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철도 인프라는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도시 가치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새 노선이 개통되거나 연장되는 지역에선 교통 여건 개선은 물론, 생활 인프라 확충과 인구 유입이 맞물리며 자산 가치까지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2024년 8월 개통된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역과 지하주차장이 이어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해 6월과 10월 각각 10억5500만원, 1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전년도 5월(9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년만에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일부 구간이 먼저 개통된 GTX-A노선 역시 주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월 말 개통된 GTX-A 동탄역 인근 경기도 화성시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 ㎡는 2023년 4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며, 개통 직후인 2024년 4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돼 1년 새 1억원이 올랐다. 이어 올해 6월에는 13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처럼 철도 개통이 실거래 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주면서, 청약시장에서는 이른바 ‘선점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제일건설이 경기도 의왕시 고천지구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 의왕고천’은 1순위에서 165가구 모집에 3560건이 접수돼 평균 2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 100% 계약을 완료한 바 있다. 이 단지는 도보 약 5분 거리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의왕시청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인 역세권 아파트로 주목받았다.
5월 청약을 받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는 일반공급 634가구 모집에 4만3547명이 몰려 1순위 평균 68.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바로 앞에 예정된 동탄 트램 2호선을 비롯해 GTX-A 동탄역과 SRT, 신분당선 연장선 등 다양한 광역교통 호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철도 호재는 단기간 반짝하는 이슈가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프리미엄이 형성되거나 조정된 뒤 개통 후에는 재차 상승하는 구조를 띤다”며 “단순히 신설 노선 여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역과의 거리, 환승 편의성, 도심 접근 시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철도 개통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이어져 주목받는다.
GS건설은 오는 8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원에서 ‘안양자이 헤리티온’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17개 동, 총 1716가구 규모로 이중 전용면적 49~101㎡ 63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 단지는 수도권 1호선 명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단지다.
특히 서울방향 한 정거장인 안양역에 시흥 월곶에서 성남 판교를 연결하는 월곶판교선이 개통할 예정에 있고, 수원 방향으로 한 정거장 거리인 금정역에는 경기도 양주~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이 계획돼 있어 신규철도 수혜가 기대된다. 여기에 단지 남측으로 수리산이 있어 쾌적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대우건설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일대에 '왕숙 푸르지오 더 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1147가구 규모로, 두 개 블록(B1, B2)으로 구성된다.
B1블록은 지하 2층~지상 29층, 5개 동, 전용면적 74~84㎡ 560가구 중 124가구가 일반분양되며, B2블록은 지하 2층~지상 29층, 5개 동, 전용면적 74~84㎡ 587가구 중 17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 북측에는 4호선 복선전철 풍양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고, 왕숙지구엔 GTX-B노선 왕숙역(가칭)과 서울 9호선 연장 계획 등 교통 호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