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페인 민간 우주항공기업 제로투인피니티(Zero 2 Infinity)가 7월 7일 인천 송도에서 ‘제로투인피니티코리아’ 공식 출범을 알리며 한국 우주관광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헬륨 풍선을 활용해 지상 32km 성층권까지 승객을 안전하게 실어올리는 ‘블룬(Bloon)’ 플랫폼을 앞세워, 우주 관광의 대중화에 도전한다.
우주관광, 가격과 안전성에서 ‘게임 체인저’ 될까
제로투인피니티의 풍선 기반 우주 관광은 1인당 약 1억6000만원(약 13만 달러)으로, 기존 로켓형 우주여행(3억~6억 원) 대비 2~3배 저렴하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버진 갤럭틱(5억원), 블루 오리진(3억원)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높다.
2009년 설립된 제로투인피니티는 15년 이상 고도 풍선 및 소형 로켓 기술을 축적, 무인 비행으로 32km까지, 유인 시험비행으로 9.7km까지 성공했다. 상용 유인비행은 자금 조달이 원활할 경우 2년 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풍선 기반 접근은 로켓 대비 진동과 폭발 위험이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실제로 “이미 검증된 방식”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별 프로젝트’…반려동물 유해, 우주에서 별로 흩날린다
제로투인피니티코리아의 첫 공식 프로젝트는 ‘별(byul) 프로젝트’다. 반려동물의 유해를 별모양 오브제로 제작, 열기구에 실어 32km 상공에서 우주로 흩뿌리는 장례 방식이다. 국내 장묘업체 21그램과 협업, 2025년 12월 첫 발사가 예정됐다.
1회 서비스 비용은 100만원 미만으로 책정, 9~11월 2100개의 ‘별’을 모집해 기상 조건이 허락하면 연내 발사 계획이다. 캡슐은 생분해성 플라스틱(PLA)과 친환경 잉크로 제작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미 일본·미국 등에서도 반려동물 우주장례 서비스가 300만~500만원대에 이뤄지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새로운 장례문화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우주관광 시장, 성장 가능성 ‘인피니티’
2025년 전 세계 우주관광 시장은 약 12조원(약 126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2030년에는 50조원(약 67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로투인피니티측은 “한국은 고학력 인력과 자동차산업 등 제조 인프라가 뛰어나 우주 비행체 제작에 최적”이라며, "이번 출범이 한국을 차세대 우주산업의 중심으로 만들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로투인피니티 CEO “우주, 더 이상 먼 나라의 전유물 아냐”
제로투인피니티의 호세 마리아노 로페즈 우르디알레스 CEO는 “우주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해외여행 가듯 우주 가장자리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대가 열린다”며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정서적 우주 플랫폼을 한국에서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로투인피니티코리아의 출범은 한국 우주관광 산업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풍선 기반의 친환경·저비용 우주 접근 기술과 감성적 서비스 모델이 결합되며, 우주가 ‘소수의 꿈’에서 ‘모두의 현실’로 바뀌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