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강력한 라이벌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대형로켓 '뉴 글렌'(New Glenn)이 16일(미국 동부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외신과 해외통신 보도에 따르면, 뉴 글렌은 16일 오전 2시 3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를 떠나 지구 궤도를 향해 비행하기 시작했다.
뉴 글렌은 당초 지난 10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날씨와 시스템 문제로 세 차례 연기된 끝에 시험 비행에 들어갔다.
발사 13분 후 2단 로켓 부분은 목표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 하지만 대서양에 설치된 드론선 '재클린'(Jacklyn)에 착륙시켜 재활용할 계획이었던 1단 발사체는 파괴돼 회수에 실패했다.
블루 오리진의 아리안 코넬은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궤도에 진입하는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라며 발사성공에 의미를 부여했다.
뉴 글렌(New Glenn)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000년에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재사용 대형 로켓이다. 뉴 글렌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우주 궤도를 돈 우주비행사 존 글렌을 기리기 위해 붙은 이름이다.
뉴 글렌은 높이 98m, 지름 7m에 운송중량 45톤의 2단 로켓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높이 70m, 운송중량 23톤)보다 더 길고, '인류 역사상 최대 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121m, 운송중량 150톤)보다는 작은 사이즈다.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화물 중량도 최대 45톤(t)으로 팰컨9의 약 두배다. 정지궤도에는 최대 13t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다.
아울러 BE-4 엔진 7개를 탑재한 1단 로켓의 추진제로는 메탄이 주성분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팰컨 9를 비롯한 대부분의 로켓이 연료로 쓰는 등유와 달리 메탄은 그을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BE-3U 엔진 2개로 구동되는 2단 발사체의 추진제로는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회당 발사 비용은 스페이스X의 팔콘9와 비슷한 6000만~7000만달러(870억~1000억원)로 알려졌다. 그만큼 스페이스X '팔콘9'의 독주에 제동을 걸 만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사성공으로 팰컨 시리즈(팰컨9·팰컨헤비)와 슈퍼헤비 이후 인류가 개발한 두 번째 재사용 발사체가 된다.
뉴 글렌의 첫 번째 시험 비행에는 블루오리진이 자체 개발한 궤도 운반선 '블루링 패스파인더(Blue Ring Pathfinder)' 시제품이 실렸다. 블루링은 지구와 달 사이 공간인 ‘시스-루나 공간’까지 연료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우주선이다. 원래 화성 궤도 조사를 위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이 탑재물로 실릴 예정이었지만, NASA는 로켓의 안전성 등 기술적인 문제로 탑재를 연기했다. 이번 발사에서는 6시간 동안 통신 기능 등만 점검할 계획이다.
뉴 글렌 발사로 민간 우주 시장 경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뉴 글렌의 발사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독주해온 민간 우주 시장에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머스크도 뉴 글렌 궤도 진입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첫번째 시도에서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도 15일(현지시간) 팰컨9에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와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싣고 달을 향해 발사된 바 있다.
스타십도 7번째 시험비행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날씨 문제 등으로 발사가 연기된 상황이다. 스타십은 이번 발사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10개의 모형 스타링크 위성을 배치하고 엔진의 재점화 기능을 시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