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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스페이스X ‘크루-12’, 8개월 장기 체류 레이스 출발 성공…ISS 정기 우주교통체제 본궤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과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을 앞세워 12번째 국제우주정거장(ISS) 장기 체류팀을 성공적으로 올려 보내며, 민간이 주도하는 유인 우주교통 체제가 점점 ‘루틴’에 가까워지고 있다.

 

spacex.com, nasa.gov, quantumzeitgeist, nationaltoday에 따르면, 이번 임무는 미국·유럽·러시아가 한 팀으로 묶인 4인 다국적 승무원이 8개월간 ISS에 머물며 미세중력 환경에서 과학·의학·기술 실험을 수행하는, 상업 유인수송 프로그램(CCP)의 표준 모델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발사·비행: SLC-40에서 ‘크루-12’가 만든 새 일상

 

크루-12 임무를 수행하는 스페이스X 팰컨9는 2월 13일 오전 5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내 발사장 40(Space Launch Complex 40)에서 이륙했다. 이는 스페이스X가 그동안 주로 사용해 온 케네디우주센터 39A 대신 자사 운용 패드인 SLC-40에서 정식 유인 임무를 쏘아 올린 첫 사례로, 드래건 유인 발사가 완전히 상업 발사 인프라로 이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비행에서 팰컨9 1단은 분리 후 케이프커내버럴 인근 착륙장으로 귀환해 수직 착륙에 성공하며 재사용 로켓 운영의 안정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상단은 시속 약 2만7,300km 수준까지 가속한 뒤 크루 드래건 ‘프리덤’(Freedom)을 목표 궤도에 투입했으며, 캡슐은 이후 약 34시간 동안 비행해 2월 14일 오후 ISS에 도킹할 예정이다. 이로써 ISS는 다시 7명 정원 체제를 회복하게 되며, 건강 문제로 한 달 앞당겨 귀환한 크루-11 팀이 남긴 공백을 메우게 된다.

승무원 구성: 생물학·테스트파일럿·러시아 베테랑이 한 팀


크루-12는 NASA, 유럽우주국(ESA),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각각 2명, 1명, 1명씩을 보내는 다국적 승무원 조합이다.

 

제시카 메이어(Jessica Meir, NASA, 임무 직책: 지휘관(Commander))은 2019~2020년 ISS 장기 체류(Expedition 61/62)를 포함해 이미 200일 이상 우주 체류 경험을 가진 생물학자 출신 우주비행사로, 이번이 두 번째 ISS 장기 임무다.

 

잭 해서웨이(Jack Hathaway, NASA, 임무 직책: 조종사(Pilot))는 미 해군 중령이자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으로, 30여 기 기종에서 2,500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보유했으며, 이번이 첫 우주 비행이다.

소피 아데노(Sophie Adenot, ESA(프랑스), 임무 전문가(Mission Specialist))는 프랑스 공군 헬기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으로 ISAE-SUPAERO, MIT에서 항공우주·우주비행 역학을 전공했으며, ESA의 차세대 인재군을 대표하는 첫 우주 비행이다.

안드레이 페댜예프(Andrey Fedyaev, 로스코스모스(러시아), 임무 전문가)는 2023년 NASA-스페이스X 크루-6에 탑승해 186일간 ISS에 머문 바 있는 장기 체류 베테랑으로, 이번 임무를 통해 누적 우주 체류일수를 1년 이상으로 늘리게 된다.

이 조합은 ‘재방문 베테랑+첫 비행 신예’ 구조를 통해 ISS 운영 경험과 신선한 인력 수혈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NASA·파트너사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미·유럽·러시아가 여전히 좌석 상호 교환과 공동 승무원 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상에서의 지정학적 긴장과 달리 궤도 위 협력이 기능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의학·기술: 미세중력 속 ‘폐렴·혈류·식량’ 세 가지 키워드

 

크루-12는 약 8개월간 ISS에서 수행할 과학 실험과 기술 실증을 통해, 향후 달·화성 장거리 유인 탐사와 지상 의료·식량 문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NASA는 이번 임무의 대표 연구 축을 크게 감염병, 생체·의학, 식량·생태계 세 분야로 나누고 있다.

 

첫째는 폐렴 유발 세균과 심장 손상 연구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이들 세균이 어떻게 성장하고 독성을 변화시키는지, 특히 장기적으로 심장 조직에 어떤 손상을 줄 수 있는지를 추적해 지상에서의 폐렴 후 심혈관 합병증 이해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부 세균은 미세중력 또는 모사 미세중력 환경에서 성장률 증가, 바이오필름 형성 강화, 항생제 내성 변화 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우주 장기 체류뿐 아니라 지상 집중치료실(ICU) 감염 관리에도 시사점을 준다.

둘째는 혈류·체액 이동과 맞춤형 의료 연구이다. 체형·근육량·혈관 특성이 무중력에서의 혈류, 뇌혈류, 정맥 귀환 등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관찰해 장기 임무 승무원 선발·훈련·의료 모니터링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서 필요한 수액을 바로 만들어 쓰는 ‘온디맨드 IV(정맥주사용 수액) 생성’ 기술을 시험해, 달·화성 기지에서의 응급 의료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점검한다.

 

셋째는 우주 식량 생산으로 질소 고정 미생물과 식물 건강 모니터링이 임무다. 식물과 질소 고정 미생물이 우주 환경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보이는지, 자동화된 센서·영상 분석 기반 식물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이 어느 수준까지 작동하는지를 검증한다.

 

우주분야 전문가들은 "장거리 유인 탐사에서는 폐쇄형 생태계에서 질소 순환과 재생 가능 식량 생산이 핵심인데, 기존 모사 미세중력 연구에서는 질소 순환 박테리아가 영양·산소 제한, 유전자 발현 변화, 바이오필름 형성 등 ‘환경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면서 "이번 실험은 이를 실제 저궤도 환경에서 검증하는 연장선이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크루-12는 ISS 플랫폼 유지보수, 로봇 공학 실험, 상업·교육용 탑재체 운영 등 수십 개의 서브 미션을 수행하며, 상업 저궤도 경제(LEO economy) 확대에도 간접 기여하게 된다.

 

‘크루-12’가 의미하는 것: 민간 루틴화·다국적 협력·포스트 ISS 전초전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은 2020년 5월 첫 유인 도킹 이후 NASA 상업 유인수송 프로그램 하에서 12차례 정규 ISS 왕복 임무를 수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크루-12는 크루 드래건의 20번째 유인 궤도 비행이자 12번째 정규 교대 임무로, 민간 우주선이 ‘정기 여객기’처럼 운항되는 상징적 이정표로 기록된다.

 

ISS는 400~420km 고도 저궤도에서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며, 2000년 상주 인원 체제를 시작한 이후 20년 넘게 인류의 대표 궤도 실험실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2030년 전후 퇴역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현재의 크루-12와 같은 임무는 향후 민간 우주정거장·상업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포스트 ISS 시대’ 전환의 교과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는 전임 팀(크루-11)이 건강 이슈로 한 달 앞당겨 지구로 복귀한 이후 이뤄진 ‘긴급 공백 메우기’ 성격도 있다. 그럼에도 발사 일정 변경과 날씨 변수 속에서 결국 목표 시점에 인력을 재배치했다는 점은, NASA·스페이스X가 ISS 인력 로테이션을 항공편 스케줄처럼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운영 역량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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