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실시한 투자자 대상 주식공개매수(tender offer) 안내문에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복귀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명시해 글로벌 투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복수의 해외 유력 매체들은 7월 22일(현지시각) 스페이스X가 “머스크가 향후에도 정부 또는 유사한 역할을 맡아 상당한 시간과 역량을 할애할 수 있다”는 문구를 투자자 문서에 처음 삽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같은 공식 언급은 스페이스X가 지금껏 공개매수 설명서에 한 번도 넣지 않았던 항목으로, 머스크의 정계 재진출 시도나 정책적 영향력 강화가 기업 경영과 투자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동할 수 있음을 내부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배경: 트럼프 행정부 고문→정계 갈등→신당 선언
문서에는 머스크가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통령의 최측근 고문이자 정부효율부(DOGE) 책임자로 활동하며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깊숙이 관여했고, 앞으로도 비슷한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는 대목이 명확히 적시되어 있다. 실제 그는 올해 7월 신당 창당 사실을 밝혔고, 정치 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최근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세제법, 연방정부 감축안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독자적 정치 노선을 천명했다. 2024년에는 공화당과 트럼프 지원에 3억달러 가까운 정치자금을 투입하기도 했다.

투자자 관점의 '정치 리스크' 공식화 배경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단기적으로라도 정치 현장에 복귀한다면 스페이스X뿐 아니라 테슬라, xAI 등 모든 핵심 사업의 CEO 리더십과 시간 배분에 직접적인 영향(Yellow Flag Risk)이 된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공식 통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국방계약 및 정책부분도 변수다. 스페이스X는 자체 위성 인터넷(스타링크)과 국방부·NASA와의 다수 정부 계약으로 매출 기반을 넓혀왔으나, 경영진의 정치 행보가 규제, 정책, 대외 신뢰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정식 명문에 담겼다.
이번 경고가 포함된 배경에는 스페이스X 자체 기업가치가 4000억달러(약 553조원)에 이른다는 점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비상장사 중 압도적 1위 자리를 반영하고 있으며, 2023년 12월 3500억달러에서 불과 1년도 안 돼 500억달러 이상 가치가 뛴 셈이다.
경영자 정치활동이 기업 대차대조표도 바꾼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과 IT 거버넌스 전문가들은 “개인 오너리스크가 현실화, 단기 악재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도, 스페이스X의 사업 기반과 시장 점유율, 혁신적 기술력은 여전히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와 과학기술 산업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기업 간 전략 파트너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머스크 변수'가 스페이스X의 미래에도 공식 반영
테슬라·스페이스X 총수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사업 리더십 이슈는 세계 자본시장과 우주산업 전반에 이미 ‘시스템 리스크’로 각인됐다.
스페이스X 측은 논평을 거부했으나, 공식 투자 안내문에 정치 복귀 리스크를 명문화했다는 것은 미래 혁신산업에서도 창업자 프리미엄이 '불확실성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새롭게 부각시킨 상징적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