중심에 고정시키는 알끈이 끊어져 노른자가 아래쪽으로 처지기 때문에 균형 잡기가 쉽다.

 

 

4. 영화 '미나리'와 병아리 감별사

 

영화 '미나리'에서 아들이 아빠에게 왜 어린 수평아리들을 폐기하는지 묻는 장면이 있다. 아빠는 "수평아리는 맛이 없거든. 알도 낳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는 쓸모 있는 사람이 돼야 해라고 말한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부친도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며 아들을 키워 왔다. 먹고살기 위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 한국인의 애환과 희망이 서린 직업이다.

 

병아리의 부화 직후, 그 암수를 감별하는 자를 병아리 감별사라 부른다. 부화장에서 부화 후 30시간 이내에 암컷과 수컷의 항문을 손으로 개장(開張)하여 식별하는 사람이다. 병아리 항문 속엔 거의 식별 불가능한 좁쌀 3분의 1 크기의 돌기가 있다. 그 주변의 온도, 습도, 장도의 차이를 손가락 끝으로 감지해 가려내야 하는 초감각 작업이다. 병아리 성별에 따라 사료 량이 달라지므로 감별 실패율이 10% 미만이 돼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한국인의 감별 실패율은 5% 미만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은 15% 이상이다.

 

게다가 하루에 부화하는 병아리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시력이 좋고 색맹이 아니어야 하며 손은 가는 편이 좋다. 체력과 집중력이 좋고 성격이 세밀, 침착한 자가 적격이다. 살아있는 병아리 입장에서는 '죽이고 살리고를 결정'하는 일종의 저승사자(?) 같은 존재였다.

 

병아리 감별은 왜 중요할까. 암탉과 수탉은 사육 기간부터 다르다. 특히 암탉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난 뒤부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가 되기에 수탉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다. 반면 수탉은 암탉보다 훨씬 빨리 사육 기간을 끝내고 옛날엔 소먹이 사료로 쓰이거나, 요즘은 도축장으로 간다. 이처럼 육계와 달걀 생산을 '최적화'하려면, 병아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감별이 필수적이다.

 

옛날엔 감별로 쓸모없어진(?) 숫닭은 병아리 장수들에게 팔려나가서 당시 국민학교(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팔렸다. 갓부화한 병아리라 살 수 있는 희망이 적어서 거의 팔린 후 하루를 넘기기 못하고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과거에는 양계협회에서 주관하는 병아리 감별사 자격증이 존재했었다. 응시자 수가 적어 1993년 폐지됐다. 현재는 민간 교육 기관이나 병아리 감별 연구소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대체하는 시험을 통과하면 병아리 감별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이론보다 개장을 실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3개월 정도 훈련하면 평균 90%의 감별이 가능하고, 6개월 이상 매일 연습하면 98% 감별한다. 부화, 육종, 닭의 사양관리에 대한 상식이 있어야 하며, 감별은 암실 전깃불 밑에서 실시하며 병아리 1수당 수수료를 받고 구별한다.

 

병아리 500마리를 7분 이내에 98% 이상으로 감별하는 고등 감별사가 되어야 해외 취업에 도전할 수 있다. 세계 병아리 감별사 중 60% 이상이 한국인으로 추산될 정도로 우리나라 감별사는 식별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서양에서는 치과의사, 미용사처럼 아주 귀해서 좋은 직업군에 속한다. 이유는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은 파란 눈동자의 서양인과 달리 불빛에도 장시간 작업이 가능해 유리하다고 전한다. 또한 손이 작고 섬세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감별 실력도 뛰어난 편이다.

 

최근에는 병아리 감별을 기계로 자동화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작은 바늘을 달걀에 찔러 넣어 DNA 샘플을 채취한 뒤, 유전체 분석으로 부화할 병아리의 암수를 미리 구별해주는 장치다. 이런 유전체 분석 기기를 활용하면 수컷 병아리가 될 달걀을 부화시키지 않아도 되니 좀 더 생명 친화적이다. 다만 병아리 감별 기계의 정확성은 아직 인간만큼 완벽하지 않다. 암수를 잘못 판단해 폐기되는 달걀의 수는 병아리 감별사를 고용할 때보다 약 30~40%가량 더 들어간다.

 

 

5. 계란번호에 이렇게 깊은 뜻이?

