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가 오는 9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CNBC, 스카이뉴스 등 복수의 해외 매체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방문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CEO, 그리고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등 미 주요 IT‧금융 기업 수장들이 대거 포함됐다. 애플의 팀 쿡 CEO 역시 참석이 예상된다.
젠슨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급속도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엔비디아가 직면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 4월 미국 정부의 중국향 AI 반도체 H20 모델 수출 금지 조치 이후,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다수 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는 중국 매출의 약 15%를 미국 정부에 수수료로 납부하는 조건 하에 수출 재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이 H20 칩이 1분기 기준 약 25억 달러(약 3조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불러왔으며, 45억 달러어치 재고를 평가절하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또 3분기 실적 예상치 450억 달러 중 약 18%인 80억 달러 매출 차질이 발생했다.
황 CEO는 “미국의 수출 제한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막지 못한다”며 “미국이 AI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고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일정한 사업 유지는 국가 안보적으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엔비디아는 최신 AI 반도체 아키텍처인 ‘블랙웰(Blackwell)’ 기반 초고성능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칩은 기존 H20보다 10배 이상의 계산능력을 갖췄으나, 미 당국의 승인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내달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을 제공할 계획이어서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영국 방문 일정에는 찰스 3세 국왕 주최의 국빈 만찬도 포함돼 있어, 미국 IT‧금융계 거물들의 국제외교 무대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미‧영 양국 간 첨단기술 및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와 함께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위한 글로벌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젠슨 황 CEO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랍 국가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꾸준히 쌓아왔다. 이 같은 대통령 인사들과의 교류는 엔비디아가 중국 및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