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소위 ‘금수저’였고 국내 부동산 투자, 금·보석 등 실물 투자 등에 관심이 높았다.
또 ‘10명 중 6명’은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에 투자했고, 업종은 반도체·디스플레이·IT·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등이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단기 고수익 투자처는 주식, 중장기 고수익 투자처는 거주용 주택을 각각 꼽았다.
KB금융그룹이 22일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대한민국 부자는 전 국민의 0.9%인 46만1000명으로 1인당 평균 자산은 122억원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새해 한국 부자의 투자 기조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현재 투자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 유지’가 대세를 이뤘다. ‘주식’과 ‘예적금’에서도 자금 ‘추가’와 ‘회수’의견이 공존하는 등 시장 전망이 엇갈렸다. 주식은 투자금 증액 15.3%, 유지 63.0%, 감액 21.8% 등이었고, 예적금은 증액 11.0%, 유지 73.0%, 감소 16.0% 등이었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으며 ‘실물(금·보석)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 상승(2022년 7위→2023년 4위→2024년 2위)하며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들은 ‘부자’의 기준을 ‘총자산 기준 100억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또 만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았고,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향후 계획이 있는 부자도 절반(54.3%)에 달해 ‘세대 간 자산 이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한국 부자가 현재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에 투자 중인 비율은 60.3%,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주식이었다.
상위 7개 해외주식 업종은 ▲반도체·디스플레이 ▲IT·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원자재 ▲항공·해운·운송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정유화학 등의 순이었다. 해외 펀드나 채권으로 투자한 국가는 ‘미국’(69.9%)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홍콩’(25.7%), ‘베트남’(23.9%), ‘중국’(21.2%) 등의 순이었다.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 부자의 가상자산 보유율은 2023년 4.3%에서 2024년 7.3%로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가 꼽은 세 가지 이유는 ‘유망한 투자처라 생각되어서’(38.9%), ‘장기적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어서’(38.9%), ‘가상자산의 장기적 비전에 공감해서’(36.1%) 등이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