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지난 2023년 한 해동안 지하철에서 가장 많이 접수된 유실물은 지갑이 3만5197건(23.9%)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한 유실물이 14만6944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다. 즉 하루 평균 402건의 분실사고가 일어났다.
2위는 휴대전화(15.2%), 3위는 의류(14.9%), 4위는 가방(13.9%) 순이었다.
2010년대 유실물보관센터가 가장 많이 보관한 물건은 단연 휴대폰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선 이어폰이 유실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무선 이어폰으로 가득 찬 보관 장소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 올해 2분기 공매 대기 중인 유실물 5500점 중 4000점(약 73%)이 무선 이어폰이었다.
지난해 접수된 유실물 중 8만8047건(60%)은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하지만 3만7920건(25.8%)은 경찰에 이관됐고 나머지 2만977건(14.2%)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보관 중이다. 유실물은 주로 출퇴근 시간대 열차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하철에서 분실된 현금의 액수도 상당하다. 2023년에만 총 5억5100만원의 현금이 지하철에서 유실물로 접수됐다. 그 중 주인을 찾은 현금은 4억3480만원(79%)에 불과했다. 1억원 이상의 현금은 결국 주인을 못 찾았다.
각 역에서 유실물이 접수되면 우선 경찰청 유실물 포털 사이트인 ‘로스트112’에 등록하게 된다. 이후 물건 주인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호선별로 운영 중인 유실물센터로 인계된다. 유실물센터에서 일주일간 보관 후에도 본인 인도가 되지 않은 유실물은 경찰서로 이관한다.
특이한 유실물도 접수된다. 강아지, 햄스터 등 반려동물, 바이올린, 자전거, 타이어,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인생네컷’ 사진, 결혼정보업체 가입신청서, 연애편지, 소음측정기 등 각양각색의 유실물이 접수됐다.
유실물을 되찾는 과정에서 황당한 사연도 있었다. 지난 2018년 1월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상품권 2000만원이 유실물로 접수됐다. 알고보니, 주인이 상품권이 든 쇼핑백을 두고 신발 끈을 묶는 사이, 누군가 쇼핑백을 유실물이라고 생각해 '고객안전실'로 가져와 신고한 것. 훔쳐간 줄 알고 화가났던 주인도 웃고 넘겼다고 한다.
유실물보관센터는 서울청 유실물보관센터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7곳이 있다. 1986년 개관한 서울청 유실물보관센터는 지하 1층~지상 2층에 연면적 710㎡(약 215평) 규모다.
6개월 동안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을 경우 소유권은 물건을 주워 신고한 이에게 넘어간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열차 내에 물건을 두고 내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우선 물건을 두고 온 위치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차 시간과 방향, 승하차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직원에게 신고하면 유실물을 신속히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선로에 물건을 떨어뜨린 경우에는 바로 되찾기 어렵다. 안전상 문제로 열차가 다니는 시간동안 선로에 있는 물건을 회수할 수 없다. 이럴때는 승강장 위치를 확인해 고객안전실에 신고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