 

대형마트나 동네슈퍼를 가서 계란구입시 계란에 작은 글씨로 숫자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달걀에는 총 10자리의 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를 난각번호라 부른다. 난각번호에 관계없이 무조건 가격만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라면, 이번 기회에 난각번호의 체계를 알아두면 좀 더 스마트하고, 가족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선, 달걀 껍질에 새겨진 글씨의 잉크는 식용가능한 색소다. 달걀을 삶을 때 껍질 안으로 잉크가 들어가더라도 먹을 때 문제되지 않는다.

 

첫번째 네 자리 숫자는 산란일을 의미한다.  두번째 다섯 자리 숫자는 생산자의 고유넘버를 뜻한다.

 

참고로 생산자 시·도 고유번호는 ▲서울특별시(01) ▲부산광역시(02) ▲대구광역시(03) ▲인천광역시(04) ▲광주광역시(05)▲대전광역시(06)▲울산광역시(07)▲경기도(08) ▲강원도(09) ▲충청북도(10) ▲충청남도(11) ▲전라북도(12) ▲전라남도(13) ▲경상북도(14) ▲경상남도(15) ▲제주특별자치도(16) ▲세종특별자치도(17)이다.

 

맨끝자리 한 자리 숫자는 1, 2, 3, 4로 표기돼 있다. 이는 숫자는 닭의 사육 환경을 나타낸다. 1번은 방사, 2번은 평사(실내에서 자유롭게 사육), 3번은 개선 케이지(사육밀도 0.075㎡), 4번은 기존 케이지(사육밀도 0.05㎡)에서 사육되었음을 알려준다. 

 

​난각번호 숫자에 따라 사육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히 숫자가 낮을수록 가격도 높아지고, 건강에도 좋은 계란이다. 난각번호 1, 2번을 부여받은 달걀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닭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이 스트레스호르몬은 혈당을 높이고, 세포와 근육을 파괴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양계업체 전문가 A씨는 "무조건 1번이 좋고, 4번이 나쁘다는 인식은 옳지 않다"며 "사육환경 못지 않게 어떤 먹이를 먹고 자랐는 지, 선별과 유통 과정이 얼마나 위생적으로 이뤄지는 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방사의 계란의 경우 외부 환경에 노출이 잘 되고, 개체별 관리가 쉽지 않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질병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프리미엄 마켓을 추구해온 마켓컬리가 '4번 달걀'을 판매해 논란이 일자 이렇게 항변했다.

 

마켓컬리측은 "시름시름 아픈 돼지를 '무항생제 고기'로 만들겠다고 주사 처방 한번 안하는 게 동물복지인가? 하루면 나을 질병을 10일 넘게 아프게 내버려두는 게 정말 그 동물이 행복한 삶일까. 자연방사 유정란은 닭이 마음껏 돌아다니다 달걀을 여기저기 낳는다는 점에서 동물복지일 수 있지만 그만큼 달걀 자체가 오염원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설계한 스마트팜은 내부 온도, 일조량,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농도 등을 체계적으로 조절한다.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단순히 면적뿐 아니라 지내는 환경, 위생, 먹이 등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스마트팜은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달걀을 생산해낸다. 1, 2번 달걀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유통과정 등에서 쉽게 문제가 생긴다.스마트팜의 달걀은 균일한 품질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잘 관리된 스마트팜은 사람 대신 컴퓨터가 닭을 사육하고 관리한다. 좁은 케이지에 다닥다닥 닭을 집어넣어 기르는 농장과는 다르다. 케이지 안에서 실시간 닭의 몸무게와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이에 맞는 사료를 준다. 무균 상태의 최적의 조건으로 자라기 때문에 달걀의 품질, 위생 상태가 뛰어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 왕란·특란·대란 중 가장 큰 달걀은? 영양차이는?  

 

마트에서 달걀을 구입할 때 자주 보는 이름이다. 과연 왕란·특란·대란 중 진짜 큰게 어떤 것일까.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명명했을까.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은 크기와 무게에 따라 중량규격을 5가지로 구분합니다.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은 단순히 중량규격일 뿐 등급과는 관계가 없다. 달걀의 크기가 클수록 영양도 많고 건강에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닭은 나이가 들면 몸집이 커지는데, 몸집이 커진 늙은 닭이 알을 낳으면 달걀의 크기도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나이가 든 닭이 낳으면 보통 왕란이나 특란, 주로 어린 닭이 낳으면 중란, 소란이다.

