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가 케타민, 엑스터시, 환각버섯 등 다양한 약물을 일상적으로 복용했다는 의혹이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집중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5월 30일(현지시각) 머스크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게” 약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케타민, 엑스터시, 버섯…20정 약상자 들고 다녀”
NYT와 블룸버그, 테크크런치 등은 머스크가 케타민을 거의 매일 복용했으며, 엑스터시와 환각버섯, 각성제 애더럴까지 혼용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측근들은 “머스크가 약 20정의 알약이 든 약상자를 항상 휴대했고, 케타민 남용으로 방광에 악영향이 생길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특히 트럼프 캠프 지원 기간 중에도 약물 사용이 이어졌으며, 일부 모임에서는 엑스터시와 환각버섯을 공개적으로 복용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외신들 “업무·가정 모두 혼돈…이상행동에 우려”
NYT는 머스크의 약물 남용이 업무와 가족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머스크는 두서없는 발언과 말더듬, 선글라스 착용 등으로 “약물 영향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케타민 등 약물 복용이 반복되면서 감정 기복, 충동적 언행, 나치식 경례 논란 등 이상행동이 잦아졌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가족사도 복잡해졌다. 전 연인 그라임스(Claire Boucher)와의 양육권 분쟁, 또 다른 여성과의 비밀 출산 등 사생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머스크 “처방받아 소량 복용”…NYT “실제론 남용 수준”
머스크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 2주에 한 번, 소량의 케타민을 처방받아 복용한다”며 남용 의혹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NYT는 “머스크가 실은 거의 매일 케타민을 복용했고, 엑스터시·환각버섯 등도 자주 사용했다”며 “의료 목적을 넘어선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케타민의 만성 남용이 방광 장애, 현실감 소실, 중독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백악관·트럼프, “약물검사 요구 안 해”…머스크 “NYT, 가짜뉴스”
머스크는 5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고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NYT가 러시아게이트로 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사 아니냐”며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머스크의 약물 사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나는 그와 관련해 아무 문제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은 미국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고 있어 약물 사용 금지 정책을 적용받지만, NYT는 “머스크는 약물검사 일정을 미리 안내받았다”고 보도했다.
업계·전문가 “경영 리스크 우려”…머스크 “사진·공개행보 많아 숨길 일 없어”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나는 매일 수백 장의 사진을 찍히고, 수많은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며 “NYT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테슬라·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의 이사회와 투자자들은 “경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와 트럼프, 그리고 백악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사회와 산업계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