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2024년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연봉 1위의 주인공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애플의 팀 쿡도 아니었다.
지난해 S&P500 상장사 CEO 중 유일하게 1억 달러를 넘는 보상을 받은 인물은 테이저건·바디캠 등 공공안전 솔루션 기업 액손 엔터프라이즈(Axon Enterprises)의 공동 창업자 겸 CEO 릭 스미스(Rick Smith)였다. 그의 연간 보상액은 무려 1억6450만 달러(약 2300억원)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릭 스미스는 2024년 S&P500 상장사 CEO 중 단연 압도적인 보상을 기록했다. 이는 GE 에어로스페이스의 래리 컬프(8740만 달러), 애플의 팀 쿡(7460만 달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8400만 달러) 등 다른 대형 기업 CEO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수치다.
스미스의 보상 패키지는 대부분이 주식 보상으로, 2024~2030년까지 액손의 주가와 실적 목표를 달성해야만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 보상은 ‘0’이 될 수도 있다.
액손은 2024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과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3억7700만 달러)을 기록했고, 주가도 1년 새 160% 급등해 시가총액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이 스미스의 초고액 보상을 뒷받침했다.
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2024년 공식 보수 ‘0달러’로, S&P500 CEO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8년 체결된 560억 달러 규모의 성과 기반 스톡옵션 보상안이 법원 판결로 무효화돼, 머스크는 지난해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머스크의 보상안은 테슬라의 시가총액과 매출, 영업이익 등 12개 목표 달성 시 단계적으로 스톡옵션을 받는 구조였으나, 델라웨어 주 법원은 이사회 승인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취소했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현재 항소 중이다.
2024년 S&P500 CEO의 보상 중간값은 1710만 달러(약 235억원)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주식 보상이 전체 보상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과 주가 등 성과에 연동되는 구조가 확고해졌다.
GE, 애플, 블랙스톤, 캐리어글로벌,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 CEO들도 대부분 보상의 상당 부분을 장기 주식 보상으로 받고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3770만 달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2700만 달러, 대부분 경호비)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릭 스미스의 보상액에는 크게 못 미쳤다.
CEO 보상 증가세는 기업 실적과 주가 상승, 인재 확보 경쟁에 힘입은 결과지만, 일반 직원과의 임금 격차 확대, 기업 거버넌스 및 사회적 책임 논란도 커지고 있다. 릭 스미스의 ‘성과 연동형 주식 보상’은 스타트업의 긴장감과 열정을 유발한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목표 미달 시 ‘0’이 될 수 있는 위험성, 그리고 초고액 보상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동시에 받고 있다.
성과에 연동된 초고액 주식 보상 패키지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가운데, 기업과 사회 모두 ‘성과’와 ‘공정’, 그리고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