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전자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맞춤형 AI 칩 제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논의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체결한 165억 달러 규모의 AI6 칩 생산 계약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 행보로, 한국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반등과 글로벌 AI 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계약은 머스크가 지난 7월 발표한 테슬라 AI6 칩 생산을 위한 165억 달러, 2033년까지 장기간 협력 계약과 같은 맥락에서 삼성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진행된다. AI6 칩은 성능은 12%, 전력 효율은 25%, 칩 면적은 8% 개선된 삼성의 2nm SF2 공정으로 생산되며, 테슬라의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대형 AI 연산 인프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165억 달러는 시작일 뿐, 실제 생산 규모와 매출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xAI와의 협상은 맞춤형 AI 칩에 대한 업계 전반의 선호 증가 추세와도 맞물린다. 최근 AI 클라우드, 대규모 모델 연산 등에 특화된 ASIC(주문형 반도체)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오픈AI도 브로드컴과 1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가속기 주문 계약을 맺으며 자체 하드웨어 확보에 나섰다.
삼성은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맞춤형 AI 칩 제조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xAI를 추가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특히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 중인 자체 파운드리 사업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상반기 삼성 파운드리 부문은 5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으며, 업계 선두인 대만 TSMC와 경쟁 구도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xAI가 최근 공개한 맞춤형 실리콘 개발자 채용 공고는 AI 칩과 소프트웨어 컴파일러, 모델을 아우르는 차세대 AI 시스템의 공동 설계를 목표로 하는 등 자체 ASIC 개발 의지를 명확히 나타낸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스타트업이 GPU 의존도를 줄이고, 인공지능 계산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 하드웨어를 확보하려는 전략과도 긴밀히 연관된다.
이번 삼성-테슬라 계약과 잠재적인 삼성-xAI 협력은 글로벌 AI 하드웨어 시장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미국 내 전략적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보한 삼성의 2nm 공정 기술이, AI칩 생산 경쟁에서 중요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