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8월 기준 38%로 떨어지며, 2017년 10월 모델 3 대량 생산 개시 이후 처음으로 40% 이하로 하락했다.
CNBC, Cox Automotive, Cleantechnica, CBT News, Investors.com, Reuters, S&P Global에 따르면, 한때 80%를 넘던 점유율이 반토막 난 것은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신모델 출시와 가격 인센티브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7월에 미국 내 신규 EV 판매량이 전월 대비 24% 급증해 12만8268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9월 말 종료되는 연방 세액 공제(7500달러)와 할인 혜택 영향이 컸다. 테슬라는 매출이 7% 증가한 5만3816대를 판매했으나, 시장 성장률 14% 대비는 둔화됐다.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혼다, 토요타 등이 신모델 출시 및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으로 전기차 판매량을 60%~120%까지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7월에 무료 고속 충전 등 매력적 리스 조건을 무기로 전월 대비 판매량이 450% 이상 증가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은 저가 전기차 신모델 개발 지연과 기존 모델의 ‘고착화’ 현상에 기인한다. 경영진은 로보택시 및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신차 출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표준 세단 모델 3, SUV 모델 Y는 경쟁사 대비 신모델 대응이 미흡하며 마지막 신차인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연속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테슬라 이사회는 최근 일론 머스크에게 향후 10년간 회사 가치가 8.5조 달러에 이를 경우 지급되는 1조 달러 규모의 전례 없는 연봉 패키지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이는 테슬라가 로봇과 AI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EV 시장이 세액 공제 종료 시점까지 판매 호조를 보이겠지만, 이후 하락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 업체들의 재정적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이며, 신차 개발과 경쟁력 강화를 얼마나 신속히 해내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Cox Automotive 산업 인사이트 책임자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리티는 "테슬라는 로봇공학 및 AI 기업으로 포지셔닝 중이나, 신제품 부족은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와 신흥 EV 브랜드의 치열해진 경쟁 구도와 미국 정부 세제 지원 종료 임박이 맞물린 결과로, 업계 전반에 걸친 전략 재편과 신모델 출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