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재명 정부가 소득별로 차등 지급하는 민생지원금(민생회복 소비쿠폰) 도입을 추진하면서, 실제 소비 회복의 최대 수혜 기업군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전국민에게 1인당 15만~25만원, 저소득층에는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지역화폐 등 소비쿠폰 형태로 지급해 내수 진작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마트·편의점, ‘즉각적 매출 증가’ 기대
소비쿠폰은 지역화폐, 상품권 등 사용처가 제한되거나 특정 업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유통업체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전망이다.
실제로 과거 남원시, 나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민생지원금 사례에서 지역화폐가 전통시장, 골목상권, 소상공인 매장 등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되며 매출이 급증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하나로마트 등도 사용처 제한이 완화될 경우 수혜 범위가 넓어진다.
식품·생필품·주류업체, ‘실용재 소비’로 수혜
지원금 대부분이 생필품, 식료품, 주류 등 실용재 소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식품기업과 주류기업의 매출 회복도 기대된다. IBK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를 대표 수혜주로 꼽았다. 하반기 민생지원금이 풀리면 주류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며, 하이트진로의 소주·맥주 매출이 직접적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 점유율 70%를 돌파하는 등 시장 지배력이 매우 높다.
식품·음료업체 전반, 생활용품 기업 역시 소비 진작의 직접적 수혜주로 꼽힌다. 지원금이 식료품, 생필품 등 실용재 소비로 이어지는 만큼, 오뚜기(라면·간편식), CJ제일제당(식품 전반), 농심(라면·스낵), 대상(조미료·가공식품), 롯데칠성음료(음료·주류) 등 식품 대기업도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소상공인·전통시장,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
민생지원금이 지급되면 사용처가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신세계), 롯데마트(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전국망을 가진 대형 유통업체가 매출 증가의 직접적 수혜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시에도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경험이 있다.
만약 소비쿠폰이 대형마트 사용 제한 정책을 통해 지역화폐로 지급될 경우, 대형 유통업체보다 전통시장, 동네마트, 소상공인 매장 등 골목상권에 더 큰 효과가 집중된다. 실제로 제한을 했을 경우, 소상공인 매출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승수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정부 역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을 우선하라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외식업, 카페, 미용실, 학원 등 서비스업종도 현장 소비가 늘면서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저소득층 지원금의 경우 실생활 밀착 소비로 연결돼 외식·서비스업 매출이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유통업계, 결제 인프라 강점에 ‘반색’
카드업계 역시 대규모 현금성 지원금이 카드 결제망을 통해 유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개선과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국 단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카드사들은 결제 수수료 수입 증가, 소비 데이터 확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외식·소상공인, 매출 회복 기대…소득 하위층 소비진작 효과 두드러져
논문·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외식업, 식료품, 생활필수품 등 실용재 소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컸으며, 외식·마트·편의점 등 소상공인 업종의 매출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연구기관 분석 “지원금 30~70% 소비로 연결…특정 업종 효과 뚜렷”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논문(2021)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전반적으로 가구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특히 저소득층의 식료품·주류·외식 등 실용재 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또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1차 긴급재난지원금 투입 예산 대비 약 26%의 매출 증대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 대만 등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소비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민생지원금(민생회복지원금) 정책은 경기부양과 취약계층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러나 지급 방식, 대상, 규모, 사용처 제한 등 세부 설계에 따라 경기진작 효과와 재정 건전성,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국내 경제분야 전문가는 "지역화폐·쿠폰 등으로 지급하되, 사용처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전통시장·소상공인·편의점·외식업 등 실질적 내수 업종에 집중하는 것이 최적이다"면서 "중하위 소득계층에 두텁게, 중산층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확장 선별지급’이 더 효과적이며, 지급 규모는 재정건전성 고려해 GDP 대비 1% 내외, 신속 집행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저소득·취약계층에 두텁고 신속하게, 지역·소상공인 중심으로 설계된 맞춤형 민생지원금이 소비진작과 내수 활성화에 가장 효과적이다. 정책 효과를 실시간으로 계량 분석해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이터 기반, 피드백형 정책’이 지금 한국 경제 살리기에 최적의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