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는 발언을 하며 라면값 인상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실제로 2000원을 넘는 라면 제품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와 유통 현장, 통계 자료를 종합하면 하림, 삼양, 오뚜기 등 일부 프리미엄 라면과 대형 용기면이 2000~3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2000원 넘는 라면, 하림 ‘더 미식 장인라면’이 대표주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준으로 가장 비싼 라면은 하림산업의 ‘더 미식 매움주의 장인라면’으로, 2개입에 5800원(1개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더 미식 오징어라면컵’, ‘장인라면’ 등이 2800원에 판매된다.
삼양식품의 ‘탱글’(1개 2200원), 오뚜기의 ‘열치즈라면’(2000원), ‘분식집 라면시리즈’(2000원), ‘마슐랭 마라샹궈’(2300원), ‘빅컵누들’(2500원) 등도 2000원을 넘는다.
농심의 대표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 블랙’은 1봉지 1900원으로 2000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라면 더레드’, ‘신라면 블랙’ 등 일부 용기면은 1800~1900원대에 형성돼 있다.
전체 라면 중 2000원 넘는 제품은 10% 미만…주력 제품은 1000~1500원대
실제 전체 라면 중 2000원 넘는 제품 비중은 10% 내외에 그친다. 편의점 기준으로도 대다수 주력 라면은 1000~15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안성탕면 등 국민적 인기 제품은 1000~12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2000원 넘는 라면은 프리미엄, 대용량, 특수 콘셉트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평균 라면값이 2000원을 넘는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림, 프리미엄 전략…시장점유율은 1% 미만
하림산업은 2021년 라면 시장에 진출한 이후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고가 라면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0.8%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농심이 56%, 오뚜기·삼양·팔도 등이 2~4위를 차지하며, 하림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만 아주 미미하게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라면값 인상, 고물가·원가상승·정치 공백기 영향
라면값이 최근 4년 새 10~22% 인상된 배경에는 원자재·에너지·인건비 상승, 환율 급등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국정 공백기에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이 다시 거세지며, 식품업계는 ‘고급 제품만 부각돼 평균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2000원 라면’의 실제 주인공은 하림 ‘더 미식 장인라면’ 등 일부 프리미엄·대용량 제품에 집중돼 있다는게 팩트다. 전체 라면 시장에서 2000원 넘는 제품은 소수에 불과하며, 국민 주력 라면은 여전히 1000~15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특수 콘셉트 제품의 가격 인상이 시장 전반의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의 균형 잡힌 물가 관리와 소비자 소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