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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크록스코리아, 8억 영업적자에도 '수입수수료'로 흑자 포장…매출 35%인 876억 본사 로열티 '퍼주기'

매출 2536억원 1.5% 감소, 7.7억원 영업손실에도 순이익 63.7억원…'수입수수료'의 마법
특수관계자 매입 비중 83.8% 달해… 본사 배불리기 논란 불가피
순이익 훌쩍 넘는 83.7억원 폭탄배당… 국부 유출 우려
본사에 876억원 로열티 지급… 매출의 34.6% 달해
높은 부채비율과 과도한 임차료 부담 '리스크'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크록스코리아(대표이사 양승준)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부상으로는 수십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막대한 '수입수수료'를 받아 적자를 메우는 기형적인 수익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본사 측에는 연간 8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어, 한국 시장이 글로벌 본사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업손실에도 당기순이익 63.7억원… '수입수수료'의 마법

 

3월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크록스코리아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536억원으로 전년(2,574억원)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7.7억원을 기록해 전년(30.3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본업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63.7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69.6억원) 대비 8.6% 줄어든 수치지만, 영업적자 상황에서 어떻게 수십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었을까. 해답은 '영업외수익'에 있다.

 

크록스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외수익으로 110억원을 인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인 94억원이 '수입수수료' 명목으로 들어왔다. 전년도에도 114억원의 수입수수료를 챙겼다. 본업인 신발 판매에서는 적자를 보면서도, 특수관계자 등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익으로 장부상 흑자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 본사에 876억원 로열티 지급… 매출의 34.6% 달해

 

크록스코리아의 가장 큰 페인포인트(Pain Point)는 글로벌 본사로 빠져나가는 막대한 자금이다. 감사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크록스코리아는 글로벌 본사인 Crocs Inc.를 비롯해 Crocs Europe B.V., Jibbitz LLC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지적재산권 사용에 대한 대가로 매년 거액의 권리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크록스코리아가 지급한 로열티(권리사용료)는 876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 해 매출액(2,536억원)의 34.6%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전년도(907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회사가 벌어들인 돈의 3분의 1 이상이 고스란히 해외 본사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 특수관계자 매입 비중 83.8%… '본사 배불리기' 논란

 

이뿐만이 아니다. 크록스코리아는 제품의 대부분을 특수관계자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크록스코리아가 특수관계자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총 1,479억원으로, 전체 매출원가(1,765억원)의 83.8%를 차지했다.

 

직상위 지배기업인 Crocs Asia Pte. Ltd.를 비롯해 싱가포르, 유럽, 홍콩, 일본, 상하이 등 전 세계 크록스 관계사들과 거미줄처럼 얽힌 거래망을 통해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법인(Crocs Singapore Pte Ltd.)으로부터 528억원, 크록스 트레이딩 컴퍼니(CROCS TRADING COMPANY PTE LTD)로부터 848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유통업계 및 해외수입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조정을 통해 한국 법인의 이익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본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전년도엔 순이익 훌쩍 넘는 83.7억원 '폭탄 배당'

 

크록스코리아의 지분 100%는 싱가포르 법인인 Crocs Asia Pte. Ltd.가 보유하고 있다. 2025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2024년에는 무려 83.7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크록스코리아의 당기순이익이 69.6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빼간 것이다. 배당성향은 120%에 달했으며, 액면가(1,000원) 기준 배당률은 무려 1만6,749%를 기록했다.

 

◆ 리스크 요인…높은 부채비율과 과도한 임차료 부담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2025년 말 기준 크록스코리아의 부채총계는 352억원, 자본총계는 23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8.3%에 달한다. 특히 유동부채가 351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자금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구조상 임차료 부담도 상당하다. 지난해 크록스코리아가 지급한 리스료는 총 287억원에 달했다. 이 중 기본 임차료 성격인 최소리스료는 17억원에 불과한 반면, 매출에 연동되어 지급하는 조정리스료가 270억원을 차지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입점에 따른 높은 수수료율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크록스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실질적인 과실은 모두 글로벌 본사가 챙겨가는 구조"라며 "과도한 로열티 지급과 높은 특수관계자 매입 비중 등은 장기적으로 한국 법인의 자생력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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