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의 건설 현장에 세계 최대의 에어돔이 등장했다. 중국 산둥성 지난(济南) 홍루 1905 재개발 현장에 50m 높이, 159m 길이, 108m 폭, 총 2만㎡ 규모로 세계 최대 인플레이션 ‘에어돔’이 바로 그것.
이 거대한 구조물은 인근 주거지, 학교, 100년 역사의 교회를 비롯한 도심 밀집지 내 민원의 핵심인 ‘건설 미세먼지’와 ‘소음’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자 고안됐다고 Dezeen, DOMUS, The Realty Today, Parametric Architecture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실제로 에어돔이 미세먼지와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도시형 건설 현장에서의 환경오염 해결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사 측이 제시한 실측 데이터를 비롯해, 실제 인근 주민들의 체감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과학적·사회적 효과 모두 입증되고 있다.
에어돔의 혁신적 구조와 성능
PVDF(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 코팅 폴리에스터 특수 소재를 사용해 강풍(최대 12등급), 최대 0.5m 적설량, 폭우 등 악천후도 거뜬히 견딘다. 자외선을 90% 차단하며, 준불연(B1) 인증도 확보했다.
지지 구조 없이 ‘공기만’으로 유지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부 빔이나 기둥 없이 전적으로 공기압(대형 송풍팬 4대)만으로 형태를 유지해, 크레인 및 덤프트럭 등 대형 장비 진입·작업이 자유롭다.
게다가 지능형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내부 압력·온도·기류를 제어, 실내외 동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또 투명 패널이 낮 동안 자연광을 다량 유입시켜 조명 에너지 사용량도 최소화했다.

미세먼지 최대 90% 차단…PM2.5 유출 획기적 감소
중국 에너지건설그룹과 리청 도시개발그룹이 함께 진행 중인 ‘홍루 1905 프로젝트’ 현장에 설치된 이 에어돔은, 고성능 공기 순환 및 정화 필터 시스템과 함께 외기 차단 구조를 통해 초미세먼지(PM2.5) 외부 배출을 최대 90%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공사장 비산먼지 차단조치(방진막·살수 차량 등)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로, 중국 국가생태환경부의 표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에어돔 외벽의 밀폐형 3중 막 구조와 내부 음압 유지 시스템이 복합 작용하면서 외부로의 공기 유출을 최소화했고, 내부의 공기질은 상시 순환 팬과 고성능 HEPA 필터를 통해 안전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소음은 최대 40dB 감소…야간 생활환경 크게 개선
공사현장 소음 문제도 눈에 띄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돔 설치 이후의 현장 주변 소음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피크 타임 기준으로 최대 40데시벨(dB)의 소음 감소가 입증됐다. 이는 일반적인 도심 공사장에서 흔히 측정되는 75~85dB 수준의 소음이 35~45dB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의미하며, 이는 도서관 수준의 정숙함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는 중장비 진동음과 경보음 차단 효과가 뚜렷해졌다는 주민 의견이 다수 접수됐으며, 공공 민원 건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지방 당국의 설명이다.

공기질과 환기 시스템, 상시 제어로 호흡환경도 안전성 확보
이 에어돔에는 외기 순환용 대형 팬이 북측에 4기 설치되어 있어 상시 신선 공기를 유입시키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실내 미세먼지 흡착 기능을 갖춘 수분 미스트 분사 설비와 공기정화 필터가 작동해 내부 CO₂, PM10, TVOC(휘발성 유기화합물)까지 통합 관리한다.
