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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기후감시의 눈' 메탄샛 침묵에 웃는 기업, 어디?…엑손모빌·셰브론·쉘·아람코·가즈프롬·페트로차이나·BP·토탈에너지스 '수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글로벌 기후감시의 ‘눈’이 사라졌다.


2024년 3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후원으로 8800만 달러(약 1200억원)가 투입된 메탄 감시 위성 ‘메탄샛(MethaneSAT)’이 우주에서 교신 두절되며 임무를 사실상 종료했다고 Engadget, New Scientist, MethaneSAT 공식 사이트가 밝혔다.

 

이 위성은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지의 메탄 배출을 고정밀로 감시하며, 배출량 데이터를 무료로 실시간 공개해온 ‘기후 투명성’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위성의 침묵과 함께, 글로벌 석유·가스 업계의 ‘수혜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MethaneSAT는 태양 활동 극대기(11년 주기)로 인한 전자장치 혼란, 추진기 고장, 반복적 대기 모드 진입 등 복합적 기술 문제를 겪다 2025년 6월 20일 교신이 두절됐다. 소프트웨어 패치 등으로 일부 문제를 해결했으나, 7월 1일 전원까지 완전히 상실하며 복구 불가 판정을 받았다.

 

메탄샛 위성의 침묵, 누가 웃는가?

가장 큰 수혜자는 글로벌 석유·가스 메이저와 신흥국 국영기업이 꼽힌다. 이들은 메탄 배출 실태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규제·시장 제약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MethaneSAT의 데이터는 미국, 중동, 중국, 중앙아시아 등 세계 주요 산유지역의 메탄 배출을 독립적으로 감시했다. 이 지역의 대형 기업들, 즉 엑손모빌(ExxonMobil), 셰브론(Chevron), 쉘(Shell), BP,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등 글로벌 메이저와 사우디 아람코, 가즈프롬(러시아), 페트로차이나(중국) 등 국영기업들이 주요 감시 대상이었다.

 

MethaneSAT가 오프라인이 되면서 이들 기업은 실제 배출량과 감축 실적에 대한 외부의 독립적·실시간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즉 규제기관, 투자자, 시민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잃으면서, 기업의 자체 보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결과, 배출량 축소 보고 및 은폐 가능성이 커지고, 규제·시장 압박에서 벗어날 여지가 커졌다.

 

MethaneSAT 프로젝트 공식 분석 보고서에는 "MethaneSAT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대형 석유·가스 기업들은 실제 배출량이 시장과 규제기관, 투자자, 소비자 등에게 낱낱이 드러나 브랜드·평판 리스크, 규제 리스크, 시장 접근 제한, 투자 위축 등 실질적 불이익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위성 감시의 공백은 이들 기업이 배출 실태를 은폐하거나 축소 보고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다”고 적시하고 있다.

 

 

실제 배출량, 기존 공식치보다 3~10배 높았다


MethaneSAT는 짧은 운영 기간 동안에도 공식 보고치보다 훨씬 높은 메탄 배출량을 밝혀냈다. 

 

미국 퍼미안 분지의 메탄 손실률은 1.8~2.9%로, 미국 환경보호청(EPA) 추정치보다 최소 9배 높았다. 남부 카스피해 지역은 기존 EDGAR 데이터베이스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EDGAR(전자 데이터 수집, 분석 및 검색, Electronic Data Gathering, Analysis, and Retrieval system)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영하는 기업의 각종 재무보고서, 공시자료를 전자적으로 수집·공개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데이터는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입국의 규제 및 ‘청정 가스’ 인증 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감시 공백, 규제 회피와 시장 접근 용이성 증가…기후감시의 투명성, 다시 기업의 ‘자율 보고’로

 

MethaneSAT가 사라지면서 독립적 데이터에 기반한 글로벌 감시·규제의 실효성이 약화된다. 규제기관, 투자자, 시민사회가 기업의 감축 약속 이행 여부를 검증하기 어려워졌다.

 

즉 MethaneSAT가 제공하던 실시간, 고정밀, 무료 데이터의 공백은 기후변화 대응의 투명성을 후퇴시킨다.


그동안 MethaneSAT의 데이터는 EU 등에서 수입 가스의 메탄 배출량까지 평가해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에 활용될 예정이었다. 이제 이런 규제 회피가 쉬워지고, ‘청정 인증’ 없이도 시장 접근이 용이해진다. 

 

자체적으로 배출량 공개를 꺼리거나, 검증 시스템이 부족한 신흥국 국영기업들은 더욱 배출 실태를 은폐할 유인이 커졌다.

 

 

기후감시의 기술적 실패와 구조적 리스크 드러내…기후 투명성 위기 '경고'

 

MethaneSAT의 실패로 위성 기반 기후감시의 인프라 취약성이 드러났다. 기술적 실패는 물론 운영에 있어서의 구조적인 리스크까지 드러냈다는 비난도 나온다. 

 

EDF(환경방어기금)는 보험으로 일부 손실을 보전할 예정이나, 후속 위성 발사는 아직 미정이다. 그동안 남은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개발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후속 임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글로벌 감시 체계 구축을 위해선, 기술적 안정성·재정적 지속성·국제 협력 등 복합적 과제가 남았다.

 

MethaneSAT의 침묵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은 글로벌 석유·가스 메이저와 신흥국 국영기업임이 분명하다. 이들은 메탄 배출 실태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규제·시장 제약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기후감시의 투명성은 후퇴했고, ‘자율 보고’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위험이 커졌다.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독립적 감시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다.

 

한국 에너지기업에 어떤 영향?…향후 대책


한국 기업(특히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도 해외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서 상당한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한국 기업의 해외 석유·가스 자산에서 발생한 메탄 배출량은 약 290만 톤 CO₂eq로, 이는 국내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량의 약 45%에 달한다. 특히 국내 공기업이 해외 석유·가스 생산과 메탄 배출의 62~86%를 차지한다.

 

한국이 LNG(액화천연가스) 세계 3위 수입국임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생산·수입되는 LNG 및 석유·가스의 메탄 배출까지 고려할 때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은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을 수 있다.

 

한국은 2021년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가입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MethaneSAT의 데이터는 이행 상황을 국제적으로 검증하는 데 중요한 근거였다.

 

EU 등은 수입 가스의 메탄 배출량까지 평가해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MethaneSAT 데이터가 없을 경우 한국의 해외 자산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와 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는 "해외 자산의 메탄 배출 실태가 국제적으로 덜 노출될 수 있는 단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글로벌 기후 규제와 시장 압박이 강화될 경우, 투명성 결여가 오히려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에너지 업계는 MethaneSAT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체적인 MRV(측정-보고-검증) 체계 강화, 국제 협력, 데이터 투명성 확보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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