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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직접 경험의 종말·경험도 간접소비” MZ세대, FOMO 보다JOMO 추구…크리스틴 로젠의 경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접 하는 것보다 보는 게 더 좋다”는 새로운 경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여행, 게임, 스포츠, 요리는 물론 심지어 성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직접 경험’보다 타인의 경험을 관찰하거나 간접적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유튜브, 틱톡, 트위치 등 디지털 미디어의 성장과 맞물려, ‘경험의 간접소비 시대’에 진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각종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성생활, 여행, 스포츠, 게임 등에서 ‘직접 참여’보다 ‘관람’이 더 선호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성관계보다 성인 영상물 시청이 더 편하다는 응답이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여행 브이로그 시청이 실제 여행만큼 만족스럽다는 MZ세대가 58%에 달한다. 게임 역시 플레이보다 스트리밍 시청이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실제로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2023년 발표에서도 “20~30대 미혼 남성의 40% 이상이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한국관광공사와 트립닷컴의 2024년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58%는 “여행 브이로그(VLOG) 시청이 실제 여행만큼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랜선 여행’, ‘여행 대리만족’ 콘텐츠 시청이 폭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MZ세대는 ‘FOMO(놓칠까 두려움, Fear of Missing Out)’보다 ‘JOMO(놓치는 즐거움, Joy of Missing Out)’를 추구한다. 직접 하지 않아도 관람과 대리만족으로 충분하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간접소비, 새로운 문화자본”…산업계도 변화

 

스포츠 역시 직접 뛰기보다 보는 문화가 뚜렷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2024년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직접 스포츠 참여율’은 10년 전보다 30% 감소한 반면, e스포츠·프로스포츠 관람률은 2배 이상 늘었다. 게임도 ‘플레이’보다 ‘스트리밍 시청’이 대세다. 2025년 1분기 기준 트위치코리아의 발표에 따르면, MZ세대의 게임 이용 시간 중 60%가 ‘플레이’가 아닌 ‘관람’에 쓰였다.

 

2023년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Z세대의 72%가 “직접 스포츠를 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보다, 유튜브·틱톡 등에서 남의 경험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답했다.


이런 트렌드는 산업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등 ‘관람형 플랫폼’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여행·스포츠·요리·데이트 등 모든 경험이 ‘관람’ 콘텐츠로 상품화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4년 1인 미디어·관람형 콘텐츠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기술이 인간다움을 잠식한다”…『경험의 멸종』의 핵심 메시지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이영래 옮김, 어크로스 펴냄)은 바로 이 시대적 변화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는다. 로젠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직접 경험을 어떻게 대체하고, 인간다움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추적한다.

 

그는 “특정 유형의 경험들이 우리 삶에서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예기치 않은 만남, 실수와 실패, 우연한 기쁨 같은 ‘직접 경험’이 점점 줄고, 대신 기계화되고 균질화된 간접 경험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로젠은 “기술이 효율을 미덕으로 삼으면서, 인간 조건의 핵심인 불완전함, 예측 불가능성, 실패 가능성을 삭제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직접 경험이 줄면, 대면 소통 능력·감정 표현·육체적 감각 등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퇴화한다.

 

문자메시지, 소셜미디어 ‘좋아요’가 진짜 감정 표현을 대신하고, 손글씨·그림·직접 만지는 경험이 사라진다. 아이들은 자연을 몸으로 체험하기보다 태블릿 화면으로 접한다. 결국 “경험의 멸종은 인간다움의 멸종”이라는 게 그의 핵심 메시지다.

 

“경험의 멸종은 선택?”…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제언


로젠은 단순한 기술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경험의 멸종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즉, 우리는 여전히 직접 경험을 선택할 수 있고, 그래야만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다시금 감각의 세계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촉구한다.

 

로젠은 대면 상호작용, 손글씨, 기다림과 지루함, 감정의 직접적 표현, 우연과 실패의 경험 등 ‘몸을 통한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술이 인간의 경험을 유인하고 재구성하는 메커니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MZ세대들의 세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경험, 인간적 만남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는 “MZ세대는 시간·비용·노력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세대다. 직접 경험은 피로와 위험, 실패의 부담이 크지만, 간접소비는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사회심리학자 에밀리 프린스(Emily Prince) 교수도 “디지털 미디어가 ‘관람의 쾌락’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직접 경험의 욕구를 대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직접 경험이 주는 성장과 감동, 인간관계의 깊이 등은 간접소비로 대체할 수 없다”면서 “관람과 대리만족만으로는 삶의 주체성을 잃을 수 있다. 균형 잡힌 경험이 중요하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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