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본명 스티븐 약슬리 레넌)이 최근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에 따른 법정 재판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법률 비용을 대신 지불하고 있다고 공개 주장했다.
로빈슨은 2024년 7월 영불해저터널 검문소에서 경찰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2025년 10월 13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로이터, BBC, 가디언에 따르면, 로빈슨은 재판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에서 “오늘은 후원금을 구걸할 필요가 없다. 머스크가 불법적 국가 탄압에 대한 법률비용을 대신 납부했다”고 밝히며 머스크의 지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머스크 역시 로빈슨의 극우 집회에 화상으로 등장해 “폭력을 택하든 아니든, 폭력은 당신에게 찾아올 것”이라며 그의 입장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로빈슨은 당시 친구 소유의 은색 벤틀리를 운전해 혼자 채널 터널 검문소에 진입했고, 현금 약 1만3000파운드(약 2500만원)를 소지하고 있었다. 휴대전화에 담긴 정보가 취재한 취약한 소녀들과 관련된 민감한 자료라고 주장하며 비밀번호 제출 요구를 거부해 논란이 됐다. 검찰 측은 이러한 행동이 테러방지법 제7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지만, 변호인은 “로빈슨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로빈슨은 2009년 반이슬람·반이민 극우 단체인 영국수호연맹(EDL)을 공동 창립했으며, 중대 대규모 반이민 집회도 주도하는 등 영국 내 극우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다. 지난해부터 영국 내 법적 문제와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머스크와의 연대는 극우 정치인 및 활동가 지원에서 머스크가 점점 더 적극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법조계에서는 머스크가 로빈슨의 법률 비용을 대납한 것이 확인된 바는 없으나, 복수 언론은 머스크가 이전에도 로빈슨을 비롯한 극우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분석한다. 머스크는 영국 내 기존 정치 체제와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혁명적 정부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놓아왔다.
로빈슨은 이번 혐의와 관련해 최대 3개월 징역 또는 최대 2500파운드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극우 운동과 글로벌 테크기업 경영자의 정치적 결합이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