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 산성화가 가속화되면서 상어 이빨의 구조적 손상이 전례 없이 심각해지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교 막시밀리언 바움(Maximilian Baum) 연구팀이 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발표한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양 pH가 현재 8.1에서 2300년까지 7.3까지 떨어질 경우, 상어가 평생 교체하며 사용하는 이빨이 두 배 이상 가속적으로 부식되고 구조적 완전성이 크게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rekAlert, Mongabay, New York Post, IFLScience, Newsweek의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오버하우젠 씨라이프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10마리 검은지느러미 산호상어가 자연 탈락한 약 600여개의 이빨을 수거해, 8주간 산성화된 바닷물(pH 7.3)과 현재 해수 조건(pH 8.1)에서 비교 실험했다.
산성 환경에 노출된 이빨은 균열, 구멍, 뿌리 부식, 표면 거칠기 증가 등 눈에 띄는 손상이 확인됐으며, 이는 절단 기능은 일시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나 전체적인 이빨 강도를 약화시켜 사냥 성공률 저하와 이빨 교체 주기의 과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해양 산성화는 대기 중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으며 진행되는데, 산업혁명 이후 해양의 pH는 이미 약 0.1 감소해 산성도가 약 30% 증가한 상태다. 2025년 6월의 세계 해양 모니터링 연구에 따르면, 해양 산성화는 수심 200m까지 확산되어 극지방과 열대 산호초에서 각각 61%, 43%의 주요 서식지 붕괴와 생물 서식 환경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특히 상어 같은 최상위 포식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검은지느러미 산호상어는 호흡 때문에 입을 계속 벌리고 헤엄치기 때문에 더 큰 이빨 손상 위험에 노출되며, 상어 이빨의 기능 저하는 사냥 성공률과 에너지 균형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생존율과 번식에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진단이다.
연구 감독 교수인 세바스티안 프라우네는 “상어 이빨이 해양 산성화에 취약해지면서 이빨이 쉽게 부러지거나 닳을 수밖에 없으며, 살아있는 상어는 이빨을 빠르게 교체하거나 재광물화할 수 있지만 그 비용 또한 커져 전체 에너지 배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 전반에 영향을 주며, 상어의 사냥 무기마저 약화시키는 점은 생태계 균형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온다.
막시밀리언 바움은 “기후 변화 영향이 해양 먹이사슬과 생태계 전체에 걸쳐 연쇄적으로 확산하는 심각한 경고 신호”라고 강조하며, 현재의 탄소 배출 억제와 해양 보호 조치 강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해양 산성화를 늦추고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과학적 관리가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특히, 산성화에 민감한 해양 생물과 그들이 의존하는 서식지에 대한 보존 전략을 긴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