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의 임기 3개월 조기 사퇴로 KAI 민영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KAI는 과거에도 대한항공, 현대중공업 등 대형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 국민연금공단(9.29%) 등으로, 사실상 정부가 지배하는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한화 vs LIG넥스원, ‘K-방산’ 주도권 쟁탈전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해양 플랫폼을 확보한 데 이어, KAI 인수로 육·해·공 방산의 ‘완전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가 KAI까지 품을 경우,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며 방산업계 생태계 독식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한화는 최근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KAI 인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분야의 강자로, 항공 분야까지 확보하면 한화와의 양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방산업계 균형을 위해 LIG넥스원이 KAI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인수에 필요한 자금(약 3조원 추산) 조달이 최대 관건이다.
LG그룹의 변수…‘자금력+전략적 제휴’ 시나리오
LG 계열사가 70%, LIG넥스원이 30%의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2년 전부터 인수 준비에 착수했고, LG 계열사를 통한 자금 확보설도 돌고 있다. 과거 현대차, 풍산 등이 지분 참여 방식 인수를 검토했으나 무산된 전례가 있다.
업계 전망과 우려
결국 인수전의 최대 변수는 ‘자금력’과 ‘정치적 결정’이다. KAI 민영화는 방산업계뿐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의 지형을 바꿀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KAI 민영화 논의는 단순한 기업 매각을 넘어, 한국 방산산업의 미래와 산업 생태계의 균형,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복합적 이슈가 얽혀 있다. 한화, LIG넥스원, LG 등 주요 플레이어들의 전략적 행보와 정부의 결정이 향후 방산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