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유럽에서 두 달 연속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및 각국 미디어에 따르면 BYD는 7월 유럽 연합(EU), 영국,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를 모두 합쳐 약 1만3503대의 차량을 등록하며 225%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유럽에서 8837대를 등록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수치다. EU 내만 보면 테슬라 판매는 6600대로, BYD의 절반에 머물렀다.

ACEA, Reuters, CNBC, Investopedia, cnevpost, Electrek의 보도에 따르면, BYD의 약진은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독일 시장에서 BYD는 390% 성장을, 스페인에서는 전년 대비 거의 8배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저가 정책과 다양한 제품군 전략, 그리고 Seal U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현지 맞춤형 출시가 시장 확대에 주효했다. BYD는 2025년 말까지 유럽 12개 국가에 추가 진출을 예고했으며, 헝가리 공장 설립 추진 등 현지 생산 기반 확보로 관세 장벽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2025년 7월까지 EU에서 누적 7민744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5%나 감소했다. 유럽 전체(UK·EFTA 포함) 시장점유율은 0.8%로, 작년 1.4%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독일(-55.1%), 영국(-60%), 프랑스(-27%) 등 주요 시장에서 실적이 급락했고, 재설계된 모델 Y 출시 이후에도 큰 반등이 없었다.

JATO Dynamics의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업데이트된 모델 Y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부진에는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현지 규제 강화, BYD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복합적으로 작용 중이다. 특히 유럽 내 중국 브랜드 전체 점유율은 올 상반기 5.1%로 두 배 이상 뛰었으며, 메르세데스-벤츠(5.2%)를 바짝 뒤쫓고 있다. BYD가 상반기 유럽에서만 7만500대를 판매(311% 성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시장 전반적으로도 유럽 7월 전체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5.9~7.4%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 등록은 39.1% 늘었고, 전체 EU 신차 등록의 15.6%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도 각각 34.7%, 8.6%로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신차 출시로 대응에 나섰으며,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공격적 가격과 상품 폭, 유럽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유럽 시장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V 시장의 지정학적·경제적 변수와 정책, 경쟁 구도가 유럽 자동차 산업 지형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