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7번째 시험비행이 실패했다. 스타십은 발사 후 예정대로 1단 로켓 부스터와 2단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나, 2단 우주선이 분리 후 통신이 두절되며 생중계 화면에서도 사라졌다.
주요 목표로 계획했던 차세대 우주선 비행과 모의 위성 배치 임무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젓가락 팔' 장비를 이용한 대형 로켓 회수에는 또다시 성공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다.
16일(현지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 4시 37분(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 37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스타십 7차 발사를 실시했다. 이번 시험비행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스타십 모델을 사용해 스타링크 위성과 크기와 무게가 비슷한 시뮬레이터 10개를 배치할 계획이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스타십 2단 부분은 다량의 업그레이드가 탑재된 모델로, 궤도 재진입 시 열 손상을 줄이도록 앞날개가 재설계됐다. 또 추진체 용량도 25% 증가했으며 신형 항법 장치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스타십은 발사 후 예정대로 약 3분 만에 전체 2단 발사체 중 1단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가 약 67㎞ 고도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하지만 스페이스X 측은 "비행 시작 후 8분 30초 만에 우주선과의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우주선을 잃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댄 후트도 "우주선과의 모든 통신이 끊겼다"라며 "2단 부분에 이상이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다만 우주선과 분리된 1단 로켓 부스터는 부드럽게 하강해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리는 지상 발사탑의 공중 '젓가락 팔' 장비에 안착했다. 앞서 스타십은 2024년 10월 5차 시험비행에서 젓가락 팔 장비의 로켓 부스터 포획·회수에 성공해 스타십 개발 가도에 큰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작년 11월 6차 비행에서는 같은 방식의 로켓 부스터 회수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머스크는 이날 시험비행 발사 약 1시간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개선된 버전의 스타십과 부스터가 이미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애써 실망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스타십은 머스크가 화성 이주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우주발사체로, 길이 120m,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톤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이다. 스타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3단계 임무(2026년 예정)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스타십은 초반 4차례의 비행에서는 상당한 실패를 겪었으나, 작년 10월 5차부터 계획된 비행 과정을 완료하며 점차 성공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