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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공간차트] 10대 그룹 신년사 키워드 TOP10…‘경쟁·고객’ 1위, 미래·성장·혁신·글로벌·기술·변화·AI·가치 順

총 41회 언급 ‘경쟁’ 1위 랭크…경쟁력 제고 통한 위기 극복 의지 반영
‘고객’도 공동 1위…“고객 만족 위해 끊임없이 도전, 사업도 지속 혁신”
1년 새 9계단 상승 ‘AI’, 톱10 첫 진입…7위 ‘기술’은 리더십 확보 근원
CEO스코어, 2025년 10대 그룹 신년사 키워드 조사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내외적으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국내 10대 그룹의 2025년 신년사에 ‘경쟁’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 속 고환율·고물가 현상 심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본연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0대 그룹은 이같은 정치·경제적 불안정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AI(인공지능)’·‘기술’·‘고객’ 가치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혁신을 가속화하자고 주문했다. 반면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기조에 맞춰 기업의 관심이 집중됐던 ‘친환경’은 올해 키워드 톱10에서 자취를 감췄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10대 그룹의 ‘2025년 신년사’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 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경쟁’(41회)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는 국내 정치 불안요인 까지 가중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은 이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을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0대 그룹 중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포스코였다. 장기화하는 철강 업황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 위기에 처한 포스코가 그룹의 신성장을 견인할 방안으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포스코는 신년사를 통해 “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에 있다”며 “철강 사업의 경우 해외 성장 투자와 탄소 중립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원가의 구조적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차전지소재 사업과 인프라 사업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에너지 정책 변화 등 직면한 위기를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 이어 ‘경쟁’을 많이 언급한 곳은 신세계(12회), SK(6회), 한화(5회) 등이었다. 신세계는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이 찾는 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고 역설했고, SK도 “다가올 미래 도약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본원적 경쟁력’”이라며 “이를 확보하기 위해 운영 개선의 빠른 추진을 통한 경영의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장’과 함께 ‘고객’이란 키워드도 총 41회나 사용됐다. 고객 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고객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특히 고객 가치를 최고의 경영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LG그룹은 최근 4년 간 신년사에서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LG는 2019년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으로 고객을 제시한 후, 해마다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진화·발전시켜 왔다.

 

LG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드리자”며 “우리가 다져 온 고객을 향한 마음과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기술’ 키워드를 꼽은 기업들도 많았다. ‘기술’은 올해 신년사 사용 빈도 순위 7위에 랭크됐다. 포스코가 10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HD현대 8회, 삼성 5회 순이었다.

 

이 중 삼성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술’을 최다 언급했다. 삼성을 만든 핵심 DNA인 기술을 새해에도 중요한 가치로 삼고, 미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는 ‘AI’의 사용 빈도 순위가 지난해 18위에서 무려 9계단이나 높아진 9위를 기록했다. AI 기술이 정보통신 분야 뿐만 아니라 전 산업분야로 확산되면서, AI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AI를 신년 키워드로 사용한 기업중에서 특히 SK그룹이 두드러졌다. SK그룹은 신년사에 AI를 12회나 언급하면서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SK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 구조와 시장의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그룹의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구성원 모두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10대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 또는 보도자료 내 주요 키워드를 발췌해 분석했다. 삼성의 경우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년사로 대체했고, 현대자동차는 신년사를 3일 발표하는 탓에 올해 키워드 조사에선 제외됐다. 올해 신년사가 공개되지 않은 GS도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재계 11위인 신세계는 일반 그룹과 성격이 다른 농협을 대신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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