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지난 8월 2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경전철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23)씨 살해 사건이 국내외적으로 정치, 인종, 언론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흑인 남성 디칼로스 브라운(34)이 흉기로 자루츠카 씨를 무차별적으로 찔러 숨지게 한 이 사건은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치안 문제, 인종 간 갈등, 언론 보도 편향성 논란을 촉발했다.
CNN, ABC,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PBS, 미주리대 연구, 미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사건 가해자 브라운은 2011년 이후 최소 14차례 체포되어 무장 강도, 절도, 폭행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약 6년간 복역했으며, 2020년 출소 후에도 자매를 폭행하는 등 정신 질환 및 범죄 전력이 이어졌다. 특히 브라운은 정신 건강 문제로 911에 신고하는 등 심리적 불안정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건을 치안 강화 주장의 근거로 삼으며 갈등이 증폭됐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지역에서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급진 좌파 정책이 범죄자를 풀어줬다’고 비판했고, 교통부 장관도 반복 범죄자를 적절히 처벌하지 못한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샬럿 시장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방책 마련에 고심 중임을 밝혔다.
이 사건은 인종 문제 논쟁까지 불붙였다.
검찰은 범행이 특정 인종 대상이 아닌 무작위 범행으로 규정했으나, 일론 머스크 등 보수 인사들은 주류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와 비교해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머스크는 "뉴욕타임스가 완전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보수 논객도 피해자와 가해자 인종을 바꿔 언론 행태를 질타했다.

한편, 미주리대 범죄학자 리처드 로전펠드는 “대부분 범죄는 같은 인종 집단 내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인종 갈등의 과도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미국 법무부 통계(2017~2021년)에 따르면 백인이 백인을 신고한 사건은 870만건에 달하는 반면, 백인이 흑인을 신고한 사건은 238만건, 흑인이 흑인을 신고한 사건은 188만건, 흑인이 백인을 신고한 사건은 37만건 수준이다.
또한 2023년 맨해튼연구소 보고서는 경찰 대응 과정에서 비무장 흑인 사망자 수가 과대평가되는 반면 백인 피해자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SNS가 드문 충격 사건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인종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신건강 문제 등 근본 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해결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메클렌버그 카운티 검사 스펜서 메리웨더는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 재범 문제를 방치한 사법체계 실패를 보여주며, 사법 절차를 거치기 전 예방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샬럿 경전철 살인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미국 사회의 정치 분열, 인종 갈등, 언론 신뢰 문제를 촉발하며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사건을 둘러싼 감정적 반응과 정치적 이용의 배경에선 통계와 학술적 연구를 통한 객관적 이해와 정신건강·사법체계 개선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