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혁신 AI 기업 xAI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의 첨단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임차하는 대형 계약을 본격 추진하면서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AI 동맹' 물밑 협상을 주도하면서, 사우디를 세계적인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시키려는 전략이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xAI, 사우디에서 데이터센터 임차 추진…‘휴메인’ 등 대형 AI 인프라 협상 가동
블룸버그, 로이터, 경제지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xAI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의장으로 있는 AI 기업 ‘휴메인(Humain)’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용량 임차를 논의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 휴메인은 향후 10년 내 총 6.6GW(기가와트) 데이터센터 전력용량을 목표로 스케일업을 추진 중이며, 1단계로 50MW(메가와트)급시설(총 1만8000개 엔비디아 최첨단 GB300 블랙웰 AI 칩이 탑재)에서 시작해 2025~2034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xAI-휴메인 협상은 즉각적 단기 수요뿐 아니라 “AI 트레이닝·추론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염두에 둔 중장기(수년 단위) 대규모 공급계약(GW-Scale)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와 xAI간 거래는 데이터센터 오너십이 아니라 ‘임차(Leasing)’ 방식이 기본이며, xAI는 곧바로 사용 가능한 소규모 데이터센터(최대 200MW) 임대 계약도 별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데이터센터 인프라: 세계 최상위급 에너지·AI 칩·자본력 가격경쟁력 "최강"
머스크의 xAI가 사우디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에너지 단가”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천문학적 투자, AI 칩 등 세계 최상위급 디지털 인프라 접근성, 그리고 정치·상업적 우호성이 꼽힌다.
현재 휴메인은 2030년까지 1.9GW, 2034년까지 6.6GW 규모의 대형 AI 데이터센터 밸리 구축계획을 출범시켰으며, 첫 시설은 동부 2.3제곱마일 부지에 200MW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10개 이상으로 설계됐다.
이달 초 휴메인은 엔비디아 GB300 블랙웰 칩 1만8000개 일괄 도입계약도 확정, “사우디 AI 고속도로”의 초석을 마련했다. 현지 네옴(NEOM) 지역에는 1.5GW급 순수 신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도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2024년 기준 사우디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이며, 연평균 19.6% 성장해 2030년 39억 달러 도달이 예상된다.
xAI의 글로벌 AI 인프라 전략, 그리고 ‘콜로서스’ 슈퍼컴퓨터
미국 멤피스에는 이미 xAI의 자체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 슈퍼클러스터가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10만~20만개의 엔비디아 H100 GPU급 AI 프로세서로 무장, 향후 2026년까지 100만개 GPU로 확대할 계획이다. xAI는 추가로 260MW의 전원공급, 100에이커(약 40만㎡) 이상의 용지에 신규 슈퍼컴퓨터와 연계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데이터 파크로 확장할 구상도 내비치고 있다.
이번 사우디 협력은 미국 내 전력공급·인프라 한계를 넘어 글로벌 멀티허브화, 초대형 AI 트레이닝·추론 인프라의 ‘지리적 다원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사우디, ‘글로벌 AI 허브’ 선언…AI·반도체·데이터센터 ‘삼위일체’로 초대형 투자 드라이브
2024년 5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 따르면, 사우디의 휴메인 프로젝트는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제로탄소 에너지’까지 묶은, 비전2030의 대표 ICT 신성장 동력이다. 향후 10년 내 사우디는 AI 전용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을 8.1GW로 확대, 세계 AI 컴퓨팅 파워 7% 점유를 목표로 내걸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약 9400억 달러(1300조원) 이상의 자산을 바탕으로 미국·중국·유럽 빅테크와 AI 슈퍼클러스터 모델 역내 직접 유치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AI 인프라 헤게모니, 이제는 중동이 판 흔든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 그리고 사우디의 휴메인·국부펀드·네옴 등 현지의 초거대 AI·반도체 인프라 전진 기지, 여기에 미국과 아부다비(UAE)까지 가세한 ‘데이터센터 냉전’이 본격화됐다.
이번 xAI-빈살만 ‘기가와트 동맹’은 단순 밸류체인 협력을 넘어, 데이터-전력-반도체-클라우드까지 한 몸뚱어리처럼 연결되는 AI 초강대국 전략의 서막이자, 새로운 글로벌 헤게모니 다툼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AI 인프라 지배권을 거머쥔 국가와 기업이 향후 20년 세계 경제 질서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처럼, 이번 머스크-빈살만 데이터센터 계약 논의는 중동이 ‘미래산업의 심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