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제프 베이조스의 약혼녀,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 등 여성 6명만 탄 우주선이 우주여행에 나선다.
62년 만에 국가가 아닌 민간 기업의 우주선을, 여성들끼리만 채워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만으로 승무원이 구성된 것은 1963년 러시아 엔지니어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단독 우주 비행 이후 처음이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은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가 14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 30분) 미국 텍사스주 밴혼에서 우주선 ‘뉴 셰퍼드(New Shepard)’가 발사됐다. 이는 뉴 셰퍼드의 11번째 유인 비행이자 31번째 임무다.
보도에 따르면 탑승자는 세계적인 가수 페리를 비롯해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로켓 과학자 아이샤 보우, 인권 운동가이자 생물우주공학자인 어맨다 응우옌, 미국 CBS 아침 방송 진행자 게일 킹, 영화 프로듀서 케리엔 플린, 방송인이자 작가, 블루 오리진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약혼자인 로런 산체스 등 6명이다.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이번 우주비행의 승무원들은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받은 최초의 우주인 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는 "비행 전에 누가 화려하게 꾸미지 않겠나"라며, 가짜 속눈썹이 "캡슐 안을 떠다닐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6명의 여성은 고도 100km 상공,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카르만 라인(Kármán line)’을 넘어 약 10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캡슐이 국제적으로 우주의 경계로 인정되는 카르만 선(100㎞)을 통과해 여성들은 기술적으로 우주로 진입하게 되지만 민간 우주비행사 자격 요건에는 맞지 않아 이들은 우주비행사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이번 임무는 베이조스의 약혼녀 산체스가 이끌었다. 산체스는 앞서 엘르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승무원들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가수인 페리는 제의받았을 때 망설임 없이 수락했고, CBS 모닝의 공동 진행자 킹은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티 페리는 비행 전 우주 전문 매체 인터뷰에서 블루 오리진의 첫 ‘여성만의 비행’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세상의 모든 딸들이 별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루 오리진 측은 이번 비행의 기획 의도에 대해 “우주 비행에서 성별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들만의 비행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만으로 구성된 우주 비행은 1963년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보스토크 6호를 타고 3일간 단독 우주 비행을 수행한 이후 62년 만이다. 2019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여성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흐와 제시카 메이어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 유영(Spacewalk)을 수행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우주 여행의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최소 수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수십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루 오리진은 2021년 첫 민간 우주비행 당시에도 1인당 수십억 원대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탑승자를 모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