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자녀가 알려진 14명보다 많으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여성에게도 자신의 아이 출산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자연분만을 하면 뇌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에게 제왕절개를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머스크의 13번째 혼외자를 출산한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온라인 유명인)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와 머스크 주변 인사들의 증언을 인용해 머스크의 출산에 대한 인식과 최근 논란을 전했다.
이 매체는 머스크가 자신의 혼외자들을 관리하는 이른바 ‘해결사’를 통해 임신한 여성들에게 비밀 유지를 강요하고 양육비 지급을 강압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세인트 클레어에 따르면 머스크는 세인트 클레어가 임신하자 “지구 종말의 날 전까지 2세들을 ‘군단’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선 대리모를 써야 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냈다. 세인트 클레어는 지난 2월 14일 엑스를 통해 자신과 머스크 사이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이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 아들의 이름을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초대 왕 ‘로물루스(Romulus)’로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오래된 해결사 역할을 해온 측근 재러드 버철은 2024년 12월 연락이 끊긴 머스크에게 친자 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려던 세인트 클레어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 엄마가 법적 절차를 택하면 그 여성에게는 항상 더 나쁜 결과가 돌아오게 된다”며 “머스크는 당신의 아이가 자신의 친자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세인트 클레어에게 1500만달러(약 214억원)의 합의금과 매달 10만달러(1억4200만원)의 양육비 지원금을 제안하며 자녀 출산에 대한 침묵을 요구했고, 다른 아이 엄마들과도 비슷한 협약을 맺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강제 명령에 따라 실시된 친자 확인 검사에서 세인트 클레어의 아이는 머스크 자녀일 확률이 99.9999%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확인된 것만 4명의 여성으로부터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WSJ는 “머스크와 가까운 여러 측근들은 실제 머스크의 자녀 수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2세를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정자 기증도 했다고 한다. 지난 2023년 일본의 유명 여성이 로맨스가 아닌 임신 목적의 정자 기증을 요청하자 이를 수락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평소 자신의 아이들을 수천 명의 병사로 구성돼 제국의 영역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고대 로마 군단을 지칭하는 ‘리전(legion)’이라 부르며, 세인트 클레어가 임신하자 “아이를 더 빠르게 더 많이 낳기 위해 다른 여성들도 데려오자”고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하루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수십~수백 건의 게시글과 댓글을 올리는 머스크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이 온라인 상에서만 대화를 나눈 여성에게도 자신의 아이를 가질 의향이 있는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머스크는 X(엑스)를 통해 “자연분만은 뇌 크기를 제한한다. 제왕절개는 더 큰 뇌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올린 적이 있는데, 세인트 클레어에게도 제왕절개 출산을 권유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머스크의 이 같은 자녀 출산에 대한 집착은 미국 보수 진영에서 확산 중인 ‘출산 장려주의’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머스크는 미국과 유럽보다 제3세계 국가의 출산율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교육받은 사람들이나 국가가 더 많은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