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와 달 복귀를 목표로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9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이 또 한 번 실패로 끝났다.
이번 시험은 재사용 로켓 ‘슈퍼헤비’의 첫 재비행과 함께 여러 신기술을 시험한 의미 있는 도전이었지만, 비행 도중 제어력을 상실하며 우주선과 부스터 모두 회수에 실패했다.
30분 만에 제어력 상실…‘비상 해체’로 마무리
5월 2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타십은 순조롭게 이륙해 약 3분 만에 1단 부스터 ‘슈퍼헤비’와 2단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슈퍼헤비는 회수 시험을 위해 해상으로 낙하했으나, 엔진 재점화가 일부만 이뤄지며 기체가 분해됐다. 이는 스페이스X가 처음으로 재사용한 부스터였던 만큼, 일정 부분 예견된 결과였다.
2단 우주선은 궤도 진입에 성공했으나, 약 30분 만에 연료계통 누출로 자세 제어 능력을 잃고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기체가 분해됐고, 발사 50분 만에 교신이 끊겼다.
스페이스X는 “예정되지 않은 빠른 분해(rapid unscheduled disassembly)”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드메’ 실패, 위성 모사체 투하도 불발
이번 시험에서 스타십은 8개의 스타링크 모사 위성 투하, 우주 공간에서의 엔진 재점화, 열차폐판 결손 상태 재진입 등 여러 핵심 기술 검증을 시도했다. 그러나 우주선 측면의 화물 도어가 열리지 않아 위성 투하에 실패했고, 연료 누출로 자세제어마저 상실하며 재점화 시험도 무산됐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이 “이전 시험보다 더 멀리, 더 오래 비행했다”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9차 시험은 올해 1월, 3월 연속 폭발 이후 가장 ‘매끄러운’ 비행으로 꼽힌다. 머스크는 “엔진 컷오프까지 도달했고, 상승 중 열차폐판 손실도 없었다”며, 앞으로 3~4주 간격으로 시험 발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3~4주마다 재도전 예고…FAA, 안전성 검증 강화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번 실패에 따른 안전성 평가에 착수했다. 이미 스타십 시험비행의 위험구역(AHA)은 1600해리로 대폭 확대된 상태다. 연이은 실패로 스페이스X의 달 복귀(아르테미스) 및 화성 이주 프로젝트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실패도 우주개척의 과정이다. 이번 실패로 얻은 데이터로 신뢰성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