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과 동시에 신당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화하며 미국 정계에 본격 진출했다.
그러나 월가의 대표적 ‘머스크 팬’이자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마저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머스크와 투자자 간의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CNBC, Business Insider, Yahoo Finance등의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브스는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25% 의결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급여 패키지를 마련하고, 그가 테슬라에 할애할 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며, 정치 활동을 엄격히 감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머스크는 “닥쳐, 댄(Shut up, Dan)”이라는 격한 반응을 남겼다.
정치 행보에 흔들리는 테슬라…주가·시총 급락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본격화되자 테슬라 주가는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7월 7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신당 창당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6.79% 하락해 293.94달러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500억 달러(약 206조원)가 증발하며 1조 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2025년 들어 테슬라 주가는 약 25% 하락했고, 연초 대비 시가총액은 29.3% 감소해 917~959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전 세계 대형주 가운데 최대 낙폭이다.
월가 “머스크 정치 몰입, 투자자 피로감 극심”…등급 하향 잇따라
월가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윌리엄 블레어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과 미국 지출법안 통과가 테슬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테슬라 주식 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은 “로보택시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머스크는 투자자 신뢰를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댄 아이브스 역시 “머스크의 정치 몰입은 테슬라 투자자와 주주들이 원하는 방향과 정반대”라며, “핵심 지지자들은 그를 지지하겠지만, 많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정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경쟁심화·정치 리스크 삼중고…테슬라 ‘최악의 대형주’ 등극
올해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EV) 수요 둔화, 중국 BYD 등 경쟁 심화,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며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하다. 2분기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미국·유럽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미국 내 EV 세액공제 축소,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와 트럼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트럼프가 머스크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계약 중단을 경고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테슬라에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머스크 “아메리카당 통해 자유 회복”…구체적 계획은 미공개
머스크는 “아메리카당을 통해 미국인에게 자유를 되찾아주겠다”며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당의 구체적 구성이나 자금 출처, 후보자 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2~3개 상원, 8~10개 하원 선거구에 집중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노린다는 전략만 제시된 상태다.
‘정치 CEO’ 머스크, 테슬라 미래에 그림자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테슬라의 주가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수치로 입증되면서, 투자자와 월가의 우려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이사회가 머스크의 정치 활동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테슬라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질 전망이다.
제임스 피시백 애조리아 파트너스 CEO는 “머스크의 정치적 야망이 CEO로서의 역할과 양립 가능한지 이사회가 검토해야 한다"고 강력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