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첨단 반도체 기업의 AI칩이 중국군 현대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연일 제기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황 CEO는 1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미국 기술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라며 “언제든 공급이 차단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美, AI칩 수출규제 강화…실제 효과는?
미국은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AI칩 등 첨단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2025년 1월 기준, 미국은 24종의 반도체 제조장비와 3종의 소프트웨어, 140개 중국 기업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AI칩 수출 총액은 2024년 기준 575억 달러에 달했으나,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최근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다.
“수출규제, 오히려 중국 기술자립 촉진”
황 CEO는 “미국의 수출규제가 중국의 자체 기술개발을 촉진해, 오히려 AI산업에서 미국과의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화웨이, SMIC, 캠브리콘 등 중국 기업들은 AI칩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5년 중국 내 첨단 AI칩 생산량은 20만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체 슈퍼컴퓨터와 AI 인프라를 구축, 군사용 AI 개발에 미국산 칩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있다는 평가다.
AI가 몰고 올 일자리 충격…“혁신 없으면 실업 대란”
AI의 생산성 혁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황 CEO는 “기업과 사회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계속 내놓는 한 생산성과 고용이 동반 성장할 수 있지만, 혁신이 멈추면 생산성 향상은 곧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Goldman Sachs등 글로벌 컨설팅사와 경제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3억개(전체 일자리의 9.1%)가 AI로 대체될 수 있으며, 선진국 일자리의 60%가 AI로 대체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14%가 직업을 바꿔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미국 내 7만7999건의 테크 일자리가 AI로 인해 사라졌고, 41%의 글로벌 CEO가 향후 5년 내 인력 감축을 예상했다.
특히 앤스로픽(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향후 5년간 신입 사무직의 절반이 사라지고, 실업률이 최대 2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자리 파괴와 창출, 혁신의 속도에 달렸다”
황 CEO는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 향상이 일자리를 위협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며 “지난 300년간 기술혁신과 함께 고용과 생산성이 모두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에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남아 있다면, AI는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미국의 AI칩 수출규제와 중국군 현대화 우려는 첨단기술 패권전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젠슨 황 CEO의 진단처럼, 기술 의존의 위험성과 글로벌 공급망의 현실, 그리고 AI가 몰고 올 일자리 충격은 단순한 국지적 이슈가 아닌 전 세계적 구조변화의 신호탄이다. 혁신이 멈추지 않는 한, AI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