 

등급 판정 달걀 중 70.8%는 특란이다. 대란은 28.1%, 왕란은 0.8%로 보통 소비자들이 구매하게 되는 달걀은 특란인 것. 왕란 개수가 적은 이유는 외관품질 수준이 등급판정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소란, 중란은 생산기간이 짧고 생산량이 많지 않아 등급판정 개수도 적다.

 

소, 돼지고기에도 등급제도가 있듯 달걀에도 품질에 따른 등급제도가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달걀의 외관상태, 난황(노른자) 퍼짐 정도 이물질 등을 평가해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등급판정 달걀의 91.7%가 1+등급이다. 1등급은 8.2%, 2등급은 0.1% 수준에 불과하다.

 

즉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해 먹는 대부분의 달걀은 특란, 1+등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7. 유정란과 무정란…껍질색과 영양분 상관관계

 

계란에는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는 유정란과 병아리가 태어나지 못하는 무정란이 있다. 둘의 차이는 수정 유무의 차이다. 암탉은 매일같이 알을 낳으며 닭의 발정 주기는 그만큼 빠르다. 수탉의 정자는 견고한 난각에 둘러싸인 난자를 수정시킬 수 없으니 다음 배란 후 수정을 해야 하며, 정자는 거의 한 달간 생존할 수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다수의 계란은 무정란이며 유정란은 대놓고 쓰여있다.

 

가격은 무정란보다는 유정란이 더 비싸다. 한때 웰빙 열풍이 불었을 때 유정란이 더 몸에 좋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유정란과 무정란은 생명활동이 생기느냐 안생기느냐의 차이만 있을뿐 단백질 덩어리인건 똑같으며 영양 성분의 차이도 없다.

 

무정란과 유정란은 비단 계란 뿐만 아니라 모든 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즉 새나 파충류, 단공류, 어류 같은 척추동물들 뿐만 아니라 개미나 벌 같은 일부 동물은 제외한 무척추동물의 알 역시 수정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는 의미가 없다. 육안으로 구별만 안 될 뿐이지 어떤 종류의 알이라 할지라도 수정이 되지 않은 알에서 생명이 태어날 수 없다. 결국 썩어서 버려지거나, 누군가에게 먹힐 뿐이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무정란을 구분해서 먹는 오보(비건의 허용 품목에서 알(계란, 메추리알 등)만 추가로 허용. 닭은 수정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 무정란을 낳기 때문에 살생이라고 할 수 없다는 관점), 락토 오보 계열(비건의 허용 품목에서 우유, 유제품만 추가로 허용.힌두교와 불교에서 일반적으로 일컫는 채식주의의 의미)도 있다.

 

달걀의 껍질도 색이 다른데, 껍질색과 영양분은 직접적 관계가 없다. 껍질의 색깔은 알을 낳은 닭의 품종이나 색깔에 따라 다르다. 껍질 보단 노른자의 색이 영양과 연관된다. 달걀 노른자의 색깔이 진할수록 암탉이 영양가 있는 곡물을 많이 섭취한 것이며, 노른자의 영양분도 높다.

 

또 달걀 흰자에 포함된 하얀 덩어리인 알끈을 먹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알끈은 노른자를 흰자 중앙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달걀에서 혈액 반점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암탉의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흘러나온 소량의 혈액이 난황에 부착됐기 때문이다. 혈액 반점만 제거하거나 가열해서 섭취하면 된다.

 

달걀의 신선도는 흰자의 탄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 흰자가 탄력 있으며 노른자를 품고 있을수록 싱싱하다. 반면, 흰자가 퍼져있고 노른자를 품고 있지 않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달걀이다. 또 오래된 계란일수록 흰자가 물처럼 퍼지는 모습을 보이고, 물 위에 잘 뜬다.

 

 

8. 인류세는 세금이 아니다? '닭뼈'가 인류세의 지질학적 특징?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세금의 일종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여 제안된 지질 시대의 구분 중 하나다. 즉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 대량절멸에 의한 생물 다양성의 상실, 인공 물질의 확대, 화석 연료의 연소나 핵실험에 의한 퇴적물의 변화 등이 주요 특징이며 이들은 모두 인류 활동이 원인이다.

 

방사선, 대기 중의 이산화 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가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로 언급된다.

 

인류세의 영문 표현인 Anthropocene은 사람을 뜻하는 anthropo-에 세를 뜻하는 접미사 -cene가 결합한 것이다. 또한 -cene는 새롭다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단어 καινός(kainos)에서 유래한 것이다. 

