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구 트위터)에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혐의로 1억2000만 유로(약 2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처분은 2023년 도입된 DSA 시행 이후 첫 사례로, EU 집행위원회는 엑스의 블루 체크(계정 인증 마크)가 신뢰도와 무관하게 유료로 운영되며 이용자를 기만했고, 광고 투명성 및 데이터 접근 권한도 기준에 미달했다고 판단했다.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EU는 해체돼야 하고, 주권은 개별 국가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국민을 더 잘 대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EU를 ‘워크’(woke) 슈타지 정치위원들로 비판했다. 그는 “EU의 워크 슈타지 정치위원들은 ‘스트라이샌드 효과’의 진정한 의미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크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 진보적 가치를 비판할 때 쓰는 용어이며,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검열할수록 오히려 더 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EU의 이번 조치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미국 기업들을 쓸데없는 문제로 공격하지 말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모든 미국 기술 플랫폼과 미국 국민에 대한 외국 정부의 공격”이라며 “온라인에서 미국인을 검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앤드루 퍼즈더 EU 주재 미국대사는 “과징금이 대부분 미국 기업에 부과됐다면, 유럽 경쟁사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시도라면 미국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U 측은 “규제는 주권적 권리”라며,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요비타 넬륩시에네 미국 주재 EU대사는 “EU의 규제는 기업의 국적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U는 이번 처분 외에도 메타·구글·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법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폴란드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머스크를 겨냥해 “화성으로 가라. 거기엔 나치 경례 검열이 없다”고 엑스에 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논란이 된 손동작을 보여 유럽 극우정당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유럽 정가의 반감을 샀다.
미·EU 간 디지털 규제 전쟁은 이번 엑스 과징금을 계기로 한층 격화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플랫폼 시장과 국제 무역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