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국내 거주자와 내국법인이 신고한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94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세청이 8월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고 인원은 6858명으로 전년 대비 38.3% 증가했으며, 신고 금액도 29조6000억원(45.6%)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해외주식과 가상자산의 가치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주식계좌 신고액은 특히 두드러졌다. 올해 1992명이 총 48조1000억원을 신고했는데, 이는 전년 23조6000억원 대비 103.8% 급증한 수준이다. 법인의 주식 신고금액이 23조1000억원 급증한 영향이 컸다.
가상자산계좌 신고도 2023년부터 신고 대상에 포함되면서 2320명이 11조1000억원을 신고해 전년 대비 신고 인원이 1277명 증가하고 금액도 크게 확대됐다.
개인 신고자 수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개인은 6023명이 26조7000억원을 신고해 각각 45.1%, 62.8% 증가했다. 반면 법인 신고자는 835개로 3.7% 증가에 그쳤다.
상위 10% 신고자가 전체 신고금액의 68.8%를 차지하며 1인당 평균 신고액은 305억원에 달해 부의 집중과 양극화가 심화됐다. 하위 10%는 평균 5억2000만원 신고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인당 평균 57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44억6000만원, 30대 41억1000만원 순이다.
다만 신고액은 매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186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가 2024년에는 64조90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국세청은 미신고자에 대한 제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국가 간 정보교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과태료 부과, 형사고발, 명단공개 등의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연말까지 자진 신고 시 최대 90% 과태료 감경 혜택을 제공하며, 신고 의무 위반 행위 제보 시 최고 20억원 포상금도 지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가상자산 거래내역에 대한 국가 간 정보 교환도 확대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유 규모는 계속 확대 중이다. 2025년 7월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 보유 금액은 약 28조7000억원, 엔비디아는 18조36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 세제 개편과 맞물려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과 절세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자산 신고는 역외 탈세 방지와 자산의 투명한 관리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며 "성실 신고를 통해 불이익을 피하고, 적극적인 신고 홍보와 제재 강화로 공정 조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