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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저커버그 152억원 경호비…美 상장사 'CEO 경호전쟁’으로 번지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국 상장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면서, 경영진 보안이 기업 지배구조와 보상 구조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fortune, straitstimes, theregister, observer, campussafetymagazine, insurancejournal에 따르면, 메타(Meta)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 CEO에게 연간 1040만달러(약 152억원) 이상을 쓰는 사례가 공개되면서, 고위 경영진 보호를 둘러싼 비용과 윤리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S&P500, 5년 만에 ‘CEO 경호 기업’ 두 배로


파이낸셜타임스(FT)가 리서치 업체 ISS‑Corporate 자료를 인용해 2026년 1월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고위 임원에게 경호·보안 혜택을 제공하는 비율이 2020년 12%에서 2024년 22.5%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상장사들이 ‘CEO 한 명의 죽음’이 기업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에 미치는 충격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사전에 보안 인프라를 강화하는 흐름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ISS‑Corporate의 추가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이후 S&P500 기업의 CEO 보안 관련 특혜(퍼quisite) 금액 중앙값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6월 기준 중앙값은 약 7만6000달러(약 1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집계되며, 일부 기업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안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저커버그 152억원, 아마존·월마트도 수억~수십억원대


메타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저커버그 CEO의 경호에 1040만달러(약 152억원)를 지출했고, 그와 가족의 안전을 위한 추가 비용으로 1400만달러(약 205억원)를 지원했다고 FT가 전했다. 이는 미국 상장사 CEO 중 최고 수준의 보안 예산으로, 일부 외신은 “CEO 한 명의 경호비가 소규모 상장사 연간 마케팅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같은 해 앤디 제시 CEO의 경호에 110만달러(약 16억원)를,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회장의 신변 보호에는 별도로 160만달러(약 23억원)를 쓴 것으로 공시됐다. 베이조스의 경우 연간 기본급은 8만달러 안팎이지만, 보안·여행 관련 비용을 포함한 ‘기타 보상(All Other Compensation)’이 160만달러 수준으로, 보안이 사실상 핵심 복지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2024년 주주 위임장에서 더그 맥밀런 CEO의 신변 보호를 위해 외부 보안 업체를 고용해 7만6779달러(약 1억1000만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CEO 경호 비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주주들이 경영진 보호 비용의 정당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였다”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였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피살 후 ‘보안 재점검’


최근 몇 년간 경영진 보안 강화를 가속화한 계기로는 2024년 12월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 브라이언 톰슨 CEO 피살 사건이 자주 거론된다. 톰슨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로, 보험업계의 ‘착취적 영업’에 불만을 품은 20대 남성의 기습 총격으로 사망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모회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2024년 연간 보고서에서 최고위 임원들을 위한 경호·보안에 약 170만달러(약 25억원)를 썼다고 공시했지만, 이 비용이 톰슨의 피살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업 내부와 외부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회사는 경영진 가족에 대한 가정 경호, 홈 시큐리티 시스템, 추가 경호 인력 배치 등을 포함해 보안 예산을 대폭 늘리고, 내부 보안 절차를 전면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보험·의료·제약 업계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CEO 보안 예산을 일제히 재검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서치 업체 ISS‑Corporate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의 CEO 보안 관련 특혜 중앙값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일부 기업은 “톰슨 사건 이후 보안 프로토콜을 한 단계 높였다”는 표현을 공시에 직접 넣고 있다.

 

존슨앤드존슨·브로드컴 등 ‘무장 경호 운전사’ 도입


제약·생활용품 기업 존슨앤드존슨(J&J)은 2024년 연례 주주 위임장에서 CEO를 위한 전문 경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CEO가 공적·사적 사유로 이동할 때 회사 경호 차량을 이용하도록 하고, 무장 경호 운전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신변 보호 수준을 끌어올렸다.

 

리서치 업체 레이더스에 따르면, J&J의 2024년 CEO 보안 관련 지출은 약 10만3000달러(약 1억5000만원) 수준으로, 2020년대 초반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내부 보안 평가에서 위협 수준이 상승했다”며, "CEO뿐 아니라 일부 고위 임원에게도 무장 운전기사와 보안 차량을 제공하는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Broadcom)도 2024년 연례 공시에서 CEO를 위한 전문 보안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부 보안 컨설턴트와 협력해 CEO의 공개 활동·출장·거주지 보호 체계를 재설계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보안을 전략적 투자 항목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셜미디어·원한 범죄, CEO를 노린 ‘타깃 범죄’ 증가


기업 보안 컨설팅 업체 ‘코퍼레이트 시큐리티 어드바이저(Corporate Security Advisor)’의 제레미 바우만 대표는 FT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CEO를 위협하거나 비난하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만을 가진 개인이 온라인에서 원한을 드러낸 뒤, 실제 폭력 행위로 옮기는 사례가 더 빈번해지고 있다”며,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피살 사건 이후 기업들이 보안 프로토콜을 전면 재검토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민간 보안 전문가들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들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기업 경영진·공적 인물’을 대상으로 한 위협·협박 사건은 연간 20% 안팎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온라인 포럼, 블로그 등을 통해 사전에 범행 의도를 드러내는 ‘언어적 위협’으로 시작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국내외 반응…“필수 비용” vs “과도한 특혜”


미국 주요 주주권익대표기관과 투자자들은 CEO 경호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CEO 한 명의 사망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손실이 수십억~수백억달러에 달할 수 있는 만큼, 보안은 필수 투자”라는 입장이 우세하다. 실제로 메타·아마존·유나이티드헬스케어 등은 연간 CEO 경호비를 회사 전체 매출의 0.01% 미만 수준으로 설명하며, “비용 대비 리스크 관점에서 정당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일부 주주단체와 시민단체는 “CEO 보안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거나, 가족·개인 생활까지 포함되는 경우 과도한 특혜”라고 비판한다. 특히 저커버그의 경우 연간 기본급이 1달러에 불과하지만, 경호·여행·가족 보호 등으로 수천만 달러가 지출된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으로는 가장 비싼 CEO 보상 패키지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상장사들이 CEO 보안 예산을 단순 ‘복리후생’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사이버보안·위기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재정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ISS‑Corporate는 “2025년 이후에도 S&P500 기업 중 CEO 보안 특혜를 제공하는 비율이 25%를 넘을 수 있다”며, "경영진 보호가 기업 지배구조 논의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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