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광장동 옛 한강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포제스 한강'도 미분양이다. 한강조망이 된다는 이유로 3.3㎡당 1억3770만원에 달하는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총 공급물량 128가구 중 25가구가 팔리지 않았다. '포제스 한강' 조감도 [포제스 한강 홈페이지]](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8/art_17399561739973_737403.jpg)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서울 청약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에서도 서초구 반포동, 방배동 등 인기지역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 수준으로 치열하다. 하지만 10대 1을 간신히 넘기는 지역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 지역 대장주 아파트인지, 시세차익 이른바 안전마진이 얼마인지에 따라 부동산 고수들의 선택이 극과 극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 1순위 청약은 평균 경쟁률이 151.6대 1로 집계됐다. 268가구 모집에 4만635명이 몰렸다. 전용 59㎡B는 30가구 모집에 9223명이 몰려 30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0일 진행된 서초구 아크로 리츠카운티 1순위 청약은 71가구 모집에 3만4279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482.8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84㎡에서 나왔는데 총 7가구 모집에 5779명이 접수하면서 경쟁률은 825.6대 1에 달했다.
강남 3구 및 용산 지역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높은 분양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 대비 높은 시세차익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서울 지역에서도 비강남권과의 온도차는 크다. 지난해 12월 10일 진행한 서울 성북구 창경궁 롯데캐슬 1순위 청약의 경우 260세대 모집에 6942명이 몰려 경쟁률은 26.7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결국 84㎡ 타입 잔여 45세대가 발생해 지난 3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옛 상봉터미널 자리에 들어선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은 1순위 청약에서 596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570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9.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서울 내 미분양도 늘어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민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30일 931세대에서 12월 31일 957세대로 26세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준공후 민간 미분양 주택은 603세대에서 633세대로 30세대 늘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서울 내 자치구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로 300세대가 미분양 상태였다. 그 뒤는 동대문구가 170세대, 강서구는 145세대, 강북구가 66세대 등이다. 강남 3구를 비롯한 일부 자치구의 미분양 물량은 없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서울 내 자치구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로 300세대가 미분양 상태였다. 사진은 강동구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점등식 [뉴스스페이스DB]](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8/art_173995613452_afb7a6.jpg)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의 미분양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로, 2012년 말(7만4835가구) 이후 12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물량은 2만1480가구로, 2013년 말(2만1751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청약을 기다리기보다 당장 입주 가능한 미분양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체별 서울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광진구 광장동 옛 한강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포제스 한강'도 미분양이다. 한강조망이 된다는 이유로 3.3㎡당 1억3770만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총 공급물량 128가구 중 25가구가 팔리지 않았다.
동대문구 이문3-1, 3-2구역 재개발로 지어지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118가구)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동대문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52가구), 마포구 빌리브 디에이블(55가구) 등에서도 다수 물량이 미분양이다.
2022년 준공한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23가구는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광진구 광진 파크하우스아파트(31가구), 도봉구 창동 다우아트리체(55가구), 양천구 어반클라쎄 목동(31가구), 강동구 강동 중앙하이츠(32가구) 등이 준공을 마치고도 미분양 상태다.
미분양이 급증하며 청약시장에 대한 실수요자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2024년 1월 기준 1순위 가입자는 1819만4283명이었으나, 2025년 1월에는 1761만3574명으로 1년 동안 12만명 가까이 줄었다. 시세차익을 기대했던 수요층이 줄어들고,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으로 시장가격과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청약을 통한 시세차익 기대감이 낮아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해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575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83%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당 1335만 원으로 18.84%나 올랐다. 이를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전국은 약 1900만원, 서울은 약 4400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