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스웨덴 가전 브랜드 일렉트로룩스의 한국법인인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이사 마틴요헨룬츠케)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6% 이상 급감한 가운데, 본사 등 특수관계자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폭증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3배 이상 확대됐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는 등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4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감사보고서(감사인: 삼일회계법인, 감사의견: 적정)를 바탕으로 주요 재무 현황과 리스크 요인을 분석했다.
◆ 매출 300억원 선 붕괴…영업손실 3배 이상 확대
2025년 매출액은 298억9,686만원으로 전년(357억5,651만원) 대비 16.4% 감소하며 300억원 선이 붕괴됐다. 매출원가는 178억3,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4% 줄었으나,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187억7,552만원으로 전년 대비 23.9% 급증하면서 매출총이익(120억6,515만원)을 훌쩍 초과했다. 그 결과 영업손실은 67억1,037만원을 기록해 전년(20억7,951만원) 대비 적자 폭이 222.7% 확대됐다. 영업손실률은 매출액 대비 22.4%에 달한다.
당기순손실은 13억4,999만원으로 전년(17억9,816만원)보다 다소 줄었는데, 이는 영업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과거 납부한 법인세 환급액(50억9,769만원)이 법인세수익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영업 경쟁력은 오히려 더 악화된 셈이다.
◆ 지급수수료 476% 폭증…본사·관계사 수수료가 실적 잠식
판관비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급수수료의 폭발적 증가다. 2025년 지급수수료는 50억3,158만원으로 전년(8억7,335만원) 대비 476.1% 급증했다. 이는 전체 판관비(187억7,552만원)의 26.8%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급수수료 급증의 배경에는 본사 및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에 따르면, 2025년 특수관계자에 지급한 지급수수료 등 청구액은 총 118억4,333만원에 달했다. 이 중 관계사인 Electrolux Intressenter AB에 지급한 금액만 104억1,220만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전기(2024년)에도 같은 법인에 대한 지급액이 152억8,081만원(지급수수료 등 합산)에 달하는 등, 한국법인의 수익이 해외 관계사로 대규모로 유출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

◆ 결손금 462억원 누적…완전 자본잠식 상태
계속된 적자로 인해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재무구조는 심각한 상태다. 2025년 말 기준 미처리결손금은 462억6,469만원으로, 자본금(432억원)을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8억1,469만원으로 전년(-4억6,470만원) 대비 자본잠식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월결손금 규모도 방대하다. 감사보고서 이연법인세 주석에 따르면, 이월결손금은 2036년 만기분 46억9,108만원, 2037년 147억9,679만원, 2038년 135억3,084만원, 2039년 27억3,441만원, 2040년 74억6,695만원 등 총 432억2,009만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최근 3년 동안 누적 손실이 발생하여 당기말 현재 모든 차감할 일시적 차이에 대하여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연법인세자산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4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씨티은행으로부터 연 3.61%~4.49% 금리로 33억5,750만원의 단기차입금을 유지하고 있으며, 씨티은행과의 단기대출 한도는 120억원으로 설정되어 있다.
◆ 오너 본사에 수수료로 수익 귀속
회사는 2025년에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 배당금 주석은 "당기 및 전기의 회사의 주주에 대한 배당금은 없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결손금이 누적된 상황에서 배당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배당 대신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한 수익 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25년 특수관계자에 지급한 지급수수료 등 총액은 118억4,333만원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이는 사실상 한국법인의 수익을 본사 및 관계사로 귀속시키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100%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 AB Electrolux(스웨덴)는 직접 배당을 받는 대신,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한국법인의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 재고자산 감소·무형자산 급감…사업 축소 신호
재고자산은 48억2,215만원으로 전년(73억7,190만원) 대비 34.6% 급감했다. 이는 매출 감소에 따른 재고 소진의 결과로 해석되나, 동시에 사업 규모 자체가 축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재고자산평가손실충당금도 18억2,126만원(전년 12억6,577만원)으로 증가해, 보유 재고의 가치 하락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무형자산은 6,214만원으로 전년(37억4,909만원) 대비 83.4% 급감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상각비(3억3,890만원)와 상표권 상각(386만원)이 반영된 결과로, 신규 무형자산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무형자산 신규 취득액은 소프트웨어 3,000만원에 불과했다.
◆ 구조적 적자의 늪에 빠진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우발채무 및 약정사항 주석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7억5,816만원의 계약이행보증 등을 제공받고 있으며,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한도 20억8,000만원을 설정해 두고 있다.
감사보고서 부가가치 계산 관련 주석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임직원 급여는 28억5,241만원, 퇴직급여는 4억7,498만원으로 집계됐다. 퇴직급여는 전년(2억9,856만원) 대비 59.1% 급증했다. 회사는 2019년부터 전 임직원에 대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실적 악화는 단순한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본사 및 관계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폭증하는 비용 구조, 3년 연속 당기순손실로 인한 결손금 누적, 현금성자산 24만원이라는 극도로 취약한 유동성 등은 한국법인의 자생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2024년 6월 모회사 AB Electrolux로부터 165억4,000만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았으나, 이듬해인 2025년에도 실적 반등에 실패하며 자본잠식 규모가 오히려 확대됐다. 삼성전자·LG전자가 지배하는 국내 가전 시장에서 외국계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가운데,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수익성 악화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