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적 저출산 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한 가운데 특히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머스크는 3월 29일(현지시각) 폭스뉴스에 출연해 브렛 바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밤잠을 못 이루게 하는 가장 큰 걱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류의 사멸”이라며 출산율 저하를 경고했다.
이어 “한국의 출산율은 대체출산률(Replacement rate)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3세대가 지나면 한국 인구는 현재의 3~4%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것도 지금의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며 “인류는 사멸하고 있으며, 그런 변화에 진화적으로 대비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체 출산율은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출산율을 말하며, 한국의 경우 대체 출산율은 2.1명 정도, 세계 대체 출산율은 약 2.2명 정도로 알려졌다. 세계 출산율은 1960년대 베이비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그러나 유엔(UN)은 세계 인구가 2100년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2024년 9월부터 여러 차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출산율 그래프와 인구 구조를 공유하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절벽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24년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해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한국 인구는 지금의 약 3분의 1보다 훨씬 적어질 것”이라며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단기적으로 인공지능(AI)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의 붕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다. 물론 2024년에는 소폭 반등해 0.75명을 기록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은 여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신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7.7% 감소한 23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머스크는 출산율 하락에 대한 우려로 자신의 ‘우수한’ 유전자를 널리 퍼트려야 한다며 생물학적 자녀를 늘리기 위해 의학 기술을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현재 여성 4명 사이에서 자녀 14명을 두고 있다.
머스크는 “저출산은 지구 문명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과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고 있는 머스크는 최근 “130일 안에 정부 지출 1조 달러를 줄이겠다”며 재정 위기와 인구 감소를 ‘미래 세대가 짊어질 최대 부채’로 규정했다.
한편,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미국의 미래와 서구 문명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저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힘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며 “미국은 서양 문명 전체를 지탱하는 중심 기둥이며 그 기둥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뉴질랜드나 다른 곳으로 도망갈 수 없다. 그러니 그 기둥을 강화하고 미국이 강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붕이 무너질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자유와 기회의 땅으로 남아 있는 한 위대한 미래에 대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