 

국제층서학회의 인류세 워킹그룹(AWG) 의장 얀 잘라세위츠 영국 레스터 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지질 시대의 증거는 닭 뼈다. 오늘날의 우리가 공룡 뼈로 중생대를 판별하듯 후세도 닭 뼈로 인류세를 감별할 것이다"고 말했다. 닭은 한 해 약 650억 마리가 도살될 정도로 전 지구적인 가축이기 때문에 닭고기의 닭뼈가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며 정식 지질 연대로 포함돼야 할지는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류세가 언제부터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안이 있는데 1만2000년 전 신석기 혁명이 일어났을 때를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며 반대로 1900년경이나 1960년대 이후처럼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9. 달걀 한 개로부터 얻는 철학

 

흔히 중심과 변두리를 노른자와 흰자에 비유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귀하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른자와 흰자가 잘 섞일 때 달걀말이가 되듯 조화로운 배합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주변이 없으면 중심도 없다. 사람들은 언저리보다 중심에 더 주목하지만, 언저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중심은 표적을 잃어버리듯 허울뿐이다. 

 

중심에서 떨어져 주변을 살피고, 어긋나게도 보고, 때로는 느긋하게 기다리며  일이 돌아가는 형편도 파악해야 한다.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말은, 그곳이 어디든 줏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최장순 수필 '달걀 한 개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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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간] 내 호주머니엔 무엇이 담겨 있나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주머니는 알겠는데 호주머니는 다른 걸까요? 포털 사이트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옷의 일정한 곳에 헝겊을 달거나 옷의 한 부분에 헝겊을 덧대어 돈, 소지품 따위를 넣도록 만든 부분’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참에 ‘주머니’도 찾아봤는데 의미는 대동소이했습니다. 다만, 눈에 띈 뜻이 있었는데 ‘무엇이 유난히 많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씌어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호주머니 속엔 무엇이 담겨져 있나요? 단순히 지갑요, 핸드폰요, 동전요, 껌이요~ 를 듣고자 드린 질문은 아니고, 갖고 계신 정확히는 타고 난 내지 노력해서 얻은 자신만의 달란트가 궁금해졌습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스물하고도 첫번째 주제는 ”당신에게 주어진 것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입니다. 십분이란 말, 간만에 곱씹게 됐습니다. 8분도 9분도 아닌 딱 10분! ‘아주 충분히’를 상징하는 부사어지요. 오랜만에 반대 심보가 작용합니다. 당연히 십분 활용하고 끄집어내고 싶지 누가 4분, 5분 활용하고 싶을까요? 더구나 후미를 읽어보면 ‘철저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는데 이 말 저는 사실 싫어라

[마음공간] ‘동기부여’는 결국 ‘동기’보다 ‘내가 할 때' 빛난다

대학시절 학군단 생활을 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일과 이후 체력단련도 참 힘들었던 기억이…그때 가장 많이 듣고 즐겨 했던 말이 바로 “동기는 하나다” 였습니다. 과거 하나회 같은 정치적 세력적 모임을 말하는 건 절대로 결코 아니구요~ 동기로 뭉친 우리는 남이 아닌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이끌어주는 하나라는 마인드셋이었죠. 개인적으로 ’동기부여(motivation)’란 말을 참 좋아하고 따르는 편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무엇을 의도하든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명분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쇼펜하우어 인생수업>(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스무번째 주제는 ”성공하는 사람은 정직하다“ 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자들이 결국 일을 멈추고 또 못하게 되는 ‘정직’되는 경우도 가끔 봤는데 이 ‘honesty(정직)’란 워딩은 참으로 많은 걸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주위를 보면 뭔가 해낼 것 같은 느낌이 오는 분들이 있을텐데 이 책 역시 ‘다음에라도, 다음의 그 다음에라도 결국에 해내고야 말 거라는 강한 자기 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다소 확장된 진리일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때론 부정하고 싶은 명제입니다. 왜나하면 권

