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팩트체크를 폐지하고 보수 성향 인사들을 대거 중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로 등장하며 비즈니스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는 머스크처럼 메타 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 CEO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강화하며 '친트럼프'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저커버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성향인 저커버그가 자신의 낙선을 위해 움직였다는 인식을 갖고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여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사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의 '팩트체킹'(fact-checking)을 폐지한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정치적 우파들의 주장을 과도하게 검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 실수를 줄이고, 우리의 정책을 단순화하고, 우리의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우선 미국에서 펙트체커(팩트체크 담당자 또는 기능)를 없앨 것이며, 그것을 엑스(X·옛 트위터)의 '커뮤니티 노트'와 유사한 것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메타의 이번 결정이 "우경화된 정치적 기류"를 따른 것이며, 트럼프를 비롯한 우파 세력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메타의 변화를 두고 "트럼프를 위해 입장을 재조정하며 자유로운 발언을 강화하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또한 "콘텐츠 관리 정책이 과도한 검열을 초래했다"며, 이민·젠더 등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한 제한을 없애고, 메타의 콘텐츠 관리팀을 캘리포니아에서 보수적인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는 최근 경영진에도 변화를 주며,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의 인사들을 이사회에서 배제하고 트럼프 측근을 주요 직책에 임명했다.
이종격투기 UFC CEO 데이나 화이트가 메타의 새 이사로 임명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공화당 인사 조엘 카플란을 메타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승진시켰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으며 직장 내 여성 지위 향상 운동에 상당한 기여를 해 온 셰릴 샌드버그는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영국 부총리를 지낸 메타의 글로벌 업무 담당 사장 닉 클레그가 7년 만에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대선 이후 트럼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을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까지 찾아가는 등 확연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기부했다.
저커버그의 이번 발표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저커버그가 정책을 급격히 바꾼 것이 트럼프의 공격 때문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아마도 그럴 것"이라며 "메타의 자세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