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조현상 HS효성 회장이 김건희 씨 측근이 지분을 보유한 벤처기업 IMS에 35억원을 투자한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뉴스타파와 알파경제, 인베스팅닷컴 등 복수 매체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HS효성의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도요타)가 IMS에 일제히 투자했으며, 실무 담당자 연락처가 모두 동일해 그룹 차원의 지시로 이뤄진 ‘총동원 투자’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계열사 4곳 동원, ‘보험성 투자’ 의혹
조현상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에이에스씨는 더클래스효성과 신성자동차를, 나머지 계열사도 사실상 조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투자 담당자가 모두 동일 인물로 확인되면서, 독립적 투자라기보다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IMS 투자를 총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점도 의심을 키운다. 2023년 효성 전 임원 A씨가 조현상 회장의 차명 소유, 세금 탈루, 효성캐피탈 자금 전용 등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수사가 임박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실제로 IMS는 자본잠식에 가까운 부실 벤처기업이었고, 김건희 씨의 최측근이 투자금 중 46억원을 받아 엑시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재계 관계자들은 “IMS 투자가 결과적으로 실패였으나, 배임 소지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조현상 회장이 비리 수사 등 위기 상황에서 권력 핵심 인물의 측근 회사에 ‘보험성 투자’를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차명 소유·자금 전용·계열 분리…효성의 반복되는 ‘부정 이슈’
이번 IMS 투자 논란은 효성그룹의 오랜 지배구조·윤리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뉴스타파는 조현상 회장이 벤츠·폭스바겐 딜러사(더클래스효성, 마이스터모터스, 중앙모터스)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효성캐피탈 자금을 사적으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연속 보도했다. 실제로 효성캐피탈은 10년간 11명의 임원에게 4300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이 드러났고, 이 중 상당 금액이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효성그룹은 과거에도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계열사 부당 지원, 허위 채용, 입찰 담합 등 각종 불법·탈법 행위로 검찰 수사와 공정위 제재를 반복적으로 받아왔다.
2018년에는 조현준 회장이 100억대 비자금 조성·배임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고, 효성-현대중공업과의 변압기 입찰 담합,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과의 유착·로비 정황도 폭로됐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악연’도 재조명
이재명 대통령과 효성그룹의 악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효성중공업 내부고발자가 경기도에 변압기 입찰 담합을 신고하자, 효성은 경기도와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항의성 내용증명을 보내고, 공정위 신고시 법적 조치를 경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당시 경기도 관계자는 “효성이 공기관을 상대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고, 내부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회상했다.
‘윤리경영’ 구호 무색…반복되는 효성의 구조적 리스크
이번 IMS 투자 논란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계열사 운영, 오너 리스크, 반복되는 담합·비자금·차명 소유 등 구조적 부정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효성 측은 “신규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투자했다”고 해명했지만, 내부 고발과 외부 감시가 이어지는 한 ‘윤리경영’ 구호는 공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