돌출 환기구 대신 내부 음압 설계로 외부 공기 역류도 막아 작업자의 호흡 안전성도 확보했다. 개발사 측에 따르면, “평균 8시간 작업 기준으로 WHO(세계보건기구)의 실내 대기질 권고치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주민 반응도 긍정…생활환경 체감 변화 확인
돔이 설치된 이후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 및 설문조사에서는 “예전에는 마스크 없으면 창문도 못 열었다”거나 “밤마다 들리던 굉음이 없어져 수면 질이 달라졌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지방 방송국(Jinan Daily TV)이 진행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거주민의 84%가 공기 상태 개선을, 76%가 생활소음 저감을 체감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환경 개선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중국 생태환경부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도심 공사와 생활권을 공존시킬 수 있다는 정책적 실험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장점은 설계에서 해체까지 ‘시간과 자원 절약’… ‘장기적 경제성’ 확보가 선결과제
지난시(济南市)에 설치된 이 초대형 에어돔은 기존의 철골·철근 기반 방진/방음 구조물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내외부 지지 골조 없이 고기밀성의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VDF) 재질 막과 공기압만으로 형체를 유지하는 ‘공압식 구조(Air-Supported Structure)’를 채택, 설치와 해체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중국에너지건설그룹(CNEC)에 따르면 이 구조물의 최초 조립시간은 약 3~5일, 철거는 2일 이내로 가능했다. 기초 콘크리트 타설 없이 단단한 기반만 있으면 허가 및 시공 준비시간도 단축된다. 이에 따라 단기간 공사, 임시 용도의 프로젝트에도 높은 적용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비 및 운용비는 일반적인 방진망, 가림막, 살수차 방식보다 높게 책정된다. 돔 유지에는 24시간 송풍 및 공기질 유지 장치로 인해 평균 1500W급 산업용 팬 4대가 상시 운영되며, 이에 따른 전력비용만 해도 하루 약 200~300위안(한화 약 4만~6만원)이 발생한다.
중국도시건설설계연구총원 장리밍 박사는 “에어돔 방식은 구조적 단순성, 효율성, 확장성을 모두 갖춘 ‘플러그 인(Plug-In)’ 도시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민원 감소, 환경민사소송 방지, 작업 지연 최소화, 도시 이미지 개선 등 ‘비가시적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환경과학원 정저우 분원의 샤오웨이 박사는 “이 구조물은 단순 공사보조물 이상의 전략적 자산이다. 외부 보건비용을 상쇄하는 탄력적 시스템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 기능으로의 확장 가능성
현재 중국 교통건설부와 생태환경부는 이 기술을 도시형 임시 구조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공동 연구 중이다. 특히 ▲도시 재개발 건물 리노베이션 ▲도시 야외 대기환경이 중요한 도심 초중교 공사장 ▲대규모 공공행사장 및 이벤트 무대 설치에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진·홍수 등 재난 발생 시, 긴급 대피소 또는 모듈형 응급 클리닉 같은 임시 구조물 역할로의 진출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저장성(浙江省)의 일부 지방정부는 이를 여름철 폭염을 막는 ‘에어돔형 열차단 쉘터’로 시험 운영 중이다.
최근 상하이 시립 물류단지협회는 도심형 임시 물류 쉘터로서의 가능성도 언급하며, 고소득 소비재 유통업체 및 콜드체인 기업들과 공동 기술 적용 검토에 착수했다.
푸단대 지속가능도시연구소 이츠후엔 소장은 “현재의 건설 에어돔은 단순 차단재가 아닌, 도시 문제를 흡수해 되돌려주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기술이 ‘도시유기체’화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도시·환경 정책의 모델 케이스
중국 국가 생태환경부는 해당 에어돔 시스템을 2030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핵심 건설환경기술’로 선정했다. 베이징 리쩨 금융지구 등 도심 대형 프로젝트에도 시험 적용 중이다. 현지 언론은 “도심 건설현장의 ‘무소음·무먼지’ 시대를 여는 획기적 솔루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의 에어돔 프로젝트는 도시화에 따른 사회·환경 갈등을 정면 돌파하는 중국 기술·행정의 ‘도전정신’과 정책 방향성을 상징한다. 치밀한 계측자료와 현장 검증을 통해 보여준 실제 수치(미세먼지 90% 차단, 40dB 소음 저감)는 ‘안전/환경/경제’의 균형을 고려하는 도시 미래 건설의 힌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