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아마존이 차세대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쿠이퍼(Project Kuiper)’의 위성 발사를 위해 주요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도움을 받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24기의 쿠이퍼 위성이 실려 발사되는 임무(KF-01)가 예정되어 있다. 이는 아마존이 발사 일정을 맞추기 위한 고육책으로, 전례 없는 경쟁사 간 협력의 한 사례라는 평가다.
프로젝트 쿠이퍼의 발사 현황 및 FCC 규제 압박
올해 4월과 6월, 아마존은 아틀라스 V 로켓(United Launch Alliance, ULA)을 이용해 각각 27기씩 총 54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이번 스페이스X 팰컨 9 발사(24기)까지 성공하면 총 78기가 궤도에 배치된다.
이는 전체 계획 3236기 위성 중 약 2.4%에 불과하며, FCC가 요구하는 2026년 7월 30일까지 최소 1618기(약 절반)의 위성 운영 마감 시한 대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FCC 발사 마감 시한 및 의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아마존에 2026년 7월까지 최소 절반 이상의 위성 배치를 요구하는 엄격한 조건을 부과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아마존의 위성 인가가 이미 배치된 위성으로 제한될 위험이 있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한 달 평균 95기 위성을 15개월간 발사해야 하며, 이는 위성 산업에서 '전례 없는' 발사 속도다.
스페이스X와의 협력 배경 및 산업적 의미
아마존은 초기 계획에서 신뢰성 높은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을 활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주주들의 압박과 발사 일정 압박 속에 2023년 12월 스페이스X와 최소 3번의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이스X는 자사 스타링크(Starlink) 위성군 약 8000기로 세계 최대 위성 인터넷 사업자이며, 아마존과 직접 경쟁 구도에 있다.
이번 협력은 경쟁사들이지만 상업적 우주 산업의 현실적 발사 인프라 부족과 신뢰성 높은 발사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 ULA 등과도 계약했으나, 즉시 발사가 가능한 로켓은 현재 ULA뿐이며,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New Glenn)은 단 한 차례 발사 후 부스터 회수에 실패, 두 번째 비행은 8월 중으로 지연됐다.

프로젝트 쿠이퍼와 스타링크 경쟁 구도
프로젝트 쿠이퍼는 전 세계 소외 지역에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며, 약 3236기 규모의 위성군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스페이스X 스타링크는 이미 8000기에 육박하는 위성으로 전 세계 500만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아마존은 100억 달러 이상 투자했으며 2025년 말 상용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X 발사 신뢰도 및 현황
2025년 들어 스페이스X는 팰컨 9 로켓을 중심으로 85회의 성공 발사를 기록 중이며, 발사 성공률은 99.4%에 달한다. 연간 발사 목표는 약 180회로, 올해 현재까지 47%를 달성하며 높은 발사 빈도를 유지하고 있다.
팰컨 9의 빠른 재사용과 높은 신뢰성 덕분에 아마존의 이번 협력은 위성 배치 일정 준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및 전망
이번 아마존과 스페이스X의 협력은 우주 산업의 공급망 복잡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실상 경쟁사를 통한 자원 공유가 불가피한 현실을 반영한다. 아마존은 FCC의 엄격한 규제와 빠듯한 발사 일정 압박, 그리고 발사체 가용성 제한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프로젝트 쿠이퍼를 조속히 궤도에 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한편, 블루 오리진 뉴 글렌 등의 발사체가 아직 안정적 운영 단계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아마존이 스페이스X 팔콘 9에 의존하는 현상은 향후 우주 발사 시장의 경쟁과 협력 양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하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