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 피해 공식 사과문과 1차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와 피해 고객들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식 입장 발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 언론 기사에는 “늦장 대응”, “형식적 사과”, “실효성 없는 보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티켓 예매 플랫폼인 예스24는 지난 6월 9일 발생한 랜섬웨어 해킹 사고에 대해 사고 발생 일주일 만인 16일, 김석환·최세라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예스24는 한세그룹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장남인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부회장)와 전문경영인 최세라 대표가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예스24 해킹 사고 발생(9일 오전 4시)부터 공식 사과문 발표(16일 오후 7시)까지는 총 183시간이 걸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회사이름을 Yes24에서 No183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사과는 ‘늦장 대응’과 ‘형식적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초기 예스24는 해킹 사실을 숨기고 “시스템 점검”이라는 모호한 공지만 남겼으며, 이용자들에게는 해킹 사실을 36시간이 지나서야 통보했다는 점에서 신뢰를 크게 잃었다.
1차 보상안…“피해 유형별 보상” 내세웠지만 실효성 논란
예스24가 내놓은 1차 보상안은 서비스별로 세분화되어 있다. 도서·CD·LP 구매 고객에게는 무상 반품, 배송 지연에는 2000포인트 지급, 이북(eBook) 대여상품은 5일 연장, 공연 티켓 예매 고객에겐 티켓 금액의 120% 예치금 환불(관람 불가 시), 예매 취소 시 20% 예치금 보상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보상 기준이 제한적이고, 실질적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한정판 도서나 인기 공연 티켓을 놓친 이용자, 크레마클럽 장기 구독자 등은 금전적 손실과 기회비용을 온전히 보상받기 어렵다는 불만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예치금 환불” 방식은 현금 환불이 아닌 자사 포인트 지급에 불과해, 피해자 입장에선 실질적 보상 체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늦장 공지·불투명 소통…신뢰 회복 멀었다
예스24는 “랜섬웨어 특성상 해커 반응 감시와 추가 위협 가능성 때문에 정보 공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고객들은 “정확한 정보와 피해 상황을 더 빨리,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유관기관의 기술 지원 요청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기업 이미지 방어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일부 고객은 “개인정보 유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실효성 없는 보상”에 대한 실망…“현금 아닌 예치금·포인트 지급” 반발
공연 티켓 예매자, 도서·이북 구매자, 크레마클럽 등 유료 구독 서비스 이용자들은 “피해와 기회비용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공연 티켓 예매 고객들은 “예치금 환불만으로는 상실감을 보상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배송 지연에 2000포인트 지급, 이북 대여 5일 연장 등도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공연 티켓 예매 고객들은 “피켓팅을 뚫고 어렵게 예매한 공연을 못 봤는데, 예치금 환불만으로는 상실감을 보상받을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예매 취소 시 20% 예치금 보상”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예스24가 대부분의 보상을 현금이 아닌 예치금이나 포인트로 지급하는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결국 자사 서비스로의 재이용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실질적 피해 구제보다 기업의 비용 최소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불안…제한된 보상시스템에 불만
회원 2000만명이 넘는 예스24의 특성상,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크게 표출됐다. 회사 측이 “유출 정황은 없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조사 결과와 투명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또 보상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일부 서비스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불만 요인이다. “아는 사람만 보상받는 구조”라는 지적이 커뮤니티와 SNS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고객 반응…“사과도 보상도 반쪽짜리, 신뢰 회복 요원”
일부 피해 고객들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커뮤니티, SNS에는 “대처가 최악”, “정확한 상황을 알려달라”, “이북 환불 원한다” 등 불만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예스24의 이번 사과와 보상안은 고객 신뢰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늦장 대응과 불투명한 소통, 실효성 낮은 보상안이 오히려 이용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보상, 그리고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한, 예스24의 신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