[지구칼럼] '기러기' 관찰·성찰·통찰…리더십과 동료애·V자 유체역학비행·일부일처제·내비게이션·기러기아빠 계급·각인과 이소성·소설 속 기러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러기는 철새 이상의 상징성과 자연적 통찰을 담고 있는 동물이다. 기러기의 비행기술과 사회적 담론, 그리고 철학적·생태적 가치까지 알아보자. 기러기는 동물이지만 자연속에게 우리 인간에게 전하는 생존의 지혜와 사회적 교훈도 많다. 기러기는 단순한 새 이상의 상징적 존재로, 인간들의 이기주의, 개인주의와 치열한 경쟁의 현대사회에서 협력과 신뢰, 지속가능한 사회적 의사소통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로 갈 수 있는 방향과 가치를 알려준다. 기러기(Geese)는 오리과(Anatidae)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철새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캐나다기러기, 회색기러기, 뿔기러기 등이 있다. 기러기는 대형 조류로서 목이 길고, 부리가 평평하며 발에는 물갈퀴가 있어 물가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들의 날개는 강력한 비행 근육과 큰 날개를 통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도록 발달되어 있다. 1. 리더십의 지속가능성과 무리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감각 거리기는 철새다.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만km를 날아간다.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머나먼 여행을 함께한다. 그 이유는 함께 가면 덜 힘들기 때문이다. 빨리 가기보다 함께 가

[내궁내정] 브랜드 로고 동물 알아보니…메종키츠네·까르띠에·헤지스·겐조·아크테릭스·노르디스크·불가리·에르메스·캉골·먼싱웨어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고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브랜드 로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품 정체성을 형성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 유독 패션, 의류, 쥬얼리 기업들의 브랜드 로고에는 동물 브랜드가 많다. 어떤 브랜드가 어떤 동물로고를 사용하는지, 그 유래와 이유를 알아봤다. 아울러 브랜드 전통과 관련해 재미있는 사건들도 같이 찾아봤다. 동물 이미지를 로고로 활용하는 브랜드들은 각 동물이 지닌 특성과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동물 모티브를 통해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깊이 각인시키면서 친숙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1. 악어 : 라코스테 라코스테(Laco

[지구칼럼] '홍어' 관찰·성찰·통찰…정치어류·군산홍어·수컷찬밥·거시기2개·만만한게 홍어X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세높던 폭염도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고, 주변은 단풍으로 물들며 총천연색으로 변해버렸다. 오늘은 시원한 바닷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일단 퀴즈. 바다생물 중에 가장 공부를 잘하는, 가방 끈이 긴 친구는? 정답은 문어(文魚)와 고등어다. 문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숭상하던 '글(文)'이란 글자가 이름에 들어있다. 게다가 검은 먹물을 몸속에 품고 있을 정도로 학자의 품위를 뽐낸다. 고등어는 고등학교(고딩)를 다니기 때문이다. 다음 퀴즈. 바다 생물 중 정치와 가장 관련이 많은 생물은? 정답은 홍어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학명은 'Okamejei kenojei(Müller and Henle, 1841)'이다. 몸은 마름모꼴이고 너비가 매우 넓다. 머리는 작고 주둥이는 돌출했으며, 눈은 작고 분수공은 크다. 등의 중앙선에는 작은 가시가 있다. 몸길이는 150㎝ 정도, 무게는 10kg에 이른다. 20∼80m의 깊은 곳에 산다. 난생이며 봄에 산란한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후해서 흑산도에서도 잡히지 않던 홍어가 임기가 끝나자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는 얘기는 '홍어의 정치인생'을 대변하기도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막걸리

달라진 늙음, 신노년 세대가 온다…그레이네상스·실버세대·오팔세대·슈퍼에이저 '주목'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대한민국 인구 문제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4년은 베이비부머의 상징, 이른바 ‘58년 개띠’가 경제활동 인구에서 피부양 인구로 넘어간 상징적인 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베이비부머의 늙음은 이전까지의 개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달라진 늙음, 신노년 세대가 왔다. 10년 후 청년보다 중년 세대가 더 많아진다 과거 ‘어르신’은 누군가에게 육체적, 경제적으로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처럼 여겨졌다. 지금의 어르신은 다르다. 그들은 젊은 세대보다 시간적, 경제적, 육체적 자유와 능력을 지닌 어엿한 소비 주체다. 이른바 신노년 세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행한 <신노년 세대 노동시장 전망과 노인일자리 수요 추계 연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는 신노년 세대라고 불릴 만큼 교육 수준, 건강 수준, 경제적 수준, 일 경험 등에서 현 노인 세대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라고 기술했다. <머니 트렌드 2024>에서는 신노년 세대를 “노화를 탈피하고, 젊음을 지향 하려는 욕구가 공존하는 중고령 인구”라고 정리한다. 비슷한 개념으로는 뉴 실버 세대, 요즘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