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체는 성장, 개별 종목은 하락’
올해 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1분기 국내 상장사 주식성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시총) 외형은 올 1분기에 70조원 정도 늘었지만,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10곳 중 6곳꼴로 시총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목 등이 10조원 넘게 시총을 끌어올리며 국내 주식시장 체격 자체는 커졌지만,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시총 하락으로 울상을 지은 곳이 더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화 그룹 상장 계열사 4곳은 올 1분기에 시총 1조 클럽 중 시총 증가율 TOP 10에 4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또 젬백스&카엘(젬백스)과 현대로템 2곳은 시총 1조 클럽 중 올 1분기 시총 외형이 배(倍)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9일 ‘2025년 1월 초 대비 3월 말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코스피+코스닥+코넥스)은 우선주를 제외한 2761곳이고, 올해 초(1월 2일)와 3월 말(3월 31일) 시총 변동 금액과 순위 등을 비교해 살펴봤다. 시총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시총 규모는 2324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연초에는 2254조원 정도였는데, 올 1분기 시총 체격은 70조원 정도 증가했다. 시총 증가율은 3.1% 수준이다. 시총 외형 변동 자체만 보면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흐림’에서 ‘다소 맑음’으로 달라졌다.
하지만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희비는 엇갈렸다. 2760곳이 넘는 주식종목 중 1052곳(38.1%)은 시총 체격이 상승했으나, 1571곳(56.9%)은 감소세를 보였다. 137곳(5%)은 시총 증감에 변동이 없거나 신규 상장된 경우에 해당됐다. 크게 보면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10곳 중 6곳꼴로 시총 하락의 늪에 빠진 셈이다.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 종목 숫자는 올 1분기에 2곳 많아졌다. 올해 초 시총 1조 클럽에는 240곳이 이름을 올렸는데, 지난 3월 말에는 242곳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 1분기에 시총 1조 클럽에서 13곳은 탈락했지만, 15곳은 신규 입성했다.
올 1분기(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으로 시총 증가액이 1조원 넘게 상승한 곳은 27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3곳은 시총 외형이 10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 주식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23조원 이상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 종목의 올해 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시총은 318조 7863억원에서 342조 1550억원으로, 3개월 새 23조 3686억원 넘게 상승했다.
SK하이닉스(14조 1960억원↑)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조 106억원↑)도 올 1분기 시총 증가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124조 6340억원에서 138조 8300억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조 5687억원에서 28조 5793억원으로 시총 덩치가 각각 커졌다.
이외 ▲한화오션(8조 9779억원↑) ▲현대로템(5조 773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조 693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조 6939억원↑) ▲두산에너빌리티(3조 452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조 3948억원↑) ▲알테오젠(2조 9858억원↑) ▲POSCO홀딩스(2조 3547억원↑) 종목도 올 1분기에 시총 외형이 2조원 넘게 높아졌다.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초 14조 6711억원이던 것이 지난 3월 말에는 10조 5257억원으로 1분기 시총 외형만 4조 1454억원 이상 감소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을 제외하고 최근 3개월 새 시총이 2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8곳 더 있었다.
이들 종목군에는 ▲고려아연(3조 7058억원↓) ▲기아(3조 6983억원↓) ▲삼성SDI(3조 5069억원↓) ▲현대차(2조 9946억원↓) ▲셀트리온(2조 9549억원↓) ▲LG에너지솔루션(2조 6910억원↓) ▲HLB(2조 4023억원↓) ▲HD한국조선해양(2조 1231억원↓) 종목이 포함됐다.
◆ 1분기 시총 TOP 100에 8곳 신규 진입…코오롱티슈진, 151위→98위로 전진하며 TOP 100 입성
올 1분기 시총 TOP 100 순위도 요동쳤다. 8개 주식 종목은 올해 1월 초만 해도 시총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지난 3월 말에는 상위 100곳 명단에 신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코오롱티슈진은 올해 연초 시총 순위가 151위였는데, 3월 말에는 98위로 3개월 새 53계단이나 전진하며 시총 TOP 100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114위→88위)과 휴젤(104위→83위)도 올 1분기에 시총 순위가 20계단 상승하며 시총 100위에 안착했다.
이와 달리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초만 해도 시총 순위 81위였는데, 지난 3월 말에는 114위로 올 1분기에 33계단 하락하며 시총 TOP 100에서 탈락됐다. 이외 ▲넷마블(80위→106위) ▲SK바이오사이언스(92위→117위) ▲엔씨소프트(87위→110위) ▲한미약품(98위→119위) 역시 시총 순위가 최근 3개월 새 20계단 후퇴하면서 시총 100위 명단에서 빠졌다.
국내 주식시장을 선두에서 이끄는 시총 상위 TOP 20 순위도 부침이 컸다. 특히 상위 20곳 중 10위~20위 사이 시총 종목의 순위가 다소 요동쳤다. 지난 3월 말 시총 1~9위에 속한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LG에너지솔루션(3위) ▲삼성바이오로직스(4위) ▲현대차(5위) ▲기아(6위) ▲셀트리온(7위) ▲KB금융(8위) ▲네이버(9위)는 올해 초와 3월 말 시총 순위가 같았다.
이와 달리 시총 10~20위 중에서는 현대모비스(12위)만 자리를 지키고 나머지는 순위 자리가 바꿔졌다. 이 중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초 시총 순위가 22위였는데, 지난 3월 말에는 시총 10위로 TOP 10 에 입성했다. 한화오션 역시 같은 기간 34위에서 16위로 전진하며 시총 상위 10위권대에 진입했다. 이외 ▲알테오젠(1월 초 26위→3월 말 18위) ▲카카오(21위→19위) 종목도 지난 3월 말 기준 시총 상위 20위 안에 신규 진입했다.
반대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총 20위 명단에 포함됐던 곳 중 4곳은 3개월 새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들 종목군에는 삼성그룹 계열사 2곳도 포함됐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시총 순위가 17위였는데, 3월 말에는 25위로 밀려났고, 삼성화재도 19위에서 24위로 20위권 밖으로 후퇴했다. 이외 ▲고려아연(16위→26위) ▲SK이노베이션(20위→23위) 종목도 지난 3월 말 시총 TOP 20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242개 주식종목 중 작년 초 대비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코스닥 업체 ‘젬백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종목의 올해 초 대비 3월 말 기준 시총 상승률만 해도 125.5%(5835억원→1조 3158억원)로 고공행진했다.
현대로템도 같은 기간 올 1분기 시총 증가율이 100%를 넘겼다. 앞서 종목의 올 1분기 시총 증가율은 101.5%(5조 6863억원→11조 4599억원)로 상승하며 시총 10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외 시총 증가율 TOP 10에는 ▲코오롱티슈진(89.5%↑) ▲한화비전(79.7%↑) ▲한화오션(77.5%↑) ▲한화에어로스페이스(72.5%↑) ▲한화(51.4%↑) ▲SNT다이내믹스(51.4%↑) ▲에스엠엔터테인먼트(47.1%↑) ▲이수스페셜티케미컬(41.3%↑)이 포함됐다. 특히 시총 1조 클럽 내 시총 증가율 톱10 중 4곳은 한화 그룹 상장 계열사여서 주목을 끌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IT 업종을 비롯해 유통과 운송 관련 업종의 종목은 상승세를 보인 곳이 많았지만 2차전지를 비롯해 에너지 및 금융, 게임 관련 업종의 종목들은 시총 하락을 보인 곳이 다소 많았다”며 “문제는 올 1분기 때보다 미국 관세 영향 등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2분기에 국내 경영 실적과 함께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