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대만 유통업체로부터 메모리 칩 할당량을 받기 위해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 전문지 DigiTimes는 "삼성 대만 현지 직원들이 유통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가 있다"며, "회사가 마케팅·영업 부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12월 17일 보도했다. 삼성은 "정례적인 운영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추가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Reuters, DropReference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인한 메모리 칩 공급난이 극심해진 가운데 벌어진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DRAM 할당량 확보, 유리한 가격, 한정 제품 접근권 등을 얻기 위해 삼성 직원들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 반도체 부문은 최근 자사 모바일 부문의 DRAM 공급 요청마저 생산 능력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DRAM 가격 폭등, 소비자·기업 모두 '직격탄'
AI 열풍이 메모리 시장을 휩쓸면서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DDR5 칩 현물가격은 2025년 9월 6.84달러에서 12월 초 27달러 이상으로 급등, 3개월 만에 약 300% 상승했다. 소비자용 RAM 키트도 2~3배 가격이 뛰었으며, 64GB DDR5 키트는 200달러대에서 750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버 DRAM 계약가격은 30~60% 상승했고, 일부 부문은 월간 80~100%까지 급등했다.
마이크론, 소비자 시장 철수 선언…AI 수요에 밀려
공급난은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마이크론은 2025년 12월 3일 Crucial 소비자 브랜드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29년간 운영해온 Crucial 브랜드는 2026년 2월까지 소비자 제품 출하를 마치고, 이후엔 AI 및 데이터센터 고객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 측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능력을 소비자와 기업 시장에 동시에 배분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급난,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
업계 분석가들은 메모리 공급난이 2027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000660)는 메모리 부족이 2027년 후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삼성 역시 장기 수익성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최소 2년이 소요되며, 제조사들은 AI 수요의 지속성에 불확실성이 있어 과잉 투자에 신중하다.
산업 전체에 미치는 파장
메모리 공급난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IT 비용 부담 증가, 디지털 격차 심화, 반도체 제조업체의 전략적 선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크론의 소비자 시장 철수는 PC 및 소형기업의 메모리 수급에 비상등을 켰으며, 삼성·SK하이닉스도 소비자보다 기업·AI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