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상 예보 모델이 전 세계 예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2025년 들어 유럽, 중국, 뉴질랜드 등 주요 기상 기관들이 AI를 전면 도입해, 전통 슈퍼컴퓨터 기반 수치예보(NWP)를 능가하는 정확도와 전례 없는 예측 속도를 실현하고 있다.
Northwestern Polytechnical Univ., Atmospheric and Oceanic Science Letters, The Conversation, WeatherAndClimateExpert.com, Washington Univ., John Bryant, Tech Monitor, Nature, SecurityBrief New Zealand, EarthSciences New Zealand, The New York Times의 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세계 기상 선진국들은 신속성과 효율성, 적용 영역 확장 등을 앞세운 AI 기상모델의 혁신은 다양한 객관적 수치와 함께 글로벌 과학계, 산업계에 강력한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ECMWF ‘'AIFS'’, 예보 패러다임 전환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는 2025년 2월, 인공지능 예보 시스템(AIFS)을 세계 최초로 실운영에 투입했다. AIFS는 기존 물리기반 수치예보와 병행해 중기(1~2주) 예보 생산에 투입되며, 트로피칼 사이클론 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최대 20%의 예보 정확도 향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000배 더 적은 연산 에너지로 동일 지역 예보를 수 초 내 산출, 기존 슈퍼컴퓨터의 최대 단점이던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켰다.
딥마인드 ‘'GenCast'’, 97% 예보 정확도 달성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GenCast는 50개 이상의 앙상블 시나리오를 한 번에 생성하며, Nature 논문에서 97% 이상의 예보 지점에서 ECMWF 전통 앙상블(ENS) 모델을 능가했다고 발표됐다. 36시간 이상 예보의 경우 GenCast는 99.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TPU 칩 한 개로 8분 만에 전 지구 15일 예보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속도 또한 혁신적이다. 기존 수치모델은 슈퍼컴퓨터에서 수 시간 처리해야 하지만, AI 모델은 4만5000배 더 빠르게 결과를 도출한다.
뉴질랜드, ‘Cascade’ AI 슈퍼컴퓨터 도입
2025년 9월, 뉴질랜드 지구과학원(Earth Sciences NZ)은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AI 대응 슈퍼컴퓨터 ‘Cascade’를 공개했다. HPE Cray XD2000 기반 Cascade는 기존 대비 3배 연산 성능(2.4 페타플롭), 19 페타바이트 데이터 저장, 100% 재생에너지 구동, 직접 액체 냉각 도입을 통해 에너지 효율도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기존 20미터 길이 슈퍼컴퓨터를 3미터로 줄이고, 5일 예보 신뢰도를 2일 예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자체 평가도 뒷받침된다.
중국·미국 등 글로벌 AI 기상 경쟁 본격화
중국 Northwestern Polytechnical Univ. 연구진은 의료 영상 기술을 도입한 AI 예측모델로 5일 지역 예보에서 기존 대비 온도 예측 오차 9.3%, 강수 F1 점수 6.8%, 풍속 오차 12.5% 개선을 달성했다. MS, 화웨이(Huawei), 페이스북(Meta),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도 AI 기상모델 도입 경쟁에 돌입하는 등 AI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극한기상·농업 현장 등 사회적 파급
AI 기반 예보모델은 홍수, 폭염, 사이클론 등 예측의 정밀도를 높여 농업, 재난예방, 신재생에너지 등 주요 산업에서 막대한 가치 창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AI가 초기 대기 조건 최적화를 통해 30일까지 예보 가능 시간을 연장, 에러율을 90% 이상 줄였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개발도상국은 물론, 중소 도시와 농어촌까지 AI 기반 맞춤형 예보 활용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앤드루 찰턴-페레즈(레딩대)는 “AI 예보 혁신은 그 속도가 경이적이며, 더 빠르고 저렴한 예보 생산으로 지구촌 기상 예측 민주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AI 기반 모델의 실시간 확장성과 저비용 구조는 기후위기 시대, 각국 정부와 산업현장의 대응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