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중국의 딥시크 쇼크로 인해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어수선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공급을 본격화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3E 개선 제품을 준비중으로 일부 고객사에 1분기 말부터 공급할 예정”이라며 "2분기부터 고객사들이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 12단과 16단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량을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HBM3E 시장에서의 경쟁과 함께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HBM4E 기반 커스텀 제품도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8단 제품의 공급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급사 입장이며 확인이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중국의 딥시크 쇼크가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오전 한때 11% 급락했다가 9.86% 내린 채로 장을 마쳤다. HBM용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6.1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딥시크가 저성능 AI칩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고성능 HBM 수요가 줄어들 거란 전망 때문이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한 삼성전자도 2%대로 내렸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3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삼성전자 8단 HBM3E가 엔비디아의 납품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에도 힘을 받지 못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대한 납품을 앞두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르면 2분기에 엔비디아에 납품예정으로, 이번 납품으로 HBM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