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을 군사 화물 수송 목적으로 본격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복수의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스타폴(Starfall)’이라는 내부 비밀 프로젝트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하며, 스타십의 군사적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폴’ 프로젝트의 실체와 목표
‘스타폴’은 스타십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든 1시간 이내에 대규모 군사 장비와 물자를 신속히 수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군과 우주 기업들은 로켓을 이용한 초고속 화물 수송 개념을 연구해왔으며, 스페이스X는 이 구상을 실제로 실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공식 문서에서 미 공군을 위한 로켓 화물 임무를 수행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 임무에서 스타십은 30톤(6만6000파운드) 이상의 화물 운송을 시도할 예정이며, 추가 개발을 위해 약 1억49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미군은 분쟁 발생 시 전 세계 어디든 신속하게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있는 초고속 군사 물류망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군사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미군은 전 세계 신속 전개 능력 강화를 위해 관련 기술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타십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과 기술적 특징
스타십은 길이 52m, 직경 9m의 2단 우주선으로, 100명 이상의 인원과 100톤가량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추진 로켓 ‘슈퍼헤비’와 결합하면 전체 길이는 123m에 달한다.
지구 궤도를 활용해 1시간 이내에 지구 반대편까지 화물이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는 기존 군용 수송기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또한 스타십은 1단 로켓과 2단 우주선을 모두 회수해 재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운용 비용 절감과 신속한 반복 운용이 가능하다.
스페이스X는 최근 몇 달간 ‘드래건’ 우주선 담당 인력을 스타십 프로젝트로 대거 이동시키는 등 조직 내 자원 재배치를 단행했다.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와 플로리다 등 주요 거점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스타십은 최근 연이은 시험비행 실패로 기술적 난관도 겪고 있다. 3월 8번째 시험비행에서는 2단 우주선이 공중 폭발했고, 1월에도 7차 시험발사에서 우주선과의 교신이 끊기는 등 완전한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5월 27일(현지시간) 9차 시험비행이 예정되어 있어, 실전 배치까지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폴 프로젝트는 민간 우주기술이 군사 분야로 확장되는 대표적 사례로, 향후 미군 뿐 아니라 동맹국, 나아가 글로벌 군수·물류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십의 기술적 완성도와 반복 운용 능력이 확보된다면, 우주 기반 군수 수송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