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이재명 정부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가치가 원화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차세대 금융 주도권의 핵심으로 보고 제도화·육성에 나선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통화·결제 주권 확보와 디지털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신속 도입”…민주당,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더불어민주당은 6월 10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신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금융위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국내 법인이라면 은행·증권·보험 등 전통금융사는 물론 플랫폼·IT기업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디지털자산의 법적 정의와 감독, 투자자 보호, 자율규제기구 설립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의존도를 낮추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글로벌 결제·정산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디지털경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선도국가로 우뚝 서기 위한 제도적 초석”이라고 밝혔다.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총 2700조원(2조달러) 전망…달러 사용 확대할 것”
미국 재무부와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패권 유지의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12일 상원 청문회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28년까지 2조달러(약 2700조원)를 넘을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달러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 시총은 약 2470억달러(약 330조원)로, 3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감독·준비금 요건을 명확히 한 ‘GENIUS Act’ 등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베센트 재무 장관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수요를 확대하고, 미국 국채(US Treasuries) 수요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 10년간 10%p 감소…‘금’이 2위로 부상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의 비중은 최근 10년간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IMF(국제통화기금)와 ECB(유럽중앙은행)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달러 비중은 46~57%로 10년 전(약 66%)보다 크게 줄었다.
한편, 유로를 제치고 ‘금’이 글로벌 공식 외환보유액의 20%를 차지하며 2위로 올라섰다. ECB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통화 패권의 새 무대”…한국도 제도화 속도전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정산·투자 시장에서 달러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디지털 트로이 목마’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제도화와 시장 육성에 속도를 내며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 있고,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 경제 주권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적 도입 여부가 글로벌 금융질서 변화 속 ‘K-머니’의 위상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이란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 유로, 원화 등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자산에 연동되어 있다. 이는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거래 및 결제 수단으로서 안정성을 제공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경제에서 결제, 송금, 투자 등 다양한 금융 활동에 활용되며, 특히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통화 주권 확보와 디지털 자산의 신뢰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함께 미래 금융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