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미 재무부 금 보유고(포트 녹스) [위키피디아]](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8/art_17398760110285_764508.jpg)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정부의 예산낭비를 조사중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정부의 금 보유고에 대한 조사를 시사했다.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포트 녹스(Fort Knox)에서 금을 찾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포트 녹스에서 금이 도난당하지 않았는지 누가 확인하느냐. 금이 거기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 금은 미국 대중의 것이다. 우리는 금이 거기에 아직 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포트 녹스는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육군 기지의 이름인데 이 기지 바로 옆에 재무부가 운영하는 금 보유고가 있어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금 보유량은 2024년 말 현재 8100t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중 포트 녹스에만 절반이 넘는 4580t(약 1억4730만 온스)의 금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가인 온스 당 약 2900달러를 적용하면 4270억 달러(약 616조원)의 가치가 있다.
미국 정부는 이 금의 장부 가격을 온스당 42.22달러로 계산해 포트 녹스에 62억달러(약 9조원) 상당의 금을 보유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금 비축분 상당수가 보관돼 있다보니 접근 자체가 엄격히 통제된다.
이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는 포트 녹스에 실제 금이 없다거나 금을 팔았다는 음모론이 종종 부상했다. 미국 정부는 1943년 당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포트 녹스를 방문한 뒤 1974년에 처음으로 의회 대표단과 기자들에게 시설을 개방했다. 또 트럼프 1기 때였던 2017년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켄터키 주지사, 의회 대표단과 함께 포트 녹스를 찾아 직접 내부를 확인했다.
즉 이미 확인 과정을 거쳤음에도 머스크는 "포트녹스에서 금이 사라졌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들먹이며 자신이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한 셈이다.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포트 녹스를 감사해 투명성을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폴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포트 녹스를 매번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더 많은 햇살을 비추고, 더 투명하게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의 이번 시도도 사법부에 의해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머스크의 권한 남용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만 약 20건에 달한다. 지난주에는 머스크와 DOGE의 재무부 데이터·시스템 접근 권한이 법원 결정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DOGE는 최근 미국인 납세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소속 직원을 IRS(미국 국세청)에 보냈다. IRS에는 미국 내 납세자들 주소와 사회보장번호, 세금 관련 정보, 은행 기록 등 방대한 분량의 개인정보 파일이 있다. DOGE는 특정 납세자 계좌 열람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와 머스크 반대론자들은 "연방정부 축소를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 지위를 앞세워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도 낱낱이 들여다보려는 시도"라며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도, 검증 절차를 밟지도 않은 개인이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면서 비난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해리슨 필즈 백악관 부대변인은 "낭비와 사기, 남용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망가진 시스템에 깊이 자리 잡았다"며 "이를 분류하고 고치려면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민은 정부가 세금을 어디에 썼는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DOGE는 사기를 밝혀내고 계속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에게 잔뜩 힘을 실어줬다.
AP통신은 "납세 기록의 불법적 공개·노출은 특정인을 '악의적 표적'으로 삼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사회보장청의 국장 대행이 머스크의 '전횡'에 반발하며 지난 주말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